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의 트럼프' 궈타이밍, 총통선거 출마 포기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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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19-09-17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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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궈타이밍, 국민당 탈당 선언 후 무소속 출마 가능성↑

  • 2020년 대만 총통선거, 차이잉원 VS 한궈위 '2파전'

2020년 대만 총통선거의 유력한 대선 후보로 거론됐던 궈타이밍(郭台銘) 전 훙하이정밀공업 회장이 총통 선거 출마를 공식 포기한다고 밝혔다. 

16일 대만 중앙통신, 대만ET투데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궈 전 회장은 이날 밤 공식 성명을 통해 "그간 몇 달간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라면서 "이번 총통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2일 궈 전 회장은 측근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대만 제1야당인 중국국민당(국민당)을 탈당한 사실을 밝혔다. 이에 국민당 경선 패배 이후 궈 전 회장이 국민당을 탈당하고서 무소속으로라도 대선에 나설 것이라면서 17일 후보 등록 기간 전 출마를 선언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대만 중앙선거위원회에 따르면 차기 대선에 무소속 독자 출마하는 경우 9월 17일이 마지막 등록일이고, 정당 추천후보의 경우 오는 11월 22일까지 등록해야 한다. 

궈 전 회장은 "대만의 경제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마음은 여전하지만, 지금 시점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것이 혼란과 대립만 가중시킬 뿐, 최선의 방법이 아니라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는 정치엔 계속 참여할 것이라는 의사를 내비쳤다. 궈 전 회장은 "오는 2020년 대만 총통 선거 출마를 포기한 것이지, 정치 참여를 포기한다는 것은 아니다"고 전했다. 

궈 전 회장이 출마 포기를 선언함에 따라 내년 1월 11일 치러질 총통선거는 반중성향인 차이 총통과 친중 성향의 한궈위 가오슝 시장 간 2파전으로 굳어질 예정이다. 
 

궈타이밍(郭台銘) 전 훙하이정밀공업 회장. [사진=웨이보 캡처]

궈 전 회장의 대선 출마 포기로 대만 민진당이 반색할 것으로 보인다.

궈 전 회장은 국민당 후보 한궈위(韓國瑜) 가오슝 시장보다는 독립 성향을 띄고 있고 민진당 후보 차이잉원(蔡英文) 총통보다는 중국과 가까운 사이를 유지하고 있다. 게다가 세계 최대 전자부품업체인 '훙하이'를 키워낸 경제적 성과를 바탕으로 당내 기반을 다져왔다. 만약 그가 무소속으로 출마하면 대만의 유권자 40%에 달하는 중도층의 지지에 힘입어 차이 총통보다 압도적인 표수를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민진당 내에서 오래전부터 제기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 여론조사기관 뎬퉁(典通)에 의뢰해 실시한 가상 여론조사에선 궈 전 회장이 대만 민중당의 커원저 타이베이 시장과 총통·부총통 후보로 짝을 이뤄 출마할 경우 44.5%의 지지율로 1위를 차지했다. 뎬퉁은 궈 전 회장과 커 시장의 조합이 성사되면 차이잉원 총통과 한 시장 지지자들의 상당수가 궈 전 회장 지지로 선회할 것으로 진단했다. 궈타이밍-커원저가 '대선 콤비'가 되면 국민당과 민진당에 미치는 파장이 클 것이란 전망이 쏟아진 바 있다.

한편, '대만의 트럼프'라고 불릴 정도로 저돌적이고 막말도 서슴지 않는 궈 회장은 대만에서 자수성가한 기업인으로 유명하다. 1950년 대만에서 태어난 궈 회장은 대표적인 대만 내 친중 기업가다. 중국 대륙 출신인 그의 부모님은 국공내전 당시 대만으로 건너왔다.

궈 회장은 24세 혈기왕성한 젊은 나이에 직원 10명을 데리고 창업해 훙하이 그룹을 세웠다. 훙하이 그룹 자회사 폭스콘은 애플의 주요 제품을 조립·생산하는 최대 협력사이자 세계 최대 하청업체로 성장했다. 기업 규모가 커지면서 궈 회장은 대만 최고 갑부로 자리매김했다. 그의 자산 가치는 올 4월 기준 78억 달러(약 9조2859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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