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겸의 차한잔] 항일이 아닌 우일(友日)로, 나아가 미래 우리의 국민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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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겸 칼럼니스트(문학박사)
입력 2019-07-22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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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관계의 문제의 핵심은 일본의 우리에 대한 경계와 질투에 있는 듯하다. 소니 같은 전자회사 10개를 합쳐도 우리 삼성에도 못 미친다는 통계도 있고, 얼마 안 가 우리의 경제규모가 일본보다 더 커진다는 위협, 수년 내 다가올 일본 경제 위기 등등. 게다가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일본은 우리의 징용 구상권 관련 대법원 판결이나 위안부, 나아가 독도 문제 등 그 무엇이라도 꼬투리를 잡고, 자민당 특유의 구 제국 시대의 ‘멋’을 과시해서라도 정권을 유지해야 한다는 당위성이 있다.

그런 아베 신보 총리의 독주 아니 질주가 성공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일본의 시민의식이 우리와 사뭇 다르기 때문이다. 광화문에서 촛불 혁명을 통해 정권교체 및 새로운 민주주의의 실험무대를 설치한 우리의 성장한 인식으로는 도무지 이해 안 될 수밖에 없다.

아울러, 일본의 국내적 문제를 생각하면 국가 배상과 관련된 우리 전 정권들 소수 정치가의 잘못도 분명 있는 듯하다. 이런 시점에서 우리 국민은 그저 안쓰럽게 생각하며 현명하게 이성적으로 그리고 포용적으로 대처해야 할 필요가 있다.

감정적 대응은 안 되며, 국민차원의 불매운동이나 여행 자제 정도가 좋다. 다만, 무엇보다도 보다 확대되고 지속적이어야 성공을 이룰 수 있다. 언제 그랬냐는 듯이 냄비근성으로 치부되는 잘못은 이제는 안 된다. 그냥 불매를 넘어 국산품 애용이 생활이 되면 좋지만, 국제적인 그리고 개인적인 차원에서 부득이 쓸 것은 쓸 수 있도록 이해하고 한 치도 강요나 훈계 같은 간섭이 개입해서는 안 된다.

이와는 별개로 양국 시민 간의 예술 문화적인 교류는 지속 발전돼야 한다. 국가는 물론 시민운동 나아가 개인 차원에서 교류는 오히려 지원하고 장려되어야 한다. 과거 일본 문화 개방 시의 우려와는 달리 이제 한국 문화가 일본은 물론이거니와 세계에 커다란 영향을 주고 있다. 까닭에 잠시 한일 관계가 나빠졌다고 해도 개인 차원의 선호는 물론 일본과의 교류를 목적으로 하는 단체의 활동이나 교류 등은 반드시 존중받아야 한다.

얼마 전에 일본의 BTS 공연장을 메워준 일본의 젊은이들은 우리의 친구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아베 정권처럼 친구와 단골을 적으로 돌리는 바보짓은 말아야 한다. 어쩌면 일본은 물론 전 세계에 분포한 BTS의 팬클럽 ARMY는 물론 우리 K-pop의 두꺼운 팬층은 문화 예술적인 측면에서 우리의 군대와 다름이 없다. 우리가 생각을 조금 바꿔서 문화예술을 중심으로 새로운 영토 개념을 만든다면 그들 또한 우리가 보호해야 할 국민임을 알아야 한다.

이런 문예적인 영토에서 이미 일본은 우리의 땅이라고도 할 수 있는 면이 있다. 새롭게 우리 문화 국민이 되기를 받아들인 그들. 그리고 그들의 부모 세대나 가족들 역시 잠재적인 우리 국민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 우리 미국 이민 1세대들이 미국에 가서 가족들을 초대한 것처럼, 우리 역시 그들의 가족들을 따뜻하게 맞이해서 디아스포라를 성공해야 한다. 다소 저항이 있다 해서, 문화 주체로서 우리가 이들에게 반감을 품을 것이 아니라 `안쓰러움과 안타까움`으로 존중하고 경청하고 배려해야 한다. 이처럼, 소통을 시작하고 좀 더 넓고 깊은 대화 등을 통해 우리 미래를 맑고 밝아지게 해야 할 의무가 오늘을 사는 우리 국민에게 있다. 특히 과거 역사문제를 안고 있는 그들은 우리는 받아야 할 것이 있는 채무자이다. 빚을 안 갚겠다고 해서 꼭 감정적으로 나아가 폭력적으로 대해야 하는 구시대는 이미 종언을 고한 바 있다.

21세기 4차 혁명 시대 나아가 문화적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일본 국민을 포용할 수 있는 문화예술을 넘어 인문 특히 새로운 가치관을 정립해야 할 때가 왔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시대적인 요구를 인식하고 앞으로 향후 새 천 년을 여는 한일 양국의 미래세대를 포용할 수 있는 시민 인권에 기반을 둔 가치관으로의 전향이 무엇보다도 필요한 시점이다. 이러한 가치관의 정립을 위해 양국의 인문학자들이 나서서 수십 년 후의 오래된 미래의 기초를 다져야 한다. 그래야 혐한이나 반일감정을 넘어서 세계 평화와 인간 존엄에 기초한 인권 신장 등의 인류 보편적인 가치를 구현하는 새 시대의 주역이 될 수 있다.
 

우리 문화의 출입구인 부산. 송도에서 영도로 가는 다리 위에서 바라본 바다의 모습이다. 앞으로 열릴 부산국제영화제가 기대된다.[사진= 하도겸 칼럼니스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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