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총기난사 테러범, '충격적 범행동기'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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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기자
입력 2019-03-15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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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의자, 범행동기 담긴 74페이지 분량의 선언문... "백인위해 침략자 공격한 것"

뉴질랜드 남섬 최대 도시 크라이스트처치의 마스지드 알 누르 모스크 등 2곳의 모스크에서 15일(현지시간) 총격 사건이 발생한 직후 경찰 인근 도로를 통제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49명의 생명을 빼앗고 50여명을 부상케 한 뉴질랜드 이슬람사원 총기테러의 범행 동기가 ‘이민자 혐오’에서 비롯된 것으로 드러났다.

15일 호주 데일리 메일 등에 따르면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이슬람사원 2곳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의 용의자인 브렌턴 태런트는 범행 수 시간 전 자신의 계획을 담은 선언문을 온라인에 공개했다.

‘대전환(Great Replacement)’이라고 이름을 붙인 이 선언문은 분량이 무려 74페이지에 달하며, 자신의 불만 사항과 테러 장소를 선택한 이유, 테러의 영감을 받은 근원지 등이 기술돼 있었다.

그는 자신을 노동자 계층의 평범한 호주 백인 가정에서 태어난 남성이라고 소개하면서 이번 테러는 자신과 같은 백인의 미래를 위해 실행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침략자(이민자)들에게 우리의 땅이 결코 그들의 땅이 될 수 없고 우리 고국은 우리의 것임을 보여주기 위해 공격을 결심한 것”이라며 “한 명의 백인이라도 살아 있다면 그들은 결코 우리의 땅을 정복할 수 없다고 보여주기 위함”이라고 범행 동기에 대해 재차 강조했다.

태런트는 자신의 범행이 브레이비크에게 영감을 받은 것이라고도 했다. 브레이비크는 2011년 노르웨이 집권 노동당의 청소년 캠프 총기 난사로 77명의 목숨을 빼앗은 테러범이다.

태런트는 “공격을 계획하고 훈련하기 위해 뉴질랜드로 왔다”며 “뉴질랜드처럼 세계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지역조차 대규모 이민에 자유롭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이 나라를 공격 장소로 정했다”고 말했다.

선언문에 따르면 그는 특정 단체에 가입하진 않았지만, 많은 국수주의적 단체들과 접촉을 하거나 기부를 한 바 있다.
 

뉴질랜드 남섬 크라이스트처치의 이슬람 사원에서 15일(현지시간) 발생한 총격 사건의 범인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차량을 운전해 이슬람 사원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라이브 영상으로 중계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범행 장소를 크라이스트처치 알 누르 이슬람사원과 린우드 이슬람사원으로 결정한 것에 대해서는 “훨씬 더 많은 침략자가 있기 때문”이라고 태런트는 설명했다.

태런트는 “나의 행위를 굳이 규정하자면 ‘테러’가 될 수 있겠지만, 나는 나의 행동이 점령군에 대한 게릴라 행위라고 생각한다”며 “나의 행위로 이민자 문제에 대한 사회적 담론이 일어나길 바란다”고 전했다.

태런트는 이 같은 선언문을 인터넷에 올렸으며, 그는 헬멧에 부착된 카메라를 통해 범행 장면을 생중계한 인물로도 의심받고 있다. 그는 차량을 운전해 이슬람 사원으로 이동하는 과정과 차량 트렁크에서 소총을 꺼내 들고 사원에 진입해 난사하는 장면 등을 자세히 전했다.

가디언과 BBC 등 주요 외신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총격 사건은 15일 1시 40분경 오후 기도시간에 발생했다. 장소는 크라이스트처치 헤글리공원을 마주한 마스지드 알 누르 모스크와 린드우드 외곽에 있는 린드우드 모스크, 두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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