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고단한 中젊은층에 "당·조국 위해 희생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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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재호 특파원
입력 2019-04-30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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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4운동 100주년 연설, '애국주의' 강조

  • 학생들 앞장선 반봉건·반제국주의 운동

  • 청년층 원한 '희망의 메시지' 아냐 평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0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5·4운동 100주년 기념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CCTV 캡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학생 중심의 반제국주의·반봉건주의 운동이었던 5·4운동 100주년을 맞아 애국주의를 주입하는데 주력했다.

청년들의 용기 있는 봉기를 기념하는 날에 공산당 영도 체제의 정당성을 내세우며 국가를 위한 희생과 책임을 줄곧 강조했다.

경기침체와 취업난, 대출 부담 등에 시달리는 중국 젊은층이 원했던 희망의 메시지와는 거리가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 주석은 30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5·4운동 100주년 기념식에서 한 시간 넘게 연설을 했다.

5·4운동은 1919년 산둥성 조차권을 강제로 확보한 일제에 저항해 베이징 대학생들의 주도로 일어난 항일 운동이다. 이후 반제국주의 및 반봉건주의 운동으로 진화했다.

시 주석은 "올해는 5·4운동 100주년이자 중화인민공화국 성립 70주년"이라며 "5·4운동의 정신은 전면적 샤오캉(小康) 사회와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 건설, 중국몽(中國夢) 실현에 중대한 의의가 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5·4운동은 우리 민족 정신의 핵심인 애국주의를 배양했다"며 "애국주의는 중화민족의 핏줄을 따라 흘러 없앨 수도, 사라질 수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5·4운동으로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마르크스주의 기치 아래 모여 1921년 중국 공산당이 성립됐다"며 "마르크스주의와 중국 공산당의 영도가 있어야 중국 인민이 진리를 추구할 수 있다는 게 역사적으로 증명됐다"고 주장했다.

시 주석은 "80년 전 마오쩌둥(毛澤東) 동지는 '중국의 청년 운동은 훌륭한 혁명 전통이 있으며 이 전통은 영원히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며 "신시대 중국 청년 운동의 주제와 방향, 사명은 중국 공산당의 영도를 견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청년들의 인생 목표와 직업 선택은 다를 수 있지만 개인이 조국과 인민 속에 녹아들어야 더 나은 인생 가치를 실현할 수 있다"며 "조국의 요구와 인민의 이익을 벗어난다면 점점 더 협소한 세계로 빠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신시대 청년은 △원대한 이상을 품고 △위대한 조국을 사랑하며 △시대적 책임을 감당하고 △스스로를 단련해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주문했다.

시 주석은 "신시대 중국 청년은 당을 따르고 조국을 위해 기여해야 한다"며 "애국주의의 위대한 기치가 언제나 가슴 속에서 펄럭이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청년을 사회주의 건설자와 계승자로 키워내는 것은 당과 국가의 운명이 달린 중요한 전략적 임무"라며 "나도 청년들에게 더 다가가고 의견을 경청해 소울메이트가 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 주석의 이날 연설에 중국 청년들이 얼마나 호응할 지는 미지수다.

바링허우(八零後·1980년대 이후 출생자)와 주링허우(九零後·1990년대 이후 출생자)로 불리는 중국의 젊은층은 삶이 각박해 연애·결혼·출산을 포기했다고 토로한다.

올해 대졸 구직자는 834만명으로 사상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중국에서도 청년 실업은 만성적인 사회 문제가 됐다. 여기에 미·중 무역전쟁 등으로 중국 경제가 악화하면서 일자리가 더욱 줄어들고 있다. 대졸자들의 1인당 평균 부채는 12만 위안(약 2100만원)에 달한다.

베이징 소식통은 "5·4운동은 100년 전의 중국 청년들이 조국을 위해 분연히 떨쳐 일어나며 시작된 신문화 운동"이라며 "이를 기념하는 날에 시 주석 등 중국 수뇌부가 현 시대의 청년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했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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