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비껴간 강남..반포 고가 아파트 3.3㎡당 1억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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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 최지현 기자
입력 2019-08-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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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주택자 겨냥한 잇단 대책에도 반포 아성 못 부숴

  • "이제 시작…원베일리·반포주공1단지 준공시 질주 가속도"

  • 전세 안고 현금 10억으로 투자 문의 빗발…"비싸다지만 지금이 제일 싸"

 

[사진촬영=최지현 기자 ]


서울 반포동 일반 아파트의 실거래 가격이 전용면적 기준 3.3㎡당 1억원 시대의 문에 닿았다. 반포 대장주 아크로리버파크(이하 아리팍)만의 얘기가 아니다. 반포 래미안퍼스티지(이하 반래퍼), 반포자이(이하 반자) 등 반포동 3대 고가 아파트 모두 3.3㎡당 1억원을 향해 내달리고 있다. 지난해 9·13 대책 후 잠시 잠잠했던 시기는 막을 내리고 10개월 만에 상승 질주가 재개됐다.   

세금과 대출규제 등 다주택자를 겨냥한 정부의 잇단 규제에도 우리나라 최고 아파트 부촌 반포의 아성을 깨부수지 못한 것이다. 이렇듯 강남불패 신화를 다시 한 번 확인하며 '서울 집'은 제1의 투자대상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제 시작"이라고 말한다. 경남아파트와 신반포 3차를 재건축하는 래미안 원베일리와 반포주공 1단지(1·2·4 주구)가 향후 새로운 모습을 드러내면 질주에 더욱 가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다.

31일 서울 서초구 반포 일대의 주요 아파트들은 최근 2~3개월간 무서운 속도로 매매가가 올랐다.

현지 중개업소 대표들은 “7월 한 달간 아리팍, 반자 등 반포 일대 아파트의 매매가가 1억원가량 올랐다. 호가는 2억~3억원 뛰었다”고 상황을 전했다.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워낙 커 대기수요가 여전하다는 설명이다.

◆정부 타깃 ‘강남’? 반포는 평당 1억 질주
최근 수요가 몰리는 아파트는 반래퍼다. 분양가 상한제가 예고된 뒤 재건축 문의는 뚝 끊긴 반면, 기존 아파트로 수요가 빠르게 옮겨갔다. 재건축에 대한 정부의 융단폭격 규제에 현금부자가 아닌 이상 재건축 매물은 접근조차 어려워, 그나마 전세를 끼고 살 수 있는 기존 아파트로 매수자들이 시선을 돌렸다는 설명이다. 현장에서는 전세를 안고 현금 10억원을 들여 갭투자를 하려는 문의가 빗발치고 있었다.

현지 중개업소 대표는 “원베일리 등 재건축 단지는 초기자금 마련에 대한 부담이 커 현금부자들만 눈독을 들일 수 있다. 반면 반래퍼는 전세를 안고 매수하면 현금이 매매가만큼 필요치 않다. 문의가 뚝 끊긴 원베일리에 비해 반래퍼는 성수기”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10억원만 갖고 전용 84㎡ 투자하고 싶다는 문의가 쏟아지나, 10억원으로는 턱도 없다. 반래퍼는 전세를 안더라도 14억원은 있어야 매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집값 잡기 대책은 풍선효과 등 예기치 않은 부작용을 낳으며 규제가 규제를 부르고 있다. 대책이 나오면 집값이 반짝 하락했다가 다시 무서운 속도로 치고 올라오니, 매수자들은 대책 발표를 기다렸다가 급매를 거둬들이겠다는 셈법이다.

더구나 다주택자를 겨냥한 대출규제와 종부세 강화 등 촘촘한 규제망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법인대출, 증여 등 갖은 새로운 방식으로 정부의 레이더망을 비켜가고 있다. 공급대책도 시원찮다. 서울 집값을 잡겠다면서 인천 계양, 고양 창릉 등을 3기 신도시로 지정해 엉뚱한 2기 신도시가 물량 폭탄을 맞았다. 서울 집값은 더욱 견고해지고, 타지역에서는 입성조차 하기 어려운 견고한 요새가 됐다.

반포동 중개업소 대표는 “4월 화폐개혁, 금리인하 소문이 돌면서 가격 상승세가 시작됐다. 이른바 강남 사모님들과 지방 큰손들이 집을 사들이기 위해 바쁘게 움직였다”고 말했다.

◆아리팍이든 반래퍼든 "지금이 제일 싸"
반포는 서초의 ‘본류’로 통한다. 반포부터 시작된 강남개발은 서초구 전역으로 확산됐다. 특히 서초구의 한강변인 반포는 지난 수년간 재건축이 가장 활발하게 진행되며 한강변 재건축 단지들이 강남을 상징하는 고가 아파트로 자리매김했다.

3대 대장주인 아크로리버파크는 2016년, 래미안퍼스티지는 2009년, 반포자이는 2008년 입주했다. 현장에서는 “지난 3~4년간 12억원 오른 곳은 반포뿐이다. 월급 열심히 모으느니 하루 빨리 매수에 나서는 게 이익"이라고 입을 모은다. 아리팍 전용 84㎡가 30억원에 팔린 것을 두고도 “한강변 매물 중에는 30억원이 그나마 제일 쌌다”는 말이다. 

반래퍼와 반자도 3.3㎡ 1억원이 코앞이다. 반래퍼 전용 84㎡는 작년 최고가 27억원을 넘어 올해 28억5000만원에 팔렸다. 호가는 31억원까지 올랐다. 아리팍 거주자가 배정되는 반포초등학교가 내년부터 신입생을 안 받으면서 실거주자 수요가 반래퍼로 옮겨 가격 상승에 부채질을 했다. 반포자이도 7월 초 84㎡ 최상급 동인 108동이 25억원에 거래됐다. 호가는 26억원까지 올랐다.

현지 중개업소 대표는 "원베일리와 반포주공1단지가 공사를 마무리하면 다시 한 번 가격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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