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진핑 유럽순방 3대 관전포인트…"일대일로가 1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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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 기자
입력 2019-03-18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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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①이탈리아와 일대일로 MOU 체결

  • ②교황과의 만남 '깜짝' 성사될까

  • ③ 미·중 무역전쟁 속 유럽 끌어안기 행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아주경제DB]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올해 첫 해외 순방지로 유럽을 선택했다. 이는 중국의 유럽에 대한 지지를 충분히 보여준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이 앞서 8일(현지시각)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기자회견에서 오는 21일부터 26일까지 5박6일간 이어질 시진핑 주석의 유럽 순방에 대한 의견을 내놓은 것이다. 시 주석의 유럽 순방의 관전 포인트를 세 가지로 짚어본다.

◆ '일대일로' 우군 확보하기···이탈리아와 MOU 체결

이탈리아가 서방국 우려에도 불구하고 중국 신실크로드 경제권 구상 전략인 일대일로(一帶一路) 참여하기로 한 게 단연 첫 손으로 꼽힌다.

시 주석은 이탈리아 방문 기간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와 이탈리아의 일대일로 참여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계획이라고 앞서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언론들이 앞서 보도했다.

현재 유럽에서는 그리스, 헝가리 등 일부 중부·동유럽 국가만 일대일로에 참여하고 있다. 이탈리아가 일대일로에 동참하면 주요 7개국(G7) 중에서는 처음인만큼 상징적 의미가 크다. 장기적인 경제 침체를 겪고 있는 이탈리아로서는 일대일로에 참여해 중국과의 교역과 투자를 활성화하려는 목적이 크다. 

MOU 초안 내용도 17일(현지시각) 현지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의 자금 지원을 받아 공동 사업을 하고, 도로와 철도, 교량, 민간항공, 항만, 에너지, 통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한다는 조항이 포함됐다.

특히 중국 주도로 출범한 다자간 투자은행인 AIIB를 통해 사업 자금을 지원받는다는 조항이 눈에 띄는 대목이다. AIIB는 국제기준에 따라 대출을 제공하는 만큼 중국개발은행이나 중국수출입은행 등 중국 정책은행으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는 것보다 자금 불투명성 등과 관련한 논란을 줄일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사실 이탈리아의 일대일로 참여에 대해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우려를 표명해 왔다. 서방국들은 그동안 일대일로가 중국의 전략적, 군사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신식민주의 구상이다, 참여국을 빚더미에 앉히는 '부채 함정 외교’라고 비판해왔다. 이탈리아가 일대일로에 참여하면 서방으로 세력을 넓히려는 중국의 ‘트로이 목마’가 될 수 있다고 경계하고 있는 것이다.

​◆ 교황과의 만남 '깜짝' 성사될까

프란치스코 교황. [사진=아주경제DB]


두 번째 관전 포인트는 시진핑 주석과 프란치스코 교황과의 만남 성사 여부다.

앞서 12일 홍콩 명보는 이탈리아 현지 매체 등을 인용해 시 주석이 바티칸을 찾아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날 가능성을 제기했다. 시 주석의 이탈리아 방문 시기와 겹치는 이달 21~23일 교황의 일정표가 이례적으로 비어있다는 사실이 공개되며 이러한 관측을 낳은 것. 만약 시 주석이 프란치스코 교황과 만나면 이는 중국 공산당 최고 지도자와 교황의 역사적인 첫 만남이 된다. 

17일 로이터통신은 로마 교황청 고위 관료를 인용, 프란치스코 교황은 시 주석을 만날 용의가 있다고 밝혔지만 아직 중국 정부가 공식적인 면담 요청을 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아직 면담 일정은 잡히지 않았지만 막판 '깜짝' 추가될 가능성이 잇다고 내비쳤다.

최근 신장위구르자치구 수용소 등 인권, 종교 탄압 문제 등에서 국제사회의 중국에 대한 비판이 고조된 가운데 시 주석과 교황간 만남이 이뤄지면 이는 중국의 인권 탄압 등 이미지를 개선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실제 성사될지는 여전히 여전히 불투명하다. 이탈리아 현지 언론 코리에레델라세라는 시 주석이 중국과 수교 관계를 맺지 않은 바티칸 최고 지도자인 교황과 만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전망했다.

이탈리아와의 일대일로 협력을 최우선으로 두고 있는 중국으로선 국제사회 관심이 교황과의 만남에 더 쏠리는 게 껄끄러울 수 있다는 것. 이밖에 미·중 무역전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교황을 만나 미국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셈법도 작용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중국은 지난 1951년 바티칸이 대만을 정부로 인정한 것을 이유로 공식 외교관계를 파기했다. 1980년대부터는 교황청 승인 없이 독자적으로 주교를 임명하며 바티칸 교황청과 갈등을 빚어왔다. 하지만 2013년 프란치스코 교황이 즉위한 이래 중국과 바티칸간 관계 회복은 급 물살을 탔다. 특히 지난해 9월 중국과 바티칸은 양국 관계의 걸림돌로 작용하던 주교 임명과 관련한 합의에도 서명하며 단절된 외교관계가 복원되는 건 시간문제라는 전망이 나왔다. 

◆ 미·중 무역전쟁 속 유럽 끌어안기 행보

마지막으로 시 주석의 유럽 '끌어안기' 행보다. 무역전쟁으로 미국과 갈등을 빚는 중국으로선 유럽이 최소한 미국 편에 서지 않고 중립적 입장이라도 취해주길 바라고 있는 상황이다. 

왕이 국무위원도 앞서 양회에서  "유럽이 근본적, 장기적 이익에 기반해 대중정책의 독립성·안정성·긍정성을 유지하고 중국과 함께 각 영역에서 상호협력을 심화하고 국제규범을 수호하고 세계평화 수호를 위해 기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과 유럽은 다자주의 수호, 일방주의·보호주의 반대와 관련해 공통된 입장을 가지고 있다"며 "중국은 유럽과 대화와 소통을 강화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 돌아가는 분위기는 심상치 않아 보인다. 유럽연합(EU)은 앞서 12일 발표한 새 중국전략보고서에서 중국을 “경제적 경쟁자이자 체제 경쟁자(systemic rival)”라고 규정하며 중국 견제 움직임을 보였다. 해당 보고서는 시 주석의 유럽 순방 하루 전날인 21~22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연례 EU 정상회의 테이블에도 올려질 예정이다. 

시진핑 주석이 이번 유럽 순방에서 EU를 우군으로 확보하기 위해 어떤 제스처를 취할지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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