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23년만에 대만 남북부 해역서 동시다발 군사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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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 기자
입력 2019-07-30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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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장,광둥해사국 대규모 군사훈련 실시 발표

  • 中 첫 항모인 랴오닝함 훈련 참가…대만해협 '중간선' 넘을 가능성도

  • 美, 대만에 대규모 무기 판매 결정에 대한 '반박' 차원

대만을 둘러싸고 미·중간 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중국군이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군사 훈련에 돌입하며 대만 해협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는 1995~1996년 대만해협 위기 이후 처음이라며 최근 미·중 무역전쟁 격화 속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무시하고 대만에 20억 달러어치 무기를 판매하기로 한 데 대한 반발 차원에서 이뤄지는 대규모 군사훈련이라고 30일 보도했다.

중국 저장성 해사국은 지난 28일 홈페이지를 통해 이날 오후 6시부터 8월 1일 오후 6시까지 닷새에 걸쳐 상하이 남쪽 바다의 4개 좌표를 제시, 이곳서 군사훈련이 실시될 것이라며 주변 해역에서 선박 운항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대만 연합보는 훈련이 실시되는 곳은 저장성 저우산(舟山)군도 동쪽 48해리(약 88.8㎞)로,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 최북단과의 거리는 14해리에 이르는 거리라고 보도했다.

이어 29일 광둥성 해사국도 마찬가지로 이날 아침 6시부터 8월 2일 저녁 6시까지 푸젠성 남부 둥산다오(東山島) 인근 바다 5개 좌표를 제시, 이곳서 군사훈련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둥산다오는 대만 진먼(金門)섬에서 55㎞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홍콩 명보는 이번 군사훈련이 실시되는 범위가 사실상 중국과 대만의 ‘해상 군사분계선’에 해당되는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어서는 해역도 포함할 것으로 봤다. 

저장·광둥성 해사국 모두 이번 군사훈련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나 목적 등은 밝히지 않았다. 다만 앞서 중국 국방부는 지난 14일 공식 사이트를 통해 "중국 인민해방군이 금명간 동남 연해 해역과 공중에서 군사훈련을 실시한다"면서 "이번 군사훈련은 올해 전군 연례 계획에 따른 정기훈련"이라고 밝혔다.  당시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육·해·공, 로켓부대, 전략지원부대 등 중국인민해방군의 5대 군종(軍種)이 모두 참여하는 대규모 훈련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일부 군사 전문가는 중국 첫 항공모함인 랴오닝함이 이번 군사훈련에 참가할 가능성도 시사했다. 

중국 첫 항공모함인 랴오닝함. [사진=로이터연합뉴스]


특히 중국 인민해방군이 동·남중국해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한 것은 과거 1995~1996년 대만해협 군사위기가 고조된 이후 23년 만의 처음이다. 당시 중국군은 리덩후이 전 대만 총통의 미국 방문과 대만 최초 직선제 총통 선거에 반발해 대규모 실사격 훈련을 벌이며 무력시위를 벌였다. 

전문가들은 이번 중국군의 대규모 군사훈련이 미·중 대립 격화 속 미국이 최근 대만에 20억 달러어치 무기를 판매한 데 반발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쑹중핑 홍콩 군사평론가는 SCMP를 통해 "최근 대만 문제에 대한 외부(미국)의 간섭이 심해진 가운데 하늘과 바다를 효과적으로 통제하는 훈련을 실시함으로써 중국이 대만과의 통일을 이루겠다는 결의를 갖고 있다는 경고 메시지를 외부에 날리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번 훈련에 대해 대만 국방부는 즉각 반발했다. 국방부는 29일 성명에서 "중국이 군사력을 과시하며 무력으로 대만을 위협해 지역안보와 안정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며 "대만군은 대만해협 주변 해역과 영공의 동태를 수시로 파악해 즉각 대응함으로써 국가 안정과 지역 안정을 확보하고 주권을 수호할 것"이라고 전했다.  

대만 해협을 둘러싼 미·중 양국간 갈등도 격화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24일 발표한 2019년 국방백서에서 “중국은 반드시 통일될 것이고, 이와 관련해 무력 사용 포기를 약속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는 외부 세력 간섭과 극소수 대만 독립 세력을 겨냥한 것으로 중국군은 국가 통일을 수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만 독립 세력을 군사적 위협으로 적시, 대만에 독립의 움직임이 있으면 전쟁도 불사하겠다고 경고한 것이다. 

미국은 이어 바로 다음 날인 25일 자국 해군 군함을 대만해협으로 통과시켜 중국에 맞서 대만을 지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며 중국의 강력한 반발을 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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