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유화학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2009년에 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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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훈 기자
입력 2019-04-17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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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사진=금호석유화학]


"저는 앞으로 사사로운 감정보다는 그룹과 금호석유화학의 임직원 및 주주의 이익 보호를 최우선으로 할 것입니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이 지난 2009년 8월 임직원에게 보낸 편지 내용 중 일부다. 당시 박 회장은 대우건설 인수 등에서 형인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의견 차이를 보이면서 대립각을 세웠다.

박찬구 회장은 형인 박삼구 회장에게 해임당하면서, 금호석유화학이라도 그룹 재무위기에서 구하겠다며 결단을 내렸다. 박찬구 회장은 전재산을 털어 금호석유화학 지분을 확보했고, 이후 금호아시아나그룹과 다른 노선을 걷고 있다. 결과적으로 이 선택은 지금도 '신의 한수'라고 평가받고 있다.

10년이 지난 2019년. 시장에서 금호석유화학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지 않을까 조심스런 예측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내실경영'을 펼치는 박찬구 회장이 그런 결정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실제 금호석유화학도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대해서 절대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17일 "보유지분의 가치 극대화를 통한 주주가치제고를 위해 모든 상황을 신중히 살피겠다"고 공식 입장을 전했다. 이는 박찬구 회장이 10년전에 임직원에게 했던 말과 거의 다른게 없다.

또 금호석유화학은 "아시아나항공 인수건에 참여할 의사가 없으며, 자금력있는 건실한 대기업이 인수해 하루빨리 경영정상화가 되기를 희망한다"며 "인수를 검토하지도 않고, 계획도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금호석유화학은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 분리되면서 독자적인 길을 걸어왔다. 박찬구 회장은 10년간 내실경영을 펼치면서 화학그룹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힘썼다. 이에 2009년 매출액 2조8016억원, 영업이익 1161억원이었던 금호석유화학은 10년만에 매출액은 5조5849억원, 영업이익은 5546억원의 기업으로 성장했다. 매출액은 약 100%, 영업이익은 약 370% 늘어난 수치다.

즉, 10년간 대표이사로 경영에 참가하면서 '내실경영'을 펼친 박찬구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라는 공격적인 경영을 갑자기 펼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 재계 중론이다.

이에 가능성이 높은것은 금호석유화학이 보유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지분(11.98%)을 매각하는 시나리오다. 현재 금호석유화학이 보유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지분 가치는 2000억원대로 치솟았다.

이 지분을 매각하고, 기존 현금성자산을 통해 '글로벌 리딩 화학그룹' 목표 달성에 초점을 맞출 전망이다. 이 자금은 화학계열사인 금호피앤비화학, 금호미쓰이화학 등의 고부가가치 제품 라인업 증설투자 등에 들어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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