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이의 사람들] 홍대 진짜파스타 오인태 대표의 '진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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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이 기자
입력 2019-07-15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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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상승 등으로 인해 점점 먹고 살기 힘들다는 말이 심화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식아동과 소방관들을 위해 무료로 파스타를 제공하는 곳이 있다.

바로, 홍대 인근에 있는 진짜파스타. 이번 인터뷰는 진짜파스타의 오인태 대표의 인터뷰이다.

그는 절대 돈이 많아서 이런 일을 하는 것이 아니다. 반지하 월세에 살지만 조금이나마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싶기 때문이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진짜 파스타 오인태 대표의 ‘진짜이야기’를 들어보자.


 

[사진= 김호이 기자/ 진짜파스타 오인태 대표]


Q, 결식아동과 소방관에게 무료로 파스타와 음료를 제공하기로 결심을 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A. 특별한 계기는 없어요. 처음 저희가 이 매장을 오픈했을 때 목적이 상생 프랜차이즈에 가까운 회사를 만들자 였어요.

상생 프랜차이즈를 하는 것도 좋지만 하면서 힘든 일을 하시는 분들이나 쇠외계층들에게 뭔가를 나눌 수 있는 회사를 만들자 해서 시작하게 된 거예요.

소방관은 응급구조사 출신이 저희 셰프인데 그것 때문에 시작을 했고 결식 아동은 마음이 좀 그래서 시작을 했어요.

Q. 우리나라에 소방관 외에도 사회를 위해 공헌하시는 분들이 엄청나게 많은데 소방관 외에 경찰이나 사회를 위해 공헌하시는 분들을 위해서 하고 싶은 것이 있나요?

A. 많지만 지금 당장은 저희가 여력이 되지 않아요. 여력이 안되서 계속 준비 중인 것들이 있는데 일단은 이번에 한 고비 더 넘기고 시작한 그 후에 진행할 예정입니다.

Q. 사업을 시작한 후 착한 가게를 표방한 것은 언제부터 인가요?

A. 오픈은 2016년 11월25일에 오픈을 하긴 했는데 솔직히 기억은 잘 안나요.

결식아동과 관련된 일 말고는 대부분 1~2년 넘은 일이지만 아예 초창기 때는 시작을 못했어요. 저희 매장이 2층에 있어서 외부에서 보이지 않아서 처음에는 하루 3만원 매출의 장사를 하다가 하루 10만원의 매출이 있고 나서부터 시작을 했던 거 같아요.

Q. 무료로 파스타를 제공하면 이에 대한 가격들을 어떻게 채워나가시나요?

A. 손해예요. 처음에 소방관 무료식사에 대한 충당 방법은 일 하는 사람이 총 4명인데 3명이 매장 운영을 하고 저는 대외적으로 나가서 노가다 같은 것들을 하면서 그걸로 채워 넣거나 손해로 다 안고 갔었죠.
 

[사진= 김호이 기자/ 가게 앞에 붙어있는 공고문 ]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Q. 손해임에도 불구하고 이 일을 계속하시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A. 그냥 하는 거죠, 일단 시작했으니까요. 일단 시작한 이상 그걸 다시 철회하고 싶지는 않아요.

Q.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결식아동과 소방관들이 찾아왔나요?

A. 그분들이 올 때마다 확인을 해서 돈을 안 받고 하지는 않아요. 바로 무효처리를 해서 보내는데 결식아동 같은 경우에는 최근에 시작한 일이기 때문에 10명 조금 넘게 온 걸 인식을 하고 있어요. 저희가 VIP 카드를 발급하고 있으니까. 소방관 같은 경우는 기간이 워낙 오래돼서 정확히는 모르겠어요.
 

[사진= 김호이 기자/ 가게 앞에 붙어 있는 공고문]



Q. 많이 오시나요?

A. 한달에 3~4팀 정도씩 와주시는 거 같아요.

Q. 결식아동의 경우 이들의 부모님들도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할텐데 이들에 대한 부분도 생각해 놓으신 부분들이 있으신가요?

A. 보통 많이 어린 친구들은 부모님이 같이 오세요. 같이 와서 식사를 하시고 가시기 때문에 어머님이나 아버님들이 오셨을 때는 본인의 식사 주문은 안하시려고 하거든요.

최대한 식사를 같이 하는 게 좋지 않겠냐고 말씀을 드리긴 하는데 대부분 거절하세요. 그래서 저희 나름대로 파스타의 양을 조금 더 늘려서 나가요.

Q. 이러한 소식들이 알려지면서 한편으로는 우려의 목소리들도 있는데 이를 악용하는 사람들은 없었나요?

A. 악용하는 사람들은 아직 한명도 없었어요. 저희도 처음에 그걸 걱정했었는데 생각보다 이런 쪽으로 악용하는 사람들은 없어요.

Q. 온라인에서 큰 화제가 됐는데 소감이 어떠신가요?

A. 솔직히 되게 얼떨떨해요. 전혀 기대 안했었어요.

왜냐면 저희가 그 전에 했던 이벤트들이나 3.1절에 태극기를 나눠드리는 것도 했었는데, 한번도 이런 식으로 화제가 된 적이 없었어요.

그렇다고 나이가 30대 중후반이라서 SNS를 개인적으로 하는 사람도 없어서 아무런 기대를 안했었는데 되게 많이 놀랐고 “이게 이렇게 터질 일인가”라는 생각도 했었어요.

Q. 어쩌다가 이렇게 화제가 된 건가요?

A. 저희가 처음에 결식아동에 대한 안내문과 공고문을 올려놨는데 반응이 미비했어요. 그래서 업로드를 다시 했죠.

저희가 업로드를 계속한 이유는 제가 결식아동에 대해서 알아보다 보니까 평일과 방학이 다르더라고요.

방학이 되기 전에 어떻게든 알려야 겠다는 생각에 한두 번 정도 올렸는데 두 번째 올렸을 때 화제가 됐어요.

Q. 화제가 된 후 손님과 매출에 있어서 얼마나 많이 늘었나요?

A. 20~30%정도 늘었어요. 저희 가게를 모르시는 분들이 항상 오해하는 것 중에 하나인데 손님이 아예 없던 매장이 아니었고 웨이팅이 많지는 않지만 4~5팀 정도는 항상 기다려주시던 매장이었었어요.

화제가 된 후에는 30% 정도 늘었는데 매장이 작다 보니까 많이 기다리시는 게 마음에 걸렸어요.

Q. 추후에 확장을 할 계획도 있으신가요?

A. 있죠. 앞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저희는 상생 프랜차이즈로 나왔어요. 계획은 있는데 돈도 모여야 되고 프랜차이즈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에 마지막으로 해야 될 것들이 있어서 그게 준비가 다 되면 하지 않을까 싶어요.

Q. 사장님께서 생각하시기에 결식아동과 소방관들을 위한 정책 중에 가장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솔직히 정책과 법에 대해서 잘 몰라요. 뉴스에 나오고 일반적으로 봤을 때 예산으로 어쩔 수 없겠지만 조금 더 증액이 된다던가 이런 게 있었으면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을 해요.

Q. 처음에 화제가 되었던 게 “결식아동 안받겠다”고 자극적으로 나갔었는데 어떻게 된 일인가요?

A. 저희도 잘 모르겠어요. 다른 커뮤니티에 알려지면서 뉴스 형태로 올라왔다고 주변 사람들한테 제보를 받았어요. 제목이 자극적인 것도 그렇지만 가장 놀랐던 것 중 하나가 “식사 무료로 대접해준다던 파스타집 사장의 숨겨진 과거” 이렇게 해서 올라온 게 있었어요.

딱히 SNS도 안하고 과거도 없는 사람인데 뭘까 해서 봤는데 내용은 좋았지만 제목은 굉장히 자극적이더라요. 오히려 자극적이었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알게 되지 않았나 싶어요.

Q. 결식아동과 소방관이 아닌 또 다른 누군가를 돕게 된다면 가장 돕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누구인가요?

A. 위안부 할머니요. 제가 그분들을 실제로 본 적도 없고 기관에 찾아간 적도 없는데 저희 가게 안에 작은 소녀상이 있어요.

이와 관련된 일은 후원을 하던 뭘 하던 간에 큰 돈이 필요한 일이다 보니까 많이 미뤄놓긴 했어요. 많이 벌면 제일 하고 싶은 게 후원부터 시작해서 문제가 되는 부분들에 대해서 많이 바로 잡고 싶어요.

저희가 할 수 있는 게 많이 없다 보니까 제일 하고 싶은 건 매장 앞에 소녀상 큰 걸 설치해놓고 싶어요. 아무래도 홍대 상권이라는 곳은 외국인들도 많이 오다 보니까 그걸 해보고 싶어요.
 

[사진= 김호이 기자/ 가게에 놓여 있는 미니 소녀상]

Q. 원래부터 사회문제 등에 대해서 관심이 많으셨나요?

A. 되게 관심이 많지는 않아요. 똑같아요, 남들처럼 하루 벌어서 하루 먹고 살기 힘들어요.

관심이라기보다는 분노예요. 그 문제를 해결해주셔야 되는 분들이 많은데 그게 잘 안되고 있는게 조금 그래요.

그 분들은 공인이고 여러 가지 상황들이 있어서 수월하게 못하는 게 있겠지만 저는 그런 게 없잖아요. 그래서 하는 게 조금 자유로운 거죠.

Q. 관련 기관이나 단체에 연락을 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A. 있는데 큰 성과를 못봤어요. 그래서 “아 몰라 내 마음대로 할래”가 된 거예요.

Q. 대표님께서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이기는 하지만 개인만이 책임져야 하는 일은 아닌데 가게 운영자 입장으로서 지원 금액이 어느 정도의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A. 애매해요. 인건비와 물가상승률, 건물 임대료를 포함해서 아이들에게 지원을 해준다고 하면 한끼에 최소 7000~8000원 정도는 되어야겠죠.

다른 지역은 모르지만 서울의 평균 식사비용이 한끼에 6800원 정도 되는데 아이들에게 한끼를 지원한다고 하면 7000~8000원 정도는 지원을 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한끼도 부족해요, 명절 때 지급이 안되는 경우도 많고 방학 때도 한끼거든요. 학교에서 급식이 안나오면 아이들은 큰 일 나는 거잖아요. 성장기인데. 방학 때는 16000원~18000원 정도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야 아이들이 식사도 하고 남은 돈으로 편의점에서 우유나 사탕 하나라도 더 먹죠.
 

[사진= 김호이 기자]


Q. 아이들이 왔을 때 처음에 카드를 보여주는 게 아니라 계산할 때 보여주면 된다는 걸로 알고 있는데 이러한 아이디어는 어떻게 떠올리셨나요?

A. 저희가 만들기는 했지만 제 아이디어가 아니에요. 트위터에서 저희 글을 좋게 봐주신 분의 의견이고 그분의 아이디어예요.

SNS의 순기능인 거 같아요. 이를 통해 굉장히 많은 아이디어들을 얻었고 그래서 VIP 카드를 만들었는데 저희는 그냥 좋은 아이디어를 실행만 했어요.

Q. “돈줄을 내주러 가자” “따끔한 돈맛을 보여드려야 겠다”는 재밌는 반응들이 있는데 SNS에 많이 퍼트린 분들께도 한말씀 해주세요.

A. 그분들께는 정말 감사드린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어쨌든 저희는 사회적이 아닌 영리를 추구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기 때문에 손해를 감수하면서 진행할 수 있는 부분들이 분명히 있지만 지속이 되면 쉽지는 않아요.

기사에도 많이 나갔지만 제가 반지하 원세에 살기도 하고 한달 수령액이 70만원이 안되기도 하지만 어쨌든 그분들이 많이 와주셨기 때문에 매출도 늘어나고 장사도 잘되고 긴 웨이팅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기다려주세요.

그리고 고객님 세분이 오시면 아이 1명의 식사를 충당할 수 있어요. 좀 더 SNS의 순기능으로 저희가 많은 도움을 받고 큰 손해 없이 아이들에게 식사를 제공할 수 있게 된 건 분명히 그분들 덕이에요

가장 초반에 많이 알려주셔서 관심을 많이 가져주셔서 감사하다고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Q. 위안부 할머니와 관련된 일들은 언제쯤 실천하실 예정이신가요?

A. 오시면 대접을 해드리고 싶어요. 어쨌든 저희는 사과를 못받았잖아요.

지금 계신 분들이 세상을 떠나셔도 사과를 못 받았으니까 사과를 받을 때 까지는 하고 싶어요.
 

[사진= 김호이 기자/ 인터뷰 장면]

Q, 무료 식사 사업을 언제까지 할 예정이신가요?

A. 망할 때까지요.

Q. 만약에 망하게 된다면 추후에 다른 사업을 하게 되어도 이같은 일을 계속 하실 예정인가요?

A. 하고는 싶은데 여기가 망하면 빚이 너무 많아서 사업을 못하지 않을까 싶어요.

Q. 마지막으로 결식아동과 소방관들에게 한말씀 해주세요.

A. 아이들한테는 눈치 보지 말고 삼촌 이모 집에 오는 것처럼 와서 같이 밥먹는다는 느낌으로 왔으면 좋겠고요. 소방관 분들은 가장 걱정하시고 지적도 많이 받은 게 ‘김영란 법’이거든요.

아무리 많이 오셔서 드셔도 절대 3만~5만원 안 넘어요. 가격대가 6000원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편하게 오셔도 됩니다.

그리고 저희가 ‘선한영향력’이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어요. 글을 올리고 많은 사장님들이 동참의사를 밝혀주셨어요.

그중에는 식당도 있고 분식집도 있고 미용실,팬션,교습소 등 다양해요. 엄청나게 많은 분들이 본인의 이득을 포기하고 해주신다는 분들이 많아요.

저희도 처음에 이런 걸 한다고 했을 때 무서웠어요. 어쨌든 저희가 총대를 메는 형태가 됐으니까 다른 분들도 두려워하지 않으시는 거 같아요.

만약에 저희 선한영향력 프로젝트에 동첨을 해주고 싶으신 분들이 계시면 인스타그램에 이메일 주소를 올려놨는데 그쪽으로 참가의사를 보내주시면 되요. 다음날 연락을 드리는데 조금 더 그런 곳들이 늘어나서 아이들이나 조금 더 고생하시는 분들한테 도움이 됐으면 좋겠어요.

[사진= 김호이 기자/ 오인태 대표와]



-김호이의 사람들-
인터뷰: 김호이 기자/이지연 기자
기사 작성 및 수정: 김호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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