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200원 진입, 1997·2008년 같은 유동성 위기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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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선영 기자
입력 2019-08-22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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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1200원선을 웃돌고 있지만 과거와 같이 외화 유동성 위기로 전이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우리금융경영연구소가 발표한 '원·달러 환율 1200원대 진입의 평가와 향후 전망'에 따르면 최근 원·달러 환율이 1200원을 넘어섰지만 외화건전성이 상대적으로 양호하고 기관투자자들의 환위험비헤지 정책으로 외화자금시장의 수급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6일 달러당 1211원을 기록, 종가기준으로는 2016년 3월 이후 3년5개월 만에 1200원대에 진입했다. 연초 이후로는 8.7%, 6월말 이후에만 4.6% 올랐다.

22일에도 전일보다 1.0원 오른 1203.5원에 개장하는 등 2주 이상 1200원대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200원선을 추세적으로 넘어선 사례는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밖에 없었다. 2001~2003년, 2010년, 2016년 중에도 1200원선을 넘은 적이 있지만, 이는 일시적 요인에 의한 것이었다.

과거 원·달러 환율이 1200원선을 넘어섰던 두 번의 경우와 현재의 외환시장 여건을 비교해 보면 외환건전성, 시장참여자들의 환위험관리행태, 원화의 고평가 수준 측면에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율의 변동성 면에서 외환건전성을 살펴보면 최근 원·달러 환율의 빠른 상승에도 불구하고 환율 변동성은 6.0%(60일 동안의 일간 변화율을 연율화 한 수치) 수준으로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 1997년 12월의 환율변동성은 28.2%, 2008년 10월에는 17.5%였다.

또한, 2019년 2분기 현재 대외순자산이 4623억 달러에 달하고 대외자산이 대외부채를 대규모로 초과하고 있어 환율이 상승할 경우 대외순자산의 원화환산가치가 커지는 효과가 발생한다.

1997년, 2008년에는 대외순자산이 마이너스 상태라 환율 상승시대외순부채 상환부담이 증가했던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대외순자산에서 지분·주식 등을 제외한 순대외채권 규모도 2019년 2분기 현재 4711억 달러로 2008년 3분기(295억 달러)에 비해 약 16배 증가했다.

단기외채비율은 과거에 비해 크게 낮아진 상태다. 외환보유고 대비 단기외채비율이 2019년 2분기 34.7%를 나타내 1997년 244.5%, 2008년 79.3%에 비해 크게 하락했다.

원화의 고평가 정도 역시 과거에 비해 크지 않아 향후 원화의 약세 압력도 상대적으로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

천대중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원·달러 환율이 1200대의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지만, 과거 사례와 달리 환율이 급등하거나 외화 유동성 위기로 전이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며 "일본 수출 규제로 주요 산업의 생산차질이 심화되지 않을 경우, 완만한 환율 상승은 국내 기업의 수출 경쟁력 제고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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