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엔터 넥스트 10년] <3> 도전의 아이콘이 된 ‘NEW’..주가 관리는 ‘숙제’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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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훈 기자
입력 2019-05-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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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예상이나 했을까. 머리색부터 언어까지 그야말로 모든 것이 다른 '별에서 온 그대'를 문화로 사로잡게 되리라고.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은 전 세계 소년·소녀들을 춤추게 했고, 드라마 '태양의 후예' 송송 커플은 모든 '아이템'을 완판 시켰으며, 김용화 감독의 영화 '신과 함께'는 할리우드에 견줄 법한 CG 기술과 한국적 감성으로 K-무비 신드롬을 일으켰다. 이렇듯 음악, 드라마, 영화 등 한국 대중문화는 유튜브, 인스타그램, 트위터를 타고 글로벌 시장을 장악하고 있고 이러한 한류의 중심에는 '콘텐츠'의 중요성을 미리 깨친 한국 엔터사들이 있었다.

아주경제는 문화강국을 이끄는 주역, 엔터사의 현재 위치를 점검하고 미래 비전을 분석하고자 한다. 세계를 쥐락펴락하는 엔터산업을 위한 '투자 가이드', 이른바 <한국 엔터 넥스트 10년>이다.


김우택 넥스트엔터테인먼트 회장.[사진=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


“NEW가 도전과 신뢰, 재미와 감동의 아이콘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좋은 파트너들과 함께 새로운 시도를 멈추지 않겠다”

김우택 NEW(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 회장이 지난해 창립 10주년을 맞아 밝힌 각오다. NEW의 지난 10년 역사는 ‘도전’이라는 두 글자로 축약된다.

영화 투자·배급업계 후발 주자인 NEW는 가벼운 조직인 만큼 새로운 장르 시도 등 기존의 틀을 깨는 시도를 통해 롯데, CJ 등 대기업과 간극을 좁혀나가고 있다.

좀비물인 <부산행>,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모티브로 <변호인>, 넷플릭스가 투자한 <옥자>, 중국에서 매 회 1억뷰를 만들었던 드라마 <태양의 후예>까지. NEW는 차별화만이 살길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2013년에는 <7번방의 선물>, <변호인>, <신세계>, <감시자들> 등 6편 배급으로 3500만명을 돌파하면서 국내 영화배급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당시 영화 업계는 ‘대이변’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주주에게는 쓴 소리를 듣고 있다. 2017년과 2018년 히트작을 내지 못하면서 주가가 급락했기 때문이다. 한때 5000억원을 넘었던 시장가치도 1500억원대로 주저앉았다. 최근 2년간 실적도 적자 행보다.

지난해 창립 10주년을 맞아 공격적으로 투자했던 <안시성>과 <독전> 등이 손익분기점(BEP)을 넘는 수준에 머물렀고, <염력>과 <스윙키즈> 등 영화가 BEP를 넘기지 못하면서 영업 손실이 났기 때문이다.

11년차 NEW는 음악사업(뮤직앤뉴), 드라마사업(스튜디오앤뉴), 스포츠사업(브라보앤뉴), 글로벌판권유통사업(콘텐츠판다), 극장사업(씨네Q) 매니지먼트 등 사업 다각화를 통해 돌파구 마련에 나서고 있다.

김 회장은 “지난 10년간 기회가 주어질 때마다 새로운 도전을 거듭해 왔다. 개별 콘텐츠에 집중하며 한 분야씩 의미 있게 진출했고, 현재 6개의 사업부가 안정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사진=전자공시시스템]


◆‘승부사’ 김우택, 다음 행보는

김 회장은 영화 업계에서 이른바 ‘승부사’로 통한다. 36살의 나이에 메가박스 상무에 오른 그는 40살에는 쇼박스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이후 2008년에는 지금의 NEW를 창업했다. 그야말로 영화업계의 스타임에는 틀림없다.

4명의 직원으로 시작한 NEW는 불과 10여년 만에 직원 100명 매출액 1000억원 규모의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동안 1000만 관객 영화만 3편 만들어냈다. 사전제작으로 만든 드라마 태양의 후예는 첫 방송 전에 제작비 130억원을 뽑아내는 저력을 보이기도 했다.

NEW가 이처럼 성장한 배경에는 김 회장의 ‘유연한 리더십’과 ‘도전 정신’이 깔려있다. 그는 직원들이 재밌다고 한 영화는 적극 투자했다. 이같은 결정이 빛을 발한 것이 7번방의 선물 같은 영화다.

그는 영화를 넘어 드라마, 스포츠 사업 등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마구잡이식 늘리기는 아니다. 콘텐츠 제작이라는 동일 밑바탕에서 새로운 영역을 ‘NEW’스럽게 해나간다는 방침이다.

“배울 수 있겠다고 판단해서 태양의 후예를 제작하게 됐어요” 한 인터뷰에서 했던 김 회장의 말에는 NEW가 나갈 방향이 담겨있다.
 

[사진=NEW]


◆NEW, 주가 반등 열쇠는 ‘보좌관’

주주들은 직원의 맘과 같지 않다. 당장 올해 실적이 관심사다.

올해 실적을 가늠할 핵심은 6월 JTBC에서 방영되는 ‘보좌관’이다. 이미 시즌제로 2부까지 기획할 만큼 기대감이 크다. 한 편에 제작비만 8억원 가량을 투입한 하반기 최대 기대작이다.

태양의 후예, 미스 함무라비 등으로 드라마에서 재미를 본 NEW가 드라마에서도 다시 돌풍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이외 하반기 NEW는 범죄 스릴러 영화 <비스트>, 이계벽 감독과 차승원이 만난 <힘을 내요, 미스터 리>, 이충현 감독과 박신혜가 나오는 <콜>, 김래원, 공효진 주연 <가장 보통의 연애>, 마동석·박정민·정해인·염정아 주연 <시동> 등 라인업을 준비 중이다.

이효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밸류체인 하단에 있기 때문에 실적 반전이 되면 주가는 재평가 될 것”이라며 “보좌관과 다른 드라마 한편까지 방영됨으로써 실적 다변화에 긍정적이다”라고 말했다.

◆영화 배급사가 당구 콘텐츠에 투자?

NEW는 다음달 2일 세계 최초로 시작하는 프로당구 ‘PBA 투어’에 투자했다. 영화 배급사와 당구 콘텐츠는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도전을 즐기는 NEW의 새로운 분야라고 볼 수 있다. PBA 투어는 총상금 21억5000만원 규모이며, 남자 1부와 2부, 여자 LPBA 등 3가지 부문으로 나뉜다.

당구 부문은 스포츠를 담당하는 자회사 브라보앤뉴가 맡는다. 브라보앤뉴는 ‘LPGA 메디힐 챔피언십’, ‘LG ThingQ 아이스 판타지아’ 등 스포츠 이벤트 운영과 ‘광주 FINA 세계선수권대회’ 중계권 유통 및 스포츠 매니지먼트 등 사업을 한다. 지난해는 당구채널 ‘빌리어즈TV'를 인수하고 신규 사업에 힘쓰고 있다. 브라보앤뉴 지난해 매출액은 228억원이며, 아직 수익은 크게 발생하지 않고 있다.

브라보앤뉴는 당구선수 매니지먼트도 하고 있다. 국내랭킹 2위 김형곤, 5위 오성욱, 6위 강동궁, 7위 서현민, 11위 조건휘 등 선수가 소속돼 있다.

브라보앤뉴는 “PBA 프로당구리그 성공적인 운영을 통해 당구 산업 활성화에 힘쓰겠다”며 “2조원 규모의 당구산업 시장 확대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지난 2월 열린 프로당구출범선포식에서 장상진 브라보앤뉴 대표가 질문에 답을 하고 있다.[사진=프로당구추진위원회]


◆“방향은 맞다...속도 조절은 필요”

영화 배급만으로는 이제 한계에 달했다. 한국의 1인당 영화 관람편수도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에 NEW는 드라마, 스포츠 중계 등 다양한 사업으로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임성준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는 “영화 배급사는 이제는 국내 상영관이 아니라 이후에 IP(지적재산)가 중요한 시대”라며 “보는 사람 입장에서 예전처럼 TV와 극장, 이런 식으로 창구가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영화 배급사가 드라마를 하고 다른 방식의 콘텐츠를 만드는 게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이런 측면에서 작은 조직인 NEW는 유연하게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점이 유리하다. 과거 <부산행>의 경우 156개국 선판매부터 글로벌 리메이크 계약을 따내면서 이를 증명한 바 있다. 또 넷플릭스가 투자한 옥자의 한국극장 개봉, 악녀 미드 리메이크 등도 그 일환이다.

다만 드라마와 스포츠 중계, 음원 유통 등 공격적인 행보에 우려를 표하기도 한다. 대박 영화가 나오면 든든한 ‘캐시 카우’를 통해 다른 사업에도 힘을 실어줄 수 있지만 그 반대의 경우도 직면하기 때문이다. 최근 2년이 후자의 상황이다.

NEW 관계자는 “모든 계열사가 잠재적인 성장 가치를 바탕으로 공격적인 신규 사업을 하고 있다”라며 “콘텐츠 본질에 최우선 가치를 두고 새로운 시도를 멈추지 않으며 유연하게 협업하는 조직문화를 통해 엔터기업으로 가치는 동반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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