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트랙터 회사에 농민 일자리 문제까지 해결하라는 건 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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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섭 기자
입력 2019-06-18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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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기업에 과도하게 사회적 책임을 지게 하는 분위기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시장 경쟁을 저해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네이버를 훗날 세계 IT 시장 90% 이상을 장악한 미국, 중국 기업에 끝까지 저항할 수 있는 기업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해진 GIO는 18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디지털 G2 시대, 우리의 선택과 미래 경쟁력’ 심포지엄(한국경영학회·한국사회학회 주최)에 참석해 국내 기업 경영 환경에 대해 소신 발언했다.

이 GIO는 이날 “트랙터 회사에 농민 일자리 문제까지 책임지라는 것은 과도하다”며 “이는 정치가 해결해야 할 문제이며, 기업은 연구개발과 트렌드를 쫒아가도록 몰입하는 게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 경쟁은 곧 규모의 경쟁으로, 미국의 큰 회사들은 연구개발(R&D)에 수조원을 붓고 중국에서도 수조원대 가치의 기업이 나오고 있다”며 “네이버의 자산 규모가 5조원 이상인데, 글로벌 스케일로 보면 큰 게 아니다. 회사가 성장하고 커지는 것을 부도덕한 것처럼 보면 안된다”고 덧붙였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18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디지털 G2 시대, 우리의 선택과 미래 경쟁력’ 심포지엄에 참석해 네이버의 성장 경험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사진=스타트업얼라이언스]

실제로 메리 미커 본드캐피털 파트너가 지난해 발간한 ‘2018 인터넷 산업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전세계 IT 기업 시가총액에서 미국과 중국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96%에 달한다.

이 GIO는 이같은 거대 기업과 끝까지 경쟁해 살아남겠다고 강조했다. 유럽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세계 IT 시장 99%를 지배하는 미국과 중국의 제국주의에 끝까지 저항했던 회사로 남고 싶다”며 “유럽에 조성한 펀드 ‘코렐리아’는 스타워즈 연합군의 베이스캠프가 있는 별의 이름에 따왔다. 유럽과 협력해서 다양성을 지켜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 GIO는 그간 외부 활동을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선 “인터넷 환경이 매일 급변하고, 저 또한 생각이 바뀌는 상황에서 강연하러 다니는 것이 조심스럽다”며 “아직 사업적으로도 할 게 많아 외부 활동을 자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GIO가 공개 강연에 나선 것은 2014년 6월 중소기업중앙회 주최로 열린 리더스포럼 이후 5년 만이다. 그만큼 공식 석상에서 보기 어려워 ‘은둔형 경영자’, ‘개발자형 경영자’로 불린다. 이 GIO는 주로 프랑스와 일본에 체류하면서 해외 투자와 현지 시장 진출을 타진해왔다. 그는 최근 노조에 생중계 토론을 제안하는 등 적극적인 사내 소통 행보에도 나서고 있다. 

한편 이 GIO는 1997년 삼성SDS 재직 당시 사내 벤처로 검색 포털 네이버의 초기 버전을 개발했고, 1999년 ‘네이버컴(현 네이버)’을 창업해 정식으로 포털 사업을 시작했다. 2000년 김범수 카카오 의장과 의기투합해 네이버컴과 한게임을 합병, NHN을 출범했다. 네이버는 지식인, 카페·블로그 서비스 출시로 자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 당시 쟁쟁한 경쟁사였던 야후코리아와 라이코스, 엠파스, 다음과의 경쟁에서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현재 네이버 모바일 앱의 월간 활성 사용자 수는 3000만명 이상이며 검색 시장 점유율은 70%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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