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래의 소원수리] 육군·KAI 소송... "상생 아닌 '상납'인가 하는 의구심"

김정래 기자입력 : 2019-04-26 10:02
'정량평가' 하자며 시작된 소송, 정작 '정성평가'에 매달린 형국
"세금이 투입된 공적 문서다. 제출하라."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한화에어로스페이스측 대리인

"별도로 행정소송을 제기하라."
육군측 대리인

수리온 사고 책임공방을 둘러싸고 법적 공방을 벌이고 있는 원고 육군과 피고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벌이는 입씨름이다.

쟁점은 '수리온 사고 조사 보고서'

사단은 2015년 12월 전북 익산시 인근을 비행하던 수리온 4호기가 불시착하면서 시작됐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관련 손실액만 194억원에 달했다. 소송가액은 171억1000만원이다.

KAI를 비롯한 피고측은 사고 원인 책임 소재의 '투명성'을 위해서, 원고인 육군은 '국가기밀'을 이유로 각각의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법리적으로만 봤을 때, 우위에 서는 쪽은 육군이다. 실제로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7부 진상범 부장판사가 피고측의 주장을 받아들여 사고 조사 보고서 제출을 육군에 명령했으나, 육군은 이를 거부했다. 명분은 역시 '국가기밀'이었다.

현역인 한 군 법무관은 "기밀자료를 공개했을 때 달성될 수 있는 이익보다 손해가 큰 자료라면 육군이 거부해도 상관없다"며 "다만, 재판에서 다소 불이익을 받는 것은 감수해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방산업계들은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있다. 산업의 특성상 소송을 하게되면 '대한민국'과 시시비비를 가려야되는 데 매번 이 같은 일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민사소송의 입증 책임은 '돈을 달라'라고 주장하는 원고에게 있다. 그러나 수리온 재판에서 보듯이 원고가 육군, 즉 대한민국이되면 사정이 달라진다. 얼마든지 국가기밀을 이유로 입증 자료 제출에 대한 취사선택을 할 수 있다.

'자료제출 거부로 인한 불이익' 역시 재판장 재량 사항이라, 소송 결과에 미치는 영향을 가늠하기 어렵다.

잘잘못에 대한 '정량평가를 해보자'라며 소송이 시작됐는데, 정작 수리온 사고 조사 보고서처럼 '정량평가'는 쏙 빠지고, 재판장 재량이라는 '정성평가'에 재판 결과가 달린 형국이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군 당국과 방사청 등이 항상 상생을 외치지만, 책임 공방이 벌어지면 국가기밀이라며 민사재판에서 입증 책임조차 확실히 이행하지 않는 게 현실이다"며 "이건 상생이 아니라 상납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한탄했다.

 

수리온. [사진=K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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