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인수전 후보별 미래 ①] 미래에셋-현대산업개발 과감한 투자...승자의 저주 우려도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김해원 기자
입력 2019-10-01 14:07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박현주·정몽규 회장 의기투합…승부사적 기질ㆍ과감한 투자 스타일 공통점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이 치열하게 진행되면서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과 정몽규 HDC그룹 회장의 투자 스타일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이들은 업종을 가리지 않고 과감한 결단력과 승부사적 기질을 발휘한 전력이 있어, 이번 인수전에 어떻게 작용할지 업계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예비입찰에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이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이번 인수전 참여는 박 회장과 정 회장의 의기투합 결과물이다. 이들은 대학(고려대) 선후배 관계로 앞서 '부동산 114' 인수 과정에서도 사업 시너지를 확인한 바 있다.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미래에셋대우는 재무적투자자로(FI), 현대산업개발은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한다. 

업계는 무엇보다 박 회장의 승부사적 투자 이력에 주목하고 있다. 박 회장은 지난 2015년 KDB대우증권 인수 과정에서도 과감한 베팅으로 후보군들을 약 2000억 원 차이로 앞서갔다. 최근에도 중국 안방보험으로부터 미국 호텔 15곳을 인수하는 거래에 직접 나서기도 했다. 

해외투자도 날개를 달았다. 실제 지난해 미래에셋그룹 해외법인은 세전 이익 1500억원을 기록했다. 상반기에도 1300억원 가량의 실적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은 2006년에는 중국 상하이 '푸둥 대형빌딩', 2011년에는 세계 1위 골프용품 브랜드 '타이틀리스트', 지난해에는 세계 최대 드론기업 중국 'DJI'에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업종을 가리지 않는 투자 감각을 지녔다는 평가다. 

정 회장의 신사업 확장 의지도 주목받고 있다. 정 회장의 타 업종에 대한 다양한 투자 경험이 자양분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그는 현대산업개발을 주택·건축·토목 사업을 넘어 호텔·면세점·유통 등으로 확장해 투자 감각을 인정받았다.

이번 인수전에서 가장 장점으로 꼽히는 '자금력'도 정 회장의 과감한 사업 다각화 노력이 통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는 HDC현대산업개발을 주축으로 유화사업부로 출발했던 석유화학 부문을 HDC현대EP로 키워냈다. 이어 HDC아이콘트롤스, 신라호텔과의 면세점 사업, 블록체인 등으로의 영역도 확장했다.

특히 정 회장의 과감한 투자가 가장 유효했던 부문은 2015년 호텔신라와 합작법인으로 설립한 ‘HDC신라면세점’이다. 당시 면세점 위기론이 커진 상황이었지만 정 회장은 오히려 면세점 사업에 뛰어들었다.

외연을 넓힌 정 회장은 HDC신라면세점을 빠르게 성장시키며 2017년 1분기에 흑자를 기록했다. 또 지난해 2월에는 미래에셋대우에서 부동산114를 인수해 온·오프라인 비즈니스 플랫폼을 확보했다. 

다양한 사업을 발판으로 현대사업개발은 건축은 물론 호텔·면세점·유통 등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여기에 항공업까지 더해질 경우 해외 관광객 유치에 날개를 달 것으로 보인다.  

다만 '승자의 저주' 우려도 크다. 지난 6월 말 기준 HDC현대산업개발 현금과 현금성 자산은 1조1772억원 수준, 단기금융상품 4542억원을 더하면 1조6000억원가량 현금 동원이 가능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의 높은 부채비율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향후 아시아나항공의 정상화 방안에서 HDC의 자금력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항공업 위기론도 커진 상황이어서 장기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두 회장의 투자 스타일을 보면 인수전 막판까지 뒷심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며 "HDC그룹의 사업 성격을 보면 시너지도 기대되지만 아시아나항공의 높은 부채와 불안정한 자금 흐름 등을 당장 만회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 아시아나항공 ]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