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 日서 증권 사업 박차... 카카오는 韓서 발목,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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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섭 기자
입력 2019-09-10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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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인-노무라증권 합작 '라인증권', 지난달부터 일본서 투자 서비스 개시

  • 일본 유명 기업 100개사, ETF 투자 상품 제공... 누구나 상품 투자 가능토록 절차 간소화

  • 카카오페이, 바로투자증권 인수 위한 대주주 적격성 심사 진행 중

  • 금융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 김범수 의장 2심 결과 이후 심사 진행... 카카오식 증권 서비스 출시 차질

라인이 일본에서 본격적인 증권·투자 서비스에 나섰다.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투자할 수 있도록 투자 절차를 간소화한 것이 특징이다. 카카오는 자회사 카카오페이를 통해 투자 서비스를 출시했으나, 금융당국이 카카오페이의 바로투자증권 인수건 심사가 길어지면서 ‘카카오식 증권 서비스’는 당분간 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10일 국내외 IT업계에 따르면 라인은 지난달 말부터 ‘라인증권’ 서비스를 시작했다. 라인증권은 스마트폰의 ‘라인’ 앱으로 금융상품에 투자할 수 있는 서비스다.

야후재팬과 미즈호, 도요타, 오릭스, 소프트뱅크 등 일본 주요 100개 기업 종목에 투자할 수 있고, 일본의 도쿄 증권거래소의 주가 지수인 토픽스(TOPIX)와 뉴욕 다우존스, 나스닥(NASDAQ), 금, 원유 지수와 연동하는 9종의 ETF(상장지수펀드)에도 투자할 수 있다.

각 종목은 3000엔(약 3만3500원) 이하의 소액 투자가 가능하고, 직장인의 일과를 고려해 퇴근시간 이후인 오후 9시까지 거래할 수 있도록 했다.

누구나 쉽게 투자할 수 있도록 절차도 간소화했다. 별도 앱을 다운받을 필요 없이 라인 앱에서 계좌를 개설할 수 있고, ‘월렛(지갑)’ 탭에서 6가지 단계만 거치면 바로 거래를 시작할 수 있다.

월렛 탭에선 ‘3000엔 이하로 살 수 있는’, ‘즐겨찾기 수가 많은’, ‘전일 대비 상승률이 높은 ’, ‘업종별’ 등 다양한 카테고리와 랭킹이 제공된다. 투자 미경험자, 초보자라도 종목을 쉽게 종목을 고를 수 있도록 서비스를 설계했다고 라인은 설명했다. 라인의 간편결제·송금 서비스 ‘라인페이’를 통해서도 입·출금이 가능하다.
 

라인증권 투자 서비스 절차[사진=라인]


라인 측은 “100세 시대를 맞아 현재 ‘일하는 세대’는 종신 고용과 연금제도의 지속가능성에 불안을 느끼고 있어 자산 형성과 투자에 관심을 갖고 있다”며 “그러나 막상 투자를 시작하려고 해도 ‘어떤 상품을 선택하면 좋을지 모르겠다’, ‘지식이 없어서 투자하기 어렵다’, ‘투자하기 무섭다’ 등과 같은 이유로 첫걸음을 내디딜 수 없는 사용자가 많아 초보자도 쉽고 편리하게 투자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도 여러 포트폴리오를 보완하고 사용자의 생활에 녹아들 수 있는 새로운 종합 증권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강조했다.

라인은 이번 사업을 위해 지난해 1월 일본에서 ‘라인파이낸셜’을 설립했다. 라인파이낸셜은 그해 6월 일본 최대 증권사 노무라증권과 자본금 100억엔(약 1000억원)을 투입해 ‘라인증권 설립 준비회사’를 설립했다. 라인파이낸셜과 노무라증권의 지분 비율은 51대 49다. 준비회사는 올해 1월 100억엔을 추가로 유상증자해 자본금을 200억엔으로 늘렸고, 지난 6월 준비회사 명칭을 ‘라인증권’으로 바꿔 본격적인 사업 준비를 마쳤다.

향후 투자신탁, 자산운용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해 라인 메신저 내에서 이용자의 질문에 답변하는 챗봇과 콜센터도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국내 대표 메신저 플랫폼 카카오는 이미 지난해 11월부터 투자 서비스를 시작했다. 가입부터 계좌 개설, 예치금 준비 등의 과정을 간소화했고, 최소 1만원만으로도 투자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카카오페이는 투자상품 제공사에서 선별한 중위험·중수익의 금융 상품을 내부에서 재차 검토해 △개인신용 분산투자 △온라인몰 선정산 △아파트 담보 △부동산 PF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투자기간은 3~12개월로 다양하고, 수익률은 연 6~12% 수준이다.

카카오페이 투자는 서비스 출시 4개월 만에 투자금 400억원을 모았다. 자금 여력이 부족한 25~34세 사회초년생이 전체 투자자의 절반가량(47%)을 차지했다고 카카오페이는 설명했다. 향후 다른 투자상품 제공사와의 제휴를 통해 투자상품 수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카카오의 본격적인 증권업 진출을 위한 기업 인수 건은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10월 중소 증권사 ‘바로투자증권’의 지분 60%(약 400억원 규모)를 인수하는 계약을 맺고, 올해 4월 바로투자증권의 최대주주가 되겠다는 내용의 ‘한도초과보유 승인 심사’ 신청서를 금융위원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카카오가 2016년 자산 5조원 이상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는 과정에서 5개 계열사 신고가 누락된 사실이 밝혀졌고, 검찰은 김범수 카카오 의장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약식기소했다.

현행 자본시장법은 금융사의 대주주가 최근 5년간 금융 관련법이나 공정거래법 등을 위반해 벌금형 이상의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김 의장은 지난 5월 1심 판결에서 무죄가 나왔고, 2심이 진행 중이다.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담당하는 금융위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2심 결과까지 지켜보고 심사를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카카오페이의 바로투자증권 인수 건은 내년에야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카카오식 증권 서비스’ 출시도 한동안 스톱이다. 카카오페이는 바로투자증권 인수가 완료되면 기존 증권업계의 틀을 깨겠다고 선언해왔다.

카카오 관계자는 “금융위가 2심까지 본 다음에 심사하겠다고 해 올해 안에 대주주 적격성 심사 결과가 나오긴 어려울 것으로 본다”며 “계열사 신고 누락은 카카오가 처음 대기업집단에 갑자기 들어가게 돼 이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나온 단순 실수”라고 설명했다.
 

[그래픽=임이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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