[줌인 엔터프라이즈] 콘텐츠웨이브, 토종 OTT 새물결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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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다현 기자
입력 2019-10-15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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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텔레콤+지상파 3사 연합 '콘텐츠와 마케팅의 만남' 평가

  • 3000억원 콘텐츠 투자 계획, '녹두전' 호평에 청신호

  • 해외 여행객 서비스 → 교민 → 현지화 등 단계적 글로벌 진출 전략

온라인으로 방송, 영화 등 콘텐츠를 즐기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가 주목 받고 있다. 유료방송 시장이 정체기에 접어든 가운데 OTT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떠오르면서 기존 방송사업자들은 물론 콘텐츠 회사와 IT기업들도 OTT 서비스 대열에 합류했다. 이제 콘텐츠 이용자들은 보고 싶은 드라마를 건별로 결제할 필요 없이 세계 각국의 콘텐츠를 PC나 모바일에서 편안하게 즐길 수 있게 됐다.

그러나 기존 콘텐츠 사업자들은 OTT 시장 성장세를 즐길 수만은 없는 게 현실이다. OTT가 정체된 미디어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글로벌 기업의 공습에 대한 우려가 엇갈린다. 국가별 경계와 제약이 약하다 보니 유튜브, 넷플릭스 같은 글로벌 회사들은 세계 시장을 휩쓸고 있다. 각국 로컬 OTT들은 글로벌 회사의 규모에 압도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국내 미디어업계에서도 글로벌 OTT에 국내 미디어시장 주도권을 모두 내줄 수도 있다는 위기론이 부상하고 있다.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는 상황에서 지상파 3사와 SK텔레콤이 손잡고 OTT 서비스 '웨이브'를 출범시켰다.


 


◆콘텐츠와 마케팅의 만남··· 압도적 국내 1위 자신

지상파 3사의 OTT '푹(POOQ)'과 SK텔레콤의 자회사 SK브로드밴드가 운영하던 '옥수수(oksusu)'는 지난달 18일 '웨이브(wavve)'로 서비스를 새단장했다. 서비스 새단장과 함께 SK텔레콤과의 연대에 따라 웨이브를 운영하는 '콘텐츠웨이브(구 콘텐츠연합플랫폼)'의 지분 구성도 변동됐다. 통합 전에는 지상파 3사가 지분을 보유했으나 웨이브과 함께 SK텔레콤이 30%의 지분을 확보하면서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지상파 3사는 각각 23.3%의 지분을 나눠 가졌다.

웨이브 출범은 지상파 3사와 SK텔레콤의 결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양측 모두 국내에서 유력 OTT를 운영해 왔지만 통합을 통해 국내 OTT 기반을 키우고 글로벌 시장 진출에 합심하기로 뜻을 모은 것이다.

그동안 지상파 방송사와 통신사의 관계는 신뢰와 상생보다는 대결과 분쟁의 역사가 깊었다. 하지만 글로벌 사업자들의 국내 시장 공략이 가속화되는 시점에 미디어 시장 판도를 바꿔가자는 방향성에 대해 합의가 이뤄진 것이다.

이에 지난 1월 SK텔레콤과 지상파 3사의 수장이 만나 통합 OTT 계약 추진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양측의 합의는 방송사의 강력한 콘텐츠 생산능력과 통신사의 마케팅 파워, 투자유치 능력을 결합해 국내 유료OTT 시장을 주도하고, 글로벌시장 진출의 기반도 조성하기 위함이다. 

웨이브는 출범식에서 2023년까지 총 3000억원의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 유료가입자 500만명 확보가 목표임을 밝혔다. 2023년 매출 목표는 5000억원이다. 웨이브를 운영하는 콘텐츠웨이브(구 콘텐츠연합플랫폼)의 매출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4년 308억원을 기록했으며 △2015년 333억원 △2016년 394억원 △2017년 550억원 △2018년 651억원으로 집계됐다.

웨이브 측은 "무료 가입자 또는 저가 기본형 가입자를 제외한 VOD 무제한 상품 가입자를 기준으로 잡고 있어 500만 가입자 목표는 수치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콘텐츠를 즐기기 위해 직접 비용을 지불하는 OTT 이용자 층을 대폭 끌어올리겠다는 의미다.

이태현 웨이브 대표는 "주주사들의 결단과 지원, 공격적인 콘텐츠 투자를 기반으로 국내시장에서 압도적 1위를 달성하고 세계무대로 나가겠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사진=웨이브]


◆"3개면 된다" 요금제 간소화··· 독점 콘텐츠 확보 전력

웨이브가 출범하면서 선보인 서비스는 크게 '상품 간소화', '독점 콘텐츠 투자'로 요약된다.

기존 POOQ은 화질, 동시접속 이용자 수, 제휴 서비스 등 이슈에 따라 50개가 넘는 요금제가 있었다. 웨이브는 이를 3개로 압축했다. 이용자들에게 복잡한 옵션을 제공하기보다는 직관적인 선택지를 주고자 함이다.

요금제는 베이직(월 7900원, HD), 스탠다드(월 1만900원, FHD 동시 2명 이용), 프리미엄(월 1만3900원, 최고화질 동시 4명 이용) 등이다. POOQ에서는 FHD상품을 2명 이상 이용하려면 추가비용을 내야 했지만, 웨이브는 스탠다드·프리미엄 상품에 동시접속 권한을 기본으로 제공한다. 친구나 가족끼리 계정을 공유하는 이용자 입장에서는 가격이 크게 낮아진 셈이다.

웨이브 상품의 매력은 무엇보다 방송사 통합 월정액 서비스에 있다. 옥수수 등 타 OTT의 경우 최신 VOD까지 무제한 이용하려면 KBS 월정액, JTBC 월정액 등 채널별 상품에 별도 가입해야 했다. 지상파·종편 채널별 패키지만 해도 타 플랫폼에서 모두 이용하기 위해 채널당 5000~7000원, 총 4만원가량의 비용이 필요하다. 웨이브는 7900원 월정액 상품에 구작부터 최신 VOD까지 모두 이용할 수 있도록 통합상품으로 제공 중이다.

콘텐츠 확보를 위해 실시간 방송, VOD 무제한 서비스뿐만 아니라 영화와 해외 시리즈도 대폭 추가했다.

웨이브는 월정액 이용자(애칭 웨이비)는 추가비용 없이 1000여편의 영화를 제공받는다. 'wavvie 영화관'에는 '신세계', '더킹', '부산행' 등 국내 인기영화와 '겨울왕국', '어벤져스' 등 해외 메이저 스튜디오의 영화를 볼 수 있다.

박태전 웨이브 콘텐츠사업부장은 "월정액 이용자가 무료로 볼 수 있는 웨이비 영화관에 대한 반응이 좋다"며 "영화팬들이 모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최신영화 구매까지 이어져 영화 매출도 전체적으로 상승 중"이라고 말했다.

해외시리즈 라인업 강화를 위해 디즈니, 워너브러더스 등 메이저 배급사들과 협의해 일부 인기 시리즈를 국내 최초로 공개하고 있다. 로튼 토마토 94% 신선도 등급을 얻으며 호평 받은 '세이렌(Siren)', 미국 OTT 훌루의 오리지널 '더 퍼스트', NBC에서 방영된 '매니페스트' 등이다. 세 작품 추가 공개 후 웨이브 미드 카테고리 전체 시청률은 2배 이상 올랐다.


 

[사진=콘텐츠웨이브]


◆2023년까지 3000억원 규모 오리지널 투자··· 녹두전 흥행에 '청신호'

웨이브 출범은 콘텐츠 투자 구도의 변화를 불러온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 최근 국내 대작 시리즈의 상당부분은 글로벌 OTT 넷플릭스를 통해 이뤄졌다. 여건상 국내 OTT 기업들은 엄두를 내지 못했던 상황에서 웨이브가 나섰다.

그래서 웨이브는 공격적인 오리지널 투자로 새로운 제작 생태계 조성을 주도하겠다고 선언했다. 2000억원 규모의 재무투자(FI) 유치를 기반으로 2023년까지 총 3000억원 규모의 오리지널 투자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OTT 시장에서 가장 많은 액수의 제작투자에 나서는 것이다. 올해 100억원을 투자한 KBS2 드라마 '조선로코-녹두전'은 시청자들 사이에서 호평을 받으며 웨이브의 국내 드라마 총 시청시간의 8.8%를 점유했다. 최신 드라마로 한정할 경우 시청점유율은 16%에 달했다.

이 같은 독점 콘텐츠 확보 효과로 유료 가입자 수 증가도 순항하고 있다. 웨이브 출범 후 일일 유료가입자 순증 수치는 평소 대비 최대 4.5배, 피크타임 트래픽도 최대 30% 이상 증가했다.

웨이브는 공격적인 투자와 마케팅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이태현 대표는 "해외 여행객, 교민 대상으로 글로벌 사업을 시작하고 단계적으로 국가별 직접 진출 방안을 모색하겠다"며 "웨이브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국내 콘텐츠의 글로벌 유통을 돕고, 그 수익을 기반으로 콘텐츠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생태계를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래픽=아주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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