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연속 흑자 예다함상조, 본업 상조서비스 9년째 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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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보훈 기자
입력 2019-05-08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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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조업 특성 감안 필요하지만…손실곡선 ‘우상향’

  • 부동산·증권 등 투자 통한 영업외수익이 실적 이끌어

  • 자산운용에만 힘실어…4년간 대표이사 3번 교체도 부정적

예다함상조 최근 5년 실적 [아주경제 그래픽팀]



상조업계 자본금 1위, 5년 연속 흑자 경영을 내세우는 예다함상조에는 9년 연속 영업손실이라는 웃지 못 할 속사정이 존재한다. 창사 이래 단 한 번도 영업이익을 거두지 못한 예다함상조는 본업인 상조 상품 판매 대신 부동산, 증권 투자 등을 통한 영업외수익으로 흑자를 내고 있다. 영세 상조업체와 달리 폐업에 대한 위험성은 적지만, 대형 상조업체로서 그 방향성에 대해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금융감독원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예다함상조는 작년에도 14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09년 더케이라이프로 법인이 설립된 이후 9년 연속 손실이며, 최근에는 손실 폭이 더 커지는 추세다. 반면, 당기순이익은 5년 연속 흑자를 내고 있다. 상조 서비스 이외의 자산 투자를 통해 영업외수익을 늘리고, 영업손실을 메우는 방식이다.

예다함상조의 실적에는 상조업체만의 독특한 재무구조가 반영돼 있다. 상조업체 영업이익은 고객이 선수금을 납입한 시점이 아니라 십 수 년 뒤 장례 행사가 치러진 시점에서 발생한다. 이 때문에 상조업체는 상조 서비스 이외의 패키지 상품을 마련하고, 자산운용 등을 통해 부가수익을 창출한다. 주력 사업 실적을 나타내는 지표에서 손실이 발생해도 당기순이익에서 흑자를 달성할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같은 업계 특성에도 불구하고, 예다함상조는 일반 상조업체와 회사 운영 방향이 다른 것 아니냐는 시각이 존재한다. 교직원공제회가 자본금 500억원을 들여 상조업체를 만들었지만, 이는 상조 서비스에 대한 목적 보다는 자산운용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 않냐는 주장이다.

일례로, 직영 장례식장을 늘리고 있는 프리드라이프, 보람상조 등과 달리 예다함상조는 장례식장 확보에 큰 관심이 없다. 재향군인회에서 100% 출자한 재향군인회상조회도 장례식장을 운영 중이지만, 예다함상조는 일부 대학병원과 제휴 등을 통해 직영 장례식장을 대체하고 있다. 외부 물품 반입을 금지하는 장례식장에서는 만기 납입 이후에도 상조 서비스를 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직영 장례식장은 각 상조업체의 경쟁력으로 평가 받지만, 예다함상조는 자산운용에만 주력하고 있다.

상조업계 관계자는 “예다함은 아무래도 교직원공제회라는 뒷배가 있고, 별다른 영업활동을 안 해도 교직원이 가입하기 때문에 간절함이 일반 상조업체와는 다르다”며 “설립 조건이 까다로운 금융회사 대신 상조라는 업종을 투자처로 활용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예다함상조 관계자는 “일부 장례식장에서는 외부 물품 반입을 거부할 수 있기 때문에 상품 가입 전 고객이 물품 반입 가능 여부를 해당 장례식장에 확인해야 한다”며 “(직영 장례식장이 없어도) 대학 병원들과의 제휴를 통해 상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잦은 대표이사 교체를 바라보는 시선도 부정적이다. 예다함상조는 지난 4년간 4명의 대표가 회사를 이끌고 있다. 일년에 한 번씩 대표가 바뀐 셈이다. 상조업체는 긴 호흡으로 상조 상품을 개발하고, 장례 행사를 준비해야 하지만, 예다함의 경우 수시로 조직의 수장이 바뀌면서 한 번쯤 ‘거쳐가는 자리’로 비춰지는 측면이 있다.

다른 상조업계 관계자는 “공공기관에 보은성 인사를 하는 것도 아니고, 전문성을 검증할 틈도 없이 고작 1년 대표를 맡으면서 무슨 회사 발전이나 상조업 발전을 고민하겠냐”며 “당기순이익까지 적자인 업체보다야 낫겠지만, 조직 전체적으로 공무원 같은 무사안일주의 경향이 있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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