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다이허 회의' 시즌 임박…무역협상·홍콩시위 등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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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 기자
입력 2019-07-19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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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상 7말8초 열리는 中수뇌부 여름휴양지 비밀회동

중국 최고지도부가 여름휴가를 보내며 주요정책을 논의하는 연례 '비밀회동',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가 곧 개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올해 회의는 미·중 통상갈등 속 경기둔화 그림자가 짙어지고 홍콩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반대 시위, 양안(兩岸, 중국 대륙과 대만) 갈등 등 이슈가 산적한 가운데 열리는 것이라 주목된다.

18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은 민신페이 미국 클레어몬트매케나대 교수를 인용해 "올해 베이다이허 회의는 무역전쟁, 홍콩 시위, 신중국 건국 70주년 기념행사 관련 내용들로 꽉 채워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무역전쟁 관련한 구체적인 방안이 논의되면서 이번 회의 결과가 무역전쟁 방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미·중 무역협상은 지난달 2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정상회담에서 무역전쟁 '휴전'을 선언하면서 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했지만 현재까지 두 차례 전화 통화만 이뤄졌을 뿐 아직 구체적인 시간표도 잡지 못했을 정도로 협상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약속한대로 미국산 농산품 수입을 확대하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중국이 자국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에 대한 제재부터 완화하라고 강경하게 맞서면서다. 이로써 미·중이 협상 테이블로 복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미중 양국간 포괄적 무역합의 타결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양국은 기존의 보복관세 철폐, 지식재산권 보호, 경제 구조개혁 등 쟁점을 놓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만큼 이견을 좁히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16일(현지시각) 미중 무역협상이 갈 길이 멀다며 중국을 향해 3000억 달러 중국산 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할 수도 있다고까지 위협했다.

무역전쟁이 장기화 양상을 띠며 중국 경제에 미치는 타격도 가시화하고 있다. 실제로 올 2분기 중국 경제성장률은 6.2%로, 분기로는 27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경기 둔화에 따른 실업난도 우려된다. 올해만 830만명 대졸자가 노동시장에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 가운데 6월말 기준 중국 도시 실업률도 5.1%로, 지난해 말과 비교해 0.2% 포인트 상승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달 홍콩 행정부의 범죄인 인도법 개정으로 촉발된 반중 시위가 5주 넘게 이어지는 것도 골칫거리다. 이는 올해 신중국 설립 70주년을 맞아 내부 결속을 다지고 공산당 리더십을 강화하려던 시진핑 지도부에겐 예상치 못한 악재가 터진 셈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8일 중국 정부가 홍콩의 정치적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포괄적인 전략 마련에 나서고 있으며 곧 마무리 작업을 거쳐 내용을 최고 지도부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베이다이허는 수도 베이징에서 동쪽으로 약 270km 떨어진 허베이(河北)성 친황다오(秦皇島)시에 있는 해변가 휴양지다. 통상 7월말 혹은 8월초에 회의가 개최된다는 것을 빼고는 모든 게 베일에 쌓여있다. 보통 시진핑 주석을 비롯해 최고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 7인에 대한 동정보도가 자취를 감추면 베이다이허 회의 개최가 임박했거나 진행 중으로 추측한다. 

회의를 앞둔 베이다이허 지역은 이미 지난 7월 13일부터 약 한달간 교통 통제에 돌입하는 등 경계태세도 강화되고 있다.  허베이성 당·정 지도부는 최근 잇달아 현지를 시찰해 보안 상황도 점검했다. 

베이다이허 회의 유래는 195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국공산당은 1953년 무더운 여름철에는 주요 지도자들이 베이다이허에서 근무할 것을 결정했다. '휴가 겸 근무'의 형식으로 지도자들은 베이다이허에서 모여 휴식을 취하면서 의견을 교환했다. 2003년 이후 베이다이허 근무제는 공식적으로 폐지됐지만 여전히 비공식적 회의로 명맥이 유지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사진=아주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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