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코스트 추모공원처럼…효창공원 "일상 속 추모공간으로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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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 기자
입력 2019-04-10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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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축구역사 산실 ‘효창운동장’ 보존하되 체육계 등 관련 의견 수렴해 세부계획 확정

  • 일제 훼손 옛 ‘효창원’ 공간 회복…손기정 체육공원 과 역사·문화거점 연결

  • 주민과 대시민 공론화 거쳐 최종계획안 확정…2024년 준공

효창공원이 독일의 홀로코스트 추모공원처럼 일상 속 추모공간으로 재탄생한다. 백범 김구 등 독립운동가 7인의 묘역은 '일상 속 성소'로 탈바꿈하고 지역사회와 공원을 단절시켰던 담장을 없애 미래 세대들이 자유롭게 뛰놀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확장한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하루 앞둔 10일 효창공원 백범김구기념관에서 '효창독립 100년 공원 구상안'을 발표했다.

박 시장은 “효창공원을 향후 100년을 내다보는 서울의 대표적인 독립운동 기념공원으로 조성하겠다”며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독립운동의 역사와 정신을 기억하고 추모하며 미래 세대가 뛰어 노는 새로운 명소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16만924㎡(4만8680평) 규모의 효창공원은 애초 조선 정조의 장자 문효세자의 묘역인 '효창원'이 있던 자리로, 일제는 이곳에 골프장과 유원지를 짓고 묘역을 고양시 서삼릉으로 옮겼다. 이 과정에서 규모가 3분의 1로 줄고 도로도 단절됐다.

해방 후 백범 김구 선생이 이곳에 독립운동가 묘역을 조성하면서 김구 선생 자신을 포함한 이봉창, 윤봉길 등 독립 운동가 7명이 이곳에 잠들었다.

서울시는 이러한 효창공원의 역사적 의미를 되살리고 시민의 일상 공간으로 탈바꿈시킬 계획이다. 그간 참배객 위주로만 효창공원을 찾을 뿐 시민들에게는 잊혀진 공간이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독일 홀로코스트 추모공원, 파리 도심 페르라셰즈 묘지공원처럼 일상에서 역사를 마주하며 추모하는 명소로 조성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먼저 그간 철거가 검토됐던 공원 내 효창운동장은 보존하되 리모델링을 추진한다. 국내 최초 국제축구경기장이란 의미를 되살려 전면 개보수를 거칠 예정이다. 공원 출입구와 맞닿아 있는 축구장 하부에는 1만5000명의 독립운동가 기념공간을 조성해, 특정일마다 관련 인물을 조명하는 공간으로 운영한다.

독립운동가 묘역은 접근성을 개선해 시민들이 쉽게 방문할 수 있는 일상 속 추모공간으로 바꾼다. 추모와 일상이 공존하는 독일의 ‘유대인 학살 추모공원’, 쇼팽, 오스카와일드 등 유명인이 안장된 파리의 아름다운 도심 공원인 ‘페르라셰즈 묘지공원’ 같은 공간으로 만든다는 목표다.

아울러 내년 4월에는 효창공원 남쪽에 이봉창 의사 기념관이, 6월에는 도보 15분 거리에 손기정 체육공원이 준공된다. 서울시는 이러한 주변 시설을 '확장된 공원' 개념으로 연결하겠다고 전했다.

용산구의 ‘효창100년길 조성사업’과 연계해 지역사회와 공원을 단절시켰던 폐쇄적인 담장을 없애고 잔디밭을 지나 자연스럽게 공원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한다.

이번 효창공원 구상(안)은 확정된 계획이 아닌 향후 구체적인 논의를 위한 밑그림이다. 최종 계획안은 시, 국가보훈처, 문화재청, 용산구, 독립운동 관련분야, 축구협회, 지역주민 등이 참여하는 ‘효창독립 100년포럼’에서 토론회, 심포지엄, 주민참여프로그램 등 대시민 공론화 과정을 거쳐 마련된다.

2021년 착공에 들어가 2024년 준공할 계획이다.

 

[기존 효창운동장 벽면을 활용한 축구 기념물 조성 예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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