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경영진 심층 분석] NH농협금융② "M&A 대신 분사 통해 성장···임원 90%가 순수 농협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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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19-07-1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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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H투자증권 제외땐 임원 30명 중 내부 인사가 27명

  • 여성임원은 단 1명···농·임학 전공 임원도 많아 눈길

협동조합 형태의 금융기관인 NH농협금융지주와 그 계열사는 다른 금융지주와 성장 방식부터가 달랐다. KB·하나금융 등 굴지의 금융그룹도 보험이나 카드 등 금융업권에 진출할 때는 기존 금융사를 흡수·합병(M&A)해 라이선스를 취득하고 기반을 마련해야 했다.

하지만 농협금융은 오래 전부터 공제 등의 형태로 유사한 영업을 해오던 분야를 분사하는 방식으로 성장해 나갔다. 이 같은 분사식 성장이 많았던 결과 농협금융계열사에는 출신배경이 다르거나 농협과 다른 문화를 경험한 임원들이 섞일 일이 거의 없었다. NH투자증권이라는 예외를 제외하면 농협금융 임원들은 철저하게 중앙회와 금융지주·은행에서 성장한 '농협맨'들뿐이다.

본지는 지난 3월 말 기준 농협생명, 농협손보, NH투자증권, 농협캐피탈 등 농협금융그룹의 주요 계열사 상무보 이상 임원 76명의 프로필을 분석했다. 그 결과 경력 부문이 가장 눈에 띄었다.

전체 임원 76명 중 농협중앙회·금융지주·은행 등 농협 내부 인사는 30명(39.47%)으로 많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최근 M&A(인수합병)로 그룹에 합류한 NH투자증권(임원 수 46명)의 임원을 제외하면 결과가 크게 바뀐다. 전체 30명 중 농협 내부 인사는 27명으로 90%에 달하는 수준이다.

외부 인원 3명은 대부분 감사원, 금융감독원 출신의 감사위원이었다. 그야말로 감사위원을 제외하고 농협금융 계열사의 임원이 되기 위해서는 농협에서 성장하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임원들의 경력 외에 성별도 눈에 띄었다. 전체 임원 76명 중 여성임원은 단 1명에 불과했다. 이 여성임원도 NH투자증권 M&A로 합류한 인물로 농협금융 내부의 인물은 아니었다. 다만 농협지주·은행에서 부행장 이상 임원 16명 중 1명의 여성임원이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NH농협금융 각 계열사]

농협이라는 특성 때문인지 다른 금융계열사보다 농(農)·임(林)학을 전공한 임원이 많았다. 출신 대학·학과가 공개된 농협금융계열사 임원 64명 중 농학, 농업교육학, 임학을 전공한 임원이 8명(12.5%)으로 두 번째로 수효가 많았다. 농·임학을 전공한 임원은 다른 금융그룹에서는 1명도 찾아보기 힘들다.

물론 첫 번째는 경영·경제학을 전공한 임원으로, 32명(50%)이나 됐다. 법학과 외국어를 전공한 임원도 각각 4명씩으로 적지 않았다.

 

[사진=NH농협금융그룹 각 계열사]

출신 대학은 서울대가 11명(17.19%) 연세대가 8명(12.5%) 고려대가 7명(10.94%)으로 1~3위를 차지했다. 경북대 5명(7.81%), 서강대와 충남대가 각각 3명(4.69%)씩으로 지방소재 대학 출신 임원도 적지 않았다.

금융권 관계자는 "농협금융사 임원들은 금융사의 임원이기보다는 농협의 임원"이라며 "임원들부터가 외부 금융업권의 흐름을 쫓아오기보다는 농협의 영역에 집중하려는 성향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농협금융지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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