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강남 로또아파트 '래미안 라클래시' "신용대출에 전세금까지 영끌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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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 기자
입력 2019-09-22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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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방문한 '래미안 라클래시' 모델하우스는 방문객들로 북적였다. 30대 젊은 부부부터 중장년 부부까지 방문객들의 연령대는 다양했다. [사진=윤주혜 기자]



"분양가가 15억원을 넘지만 비싸다는 생각은 안 들어요. 주변 시세 대비 수억원 저렴하니 싸다고 말하는 게 맞죠. 현금 마련이 고민이지만 당첨되면 신용대출·전세금 등 있는 돈, 없는 돈 다 끌어야 하지 않겠어요. 앉아서 5억 넘게 벌 기회를 놓칠 수는 없잖아요."

강남 로또아파트 등장에 서울 청약시장에 불이 붙었다. ‘래미안 라클래시’는 전통 부촌이자 강남 중심부인 삼성동에서 공급하는 새 아파트다.

시세차익만 최소 5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 아파트 등장에 청약 수요자들의 셈법은 복잡해졌다. 무조건 청약을 넣는 것이 맞으나, 중도금 대출이 불가해 최소한 분양가의 80%는 현금으로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모델하우스 방문객 다수가 "신용대출, 주식담보대출 등 영혼까지 끌어모아(영끌) 투자하겠다"고 입을 모으는 이유다. 

지난 20일 방문한 래미안 라클래시 모델하우스에는 평일임에도 30대 젊은 부부부터 중장년층 부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방문객들로 북적거렸다.

별도로 마련된 대기 홀에는 수십명의 방문객들이 본인들의 입장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날 연차를 내고 아내와 함께 모델하우스를 방문한 박모씨(50대)는 “삼성동은 살기도 좋고 또 로또아파트여서 나중에 큰 시세차익도 기대할 수 있으니 이야말로 일석이조”라며 “추석 때 친지들은 물론이고 직장 동료 등 주변 사람들이 워낙 말들을 많이 하기에 나왔다”고 말했다.

◆전용 84㎡ 16억 넘지만 시세 대비 6억 싸
서울 강남구 삼성동 19-1 4번지 일원에 위치한 상아아파트 2차를 재건축한 래미안 라클래시는 지하 3층~지상 최고 35층, 7개동 총 679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이 중 112가구가 일반에 나온다. 전용면적 71㎡(43가구), 84㎡(69가구) 등 일반분양분 전체가 중소형으로 구성된다.

평균분양가는 3.3㎡당 4750만원대이고, 계약금은(20%) 2회 분납제가 제공된다. 전용 71㎡ 분양가는 13억~14억5500만원, 전용 84㎡는 15억4500만~16억6400만원에 이른다.

방문객들은 분양가가 비싸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애초 래미안 라클래시는 정부의 분양가 통제를 피하기 위해 후분양을 검토했었다. 그러나 정부의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발표되자 선분양으로 선회하고 분양을 앞당겼다.

분양가는 주변 단지와 비교할 때 수억원 싸다. 래미안 라클래시 전용 84㎡의 평균 분양가는 16억6000만원 선이다. 해당 단지의 옆에 있는 센트럴 아이파크의 같은 규모가 지난 7월 22억7000만원에 거래된 점을 감안하면 6억원가량의 시세차익을 보는 셈이다.

더구나 개발호재가 예고돼 있다. 7호선 청담역이 가까운 역세권 아파트인 데다 경기고 등 강남 명문학군, 현대백화점 압구정점 등 쇼핑 시설도 가깝다. 또 ‘영동대로 광역복합환승센터’ 개발계획도 주목해야 한다. 이 프로젝트는 2호선 삼성역(삼성역 사거리)과 9호선 봉은사역(코엑스 사거리)의 지하공간을 철도통합역사, 버스환승정류장, 주차장 등 복합환승시설과 상업·문화 기능을 담당하는 광역 복합환승센터로 조성하고 지상은 대형 녹지광장으로 개발하는 것이다.
 

래미안 라클래시 모델하우스 모습. 해당 아파트는 분양가가 9억원을 초과해 중도금 집단대출이 불가하다. [사진=윤주혜 기자]


◆분양가 80%는 내 돈으로 “신용대출, 주식담보대출 등 고려”
문제는 분양가가 9억원이 넘기 때문에 중도금 대출이 원천 차단된다는 점이다. 분양 관계자는 “최소한 분양가의 80%는 납부할 수 있어야 한다. 최소한의 금액을 마련하지 않고 일단 청약 문을 두드렸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모델하우스를 방문한 김모씨(40대)는 “신용대출은 물론이고 주식 담보대출을 받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입주할 때 세입자를 구해서 잔금을 치르든가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 분양아파트가 아니면 강남은 문턱조차 밟을 수 없다. 이번에 당첨이 안 되더라도 강남권에서 분양하는 아파트는 계속 문을 두드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실제 청약가점을 우려하는 이들이 상당했다. 이달 서울 송파구에서 분양한 '송파시그니처캐슬'의 평균 당첨 가점은 61.5점을 기록하는 등 청약 당첨 커트라인은 높아지는 추세다. 가점 61점을 받으려면 아이가 둘인 부부가 14년간 무주택자이면서, 청약통장 가입 기간도 10년이 돼야 한다.

24일 1순위 해당지역 청약 접수를 받으며, 당첨자 발표는 10월 2일이다. 이후 15일부터 17일까지 3일간 정당계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입주는 2021년 9월 예정이며, 모델하우스는 서울 송파구 충민로 17, 문정동 래미안 갤러리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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