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용기 진입에 사드·다케시마 언급까지…거세지는 중국의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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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재호 특파원
입력 2019-07-24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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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방백서 첫 사드 언급, 한미 동맹 견제

  • 타국 진입 부인, 독도 옆 다케시마 병기

  • 미중 패권경쟁 따른 군사적주도권 다툼

24일 중국 국방부와 국무원 신문판공실 관계자들이 2019년 국방백서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중국신문망 ]


중국이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무단 진입한 데 이어 4년 만에 발간한 국방백서에서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문제를 공식 언급하는 등 한국에 대한 군사적 압박 강도를 높이는 모습이다.

미·중 간 패권 경쟁 격화로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지역에서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4년만 국방백서, '중국 위협론' 반박 주력

24일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은 '신시대 중국 국방'이라는 제목의 2019년 국방백서를 공개했다. 지난 2015년 이후 4년 만에 발표된 국방백서다.

신화통신은 "1998년 이후 발표된 10번째 백서이자, (시진핑 체제가 시작된) 18차 당대회 이후 처음 나온 종합적인 국방백서"라고 소개했다.

이번 백서는 '중국 위협론'을 반박하는데 상당 부분을 할애했다.

백서는 "국가 주권, 안전과 발전 이익을 확고히 지키는 것이 신시대 중국 국방의 근본 목표"라며 "패권을 추구하지 않고 영원히 확장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중국의 국방비 지출 규모가 과도하지 않다는 주장도 펼쳤다.

백서는 "지난 2012~2017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방비 비중은 미국이 3.5%, 러시아가 4.4%였지만 중국은 1.3% 수준에 그쳤다"며 "같은 기간 재정지출에서 국방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미국이 9.8%, 러시아가 12.4%였던 데 반해 중국은 5.3%에 불과했다"고 주장했다.

올해 중국의 국방비 예산은 전년보다 7.5% 증가한 1조1900억 위안(약 203조원)이 편성됐다.

◆사드 첫 언급, 군사적 압박 행보

이번 백서에는 한·중 관계 악화의 계기가 된 사드 문제가 처음으로 언급됐다.

백서는 "패권주의, 강권 정치, 일방주의가 대두하고 지역 충돌과 분쟁이 벌어져 국제 안보 체계와 질서에 충격을 주고 있다"며 "세계 경제·전략 중심이 아시아 태평양 지역으로 옮겨지고 대국끼리 게임을 하면서 지역 안보에 불확실성을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은 아시아 태평양 군사 동맹을 강화하고 군사 배치와 간섭을 확대하면서 복잡성을 더하고 있다"며 "미국은 한국에 사드를 배치해 지역 전략 균형을 심각하게 파괴하고 안보 이익을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미국에 대한 비판이지만 한국을 향한 경고의 성격도 짙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중국 군용기가 KADIZ에 무단 진입하는 사건도 벌어지는 등 한국에 대한 군사적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중국 군사 전문가인 니러슝(倪樂雄)은 "(중국 군용기의 KADIZ 진입은) 미국의 동맹인 한국에 보내는 메시지"라며 "우리가 여기에 있으니 미국에 너무 가까이 가지 말라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전날 중국 폭격기 2대, 러시아 폭격기 2대 및 조기경보통제기 1대 등 군용기 5대가 KADIZ에 무단 진입했으며, 이 과정에서 러시아 조기경보통제기가 독도 인근 한국 영공을 두 차례 침범해 우리 공군이 경고 사격을 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우첸(吳謙)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중국과 러시아가 처음으로 연합 공중 전략 순항을 했다"며 "비행 기간 중 양국 항공기는 국제법의 관련 규정을 준수해 다른 국가의 영역으로 진입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또 "중국과 러시아의 전면적인 전략적 파트너 관계를 심화하고 연합 작전 능력을 높여 공동으로 글로벌 전략 안정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화통신은 중국 군용기에 대한 언급은 배제한 채 "러시아 군용기 1대가 한반도 동부 해역 독도 인근 영공에 진입해 한국 측이 경고 사격을 했다"고 보도하면서 독도 옆에 '일본명 다케시마(竹島)'를 병기하는 등 도발로 해석할 수 있는 표현을 삽입하기도 했다.

한 베이징 소식통은 "미·중 간 패권 경쟁이 격화하면서 중국이 미국의 최대 우방으로 분류되는 한국을 상대로 압박 강도를 높이려는 것일 수 있다"며 "이 같은 시도가 앞으로 더 노골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대만 등 군사적 충돌 불씨 여전

중국은 백서를 통해 미국의 중국 견제 전략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특히 미국과 대만의 밀착에 불만을 드러냈다. 백서는 "중국은 평화 통일과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방침을 견지할 것"이라며 "중국을 분열하려는 시도와 외국의 내정 간섭에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백서는 "중국은 반드시 통일될 것이며 이와 관련해 무력 사용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압박했다. 이 같은 중국의 강경한 태도가 내년 초로 다가온 대만 총통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함께 일본에 대해서는 군사 안보 정책이 변경되면서 대외 지향적인 군사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호주의 경우 미국과의 군사 동맹이 견고하다고 각각 평가했다.

동아시아를 포함해 아시아 태평양 지역 내 미국 동맹 세력에 대한 견제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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