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다른 무엇도 아닌 사회주의" 시진핑, 체제 위기 느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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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재호 특파원
입력 2019-04-01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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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관영매체, 習 6년전 발표문 일제히 재게재

  • 국가자본주의 등 표현 틀렸다, 사회주의일 뿐

  • 대외개방·자유무역 강조 속 정체성 훼손 우려

[사진=신화통신]

"중국 특색 사회주의는 다른 무슨 주의도 아닌 사회주의다. 과학적 사회주의의 기본 원칙을 견지하되 시대 조건을 반영해 '중국 특색'을 부여한 것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집권 직후인 지난 2013년 1월 5일 공산당 중앙위원 및 후보위원과의 토론회에서 강조한 내용이다.

공산당 이론지인 구시(求是)와 당 기관지 인민일보, 관영 신화통신 등은 일제히 6년 전 시 주석의 이 발표문을 1일 머릿기사로 게재했다.

미·중 무역전쟁에 대한 반작용으로 대외개방을 지나치게 강조하면서 체제가 변질·왜곡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조치로 해석된다.

자유무역의 수호자를 자처하면서도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의 정체성 훼손을 경계하는 수뇌부의 고민이 묻어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시 주석은 발표문에서 "한 국가가 어떤 주의를 실행하는 데 있어 관건은 직면한 역사적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지 여부"라며 "역사와 현실은 사회주의만이 중국을 구하고 발전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최근 국내외에서 중국이 사회주의 국가인지 의문을 제기하는 여론이 있다"며 "자본사회주의, 국가자본주의, 신(新)관료자본주의 등을 얘기하지만 이는 모두 완전히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어떤 개혁과 개방을 하든지 우리는 중국 특색 사회주의의 길을 갈 것"이라며 "이론체계와 제도를 견지하는 게 중국 특색 사회주의로 승리를 쟁취할 수 있는 기본 조건"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개혁개방 이전과 이후의 체제를 비교하는 것도 무의미하다고 부연했다. 시대 상황을 반영해 개혁과 개방의 길로 들어섰지만 사회주의라는 기본 체제는 변함이 없다는 주장이다.

최근 수년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 및 미국 우선주의에 맞서 중국은 자유무역과 다자무역의 수호자라는 이미지를 강조해 왔다.

특히 지난해 미·중 무역전쟁이 발발한 뒤에는 갈등 해소를 위해 과감한 개방 조치를 내놓고 있다. 이 같은 일련의 행보가 사회주의 국가로서의 정체성을 흔들고 있는 게 사실이다.

중국 관영 매체들이 시 주석의 과거 발표문을 다시 게재하며 경각심을 불어넣게 된 배경이다.

시 주석은 '중국 붕괴론'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그는 "소련 해체와 동유럽 격변 속에 중국도 쇠약해질 것이라는 '중국 붕괴론'이 지속돼 왔다"면서도 "중국은 붕괴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국력은 더 강해지고 인민의 생활 수준도 향상됐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소련이 왜 해체되고 소련 공산당은 왜 붕괴됐는가. 의식 영역의 투쟁 때문에 소련의 역사와 레닌, 스탈린이 부정되고 사상 체계가 문란해진 탓"이라며 "앞선 이의 실패를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체제 붕괴를 막기 위해 스스로 자신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주문이다.

그는 "우리 사회주의 제도의 우월성이 갈수록 명확해지고 우리의 발전이 세계에 미치는 영향력도 더 커질 것이라는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사회주의 제도의 공고화와 발전을 위해서는 긴 역사적 단계가 필요하며 수십 대(代)에 걸쳐 노력해야 한다'는 덩샤오핑(鄧小平)의 과거 발언을 인용하며 "현재의 우리와 미래 세대의 노력은 공산주의 실현이라는 큰 목표를 향한 것"이라고 독려했다.

그는 "어떤 이들은 공산주의에 대해 기대할 순 있지만 이루기는 어렵다고 얘기한다"며 "동요하지 않고 우리의 길을 걸어가야 공산당 창당 100주년에 전면적 샤오캉(小康) 사회를 이루고 신중국 성립 100주년에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을 건설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글을 끝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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