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기관이 기업에 사기를 당한 것 같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언급한 다원시스 사태를 계기로 정부가 철도 입찰 시스템 개선 작업에 착수했다. 최저가 입찰 기반의 현 제도로는 '제2의 다원시스'만 양산할 뿐이라는 사회적 비난이 거세지자 기술력과 기업 건전성 위주로 철도 공급 사업자를 선정하는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취지다.
25일 철도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등은 현재 관계 기관, 한국철도기술연구원, 기업 등을 상대로 공공철도 기술평가 개선 방향과 해외 철도 입찰 사례 등을 조사 중이다. 기존 기술·가격 분리 평가제를 종합심사 형태로 변경하고 기술평가항목을 정교화하는 데 방점이 찍힌다. 업계 관계자는 "대통령 질타 후 제도 개선에 대한 논의 속도가 놀랄 정도로 빠르다"며 "사례 취합이 끝나면 정식 연구용역을 통해 개선 방안이 마련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철도 입찰 시스템이 뜨거운 감자가 된 건 이 대통령이 직접 언급한 다원시스 사례 때문이다. 다원시스는 2018~2019년 코레일과 체결한 'ITX-마음' 358량 공급 계약 중 61%에 해당하는 218량을 미납하고도 2024년 116량을 추가 수주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논란이 됐다.
최초 계약 당시 시속 150㎞급 전동차 제작 경험이 없었고, 설계 역량도 미달이었지만 기술평가를 통과했다. 수주 후 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열차 미납 상태로, 이로 인해 ITX-마음 현대화 작업은 최소 5년 이상 지체됐다. 노후 차량 보수·정비 비용 증가, 운임 손실 등 추가 피해도 지속 발생 중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다원시스를 사기죄로 고발했고, 2024년분 계약 해지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1996년 설립된 다원시스는 2015년 3월 서울메트로 2호선 200량 공급을 시작으로 철도 시장에 진출해 업계 2위까지 올랐다. 폭풍 성장의 배경으로 최저가 입찰제에 기반한 공공 수주 싹쓸이가 꼽힌다. 실제 다원시스 전체 매출의 80% 이상이 철도 사업에서 나오는데 수출 비중은 0%다.
국내 철도 시장은 현대로템·다원시스·우진산전·로만시스 등이 경쟁하는 '1강·3중' 구도다. 로만시스는 철도 설계 및 완성차 제작 경험이 부족하고, 현대로템은 최저가 입찰제 사업 참여에 부정적이다. 정부·코레일이 다원시스를 입찰 시장에서 배제하면 우진산전이 공공 물량 대부분을 흡수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우진산전 생산캐파는 연 300량 수준이라 철도 교체 빅 사이클이 시작되는 2027~2030년께 문제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는 그나마 납기일 준수에 가장 엄격한 현대로템이 공공 시장에 진입하길 바라지만 최저가 입찰제 기반의 적자 수주 구조에서는 대기업의 참여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시간이 갈수록 철도 납품 지연에 따른 사회적 손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만큼 이번에 입찰 시스템을 제대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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