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갈등으로 안보 흔들리면 제3국에 이득"…韓설득에 美 움직일까

한지연, 박경은 기자입력 : 2019-07-17 00:01
18일~24일 일본 추가 보복조치 수위 결정할 4가지 시점 도래 미국, 한·일 갈등 격화되면 자국 이익, 안보 침해에 적극 공감 전문가들 "일본 대미 외교로 미국 운신의 폭 좁지만 한·일 갈등에 일정 역할 할 듯"

[그래픽=연합뉴스]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로 촉발된 한·일 갈등이 향후 일주일간 중대 분수령을 맞는다. 최근 방미한 청와대와 정부 관계자들의 적극적인 설득에 따라 미국이 한·일 갈등의 중재역 개입 가능성을 열어둔 가운데 새로운 대일 압박카드로 '군사정보보호협정'도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다. 일본의 추가 보복조치 수위를 가늠할 4가지 분기점도 이번주 도래한다. 

16일 외교가에 따르면 미국은 최근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와 관련해 "한·일 갈등 해소에 합당한 역할이 있는지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주 미국으로 급파된 외교부 당국자는 "미국이 한·일 갈등에서 어느 편을 들어줄 수는 없지만 (갈등이) 더 악화되지 않도록 관여(engage)할 필요성은 인정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17일 방한 중인 데이비드 스틸웰 미 국무부 신임 동아태차관보와 만나 한·미동맹 발전 방안을 논의하고, 한·일 갈등에 대한 미국의 적극적 역할을 당부한다. 오는 18일까지 2박 3일 일정으로 방한하는 스틸웰 차관보는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카운터파트인 윤순구 차관보와도 만날 예정이라고 외교부는 밝혔다.

존 햄리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회장도 미국의 갈등 중재역 역할론을 강조했다. 그는 최근 한·일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상황과 관련해 "한국과 일본 양국은 미국의 중요한 동맹"이라면서 "미국은 이 상황에 대해 염려하고 있으며, (미국)정부가 도움이 돼야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외교가에서는 향후 일주일간을 한·일 갈등의 확전과 소강상태를 가를 골든타임으로 보고있다. 먼저 18일은 일본이 한국에 제안한 '제3국 중재위' 구성에 대한 한국 정부의 답변기한이다. 이어 21일은 일본 참의원 선거가, 23~24일은 세계무역기구(WTO)에서 일본의 수출규제가 본격 논의되며, 24일은 일본의 무역 규제상 우대조치인 '화이트 국가리스트'에서 한국을 배제하는 방안에 대한 의견 취합 마지막 기일이다.

현재 한국 정부는 일본의 제3국 중재위 구성에는 응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21일 예정된 일본 참의원 선거에서는 연립 여당인 자민당과 공명당이 승리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또 TV도쿄(98%)·아사히(56%)·NHK(45%)·JNN(58%) 등 최근 일본 언론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본 국민은 한국을 화이트 리스트에서 제외하는데 대부분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의 갈등 해결 의지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외교부에서는 이 시기 일본의 추가 도발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대응력을 집중하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한·일 경제갈등으로 안보분야가 교차 오염(cross contamination)되선 안된다는 게 미국의 핵심입장"이라면서 "(미국이)한·일 어떤 한쪽 편을 들 수 없는 상황이지만, 더 이상 악화되지 않도록 입장을 조절할 역할이 있는지 적극 검토하겠다고 전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미국을 좀 더 적극적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카드를 꺼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실제 외교부 고위당국자에 따르면 미국은 한·일갈등이 지속될 경우 엉뚱한 제3자(중국)가 이익을 볼 수 있다는 데 큰 우려를 갖고 있었고, 이러한 취지에서 "지소미아가 흔들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언급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소미아는 2016년 11월 한·일 사이에 체결된 군사정보 제공협정으로, 대북 정보에 목마른 일본과 한·미·일 3각 안보 공조를 구축해야 하는 미국 측 요구에 의해 적극 추진됐다. 미국 정부가 지소미아를 콕 집은 배경에는 '중국'과 '북핵'을 견제해야 하는 상황에서 동아시아 안보 구축의 중심 축인 한국과 일본의 갈등이 격화되는 상황은 미국 입장에서 매우 부담스럽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윤덕민 한국외대 석좌교수는 "이번 한·일 갈등은 위안부 같은 과거사 문제가 아닌 국가 간 규범 문제이기 때문에 제3국인 미국이 개입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다만 한·미동맹, 미·일동맹이라는 동아시아 안보정세에서 동맹국간 갈등은 미국에게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갈등이 더 커지지 않도록 일정 부분 역할을 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서진교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선임연구위원은 "중국과 러시아는 한·일 갈등이 한·미·일 3각 공조를 흔들 절호의 기회로 생각하고 이미 여러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면서 "미국이 운신의 폭이 매우 좁은 상황이기 때문에 오는 21일 참의원 선거 직후 일본이 꺼낼 보복카드를 본 뒤 개입의 수준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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