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북한 '선동' 흔들려…북미회담 결렬 소식은 스마트폰 때문에 알렸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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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연 기자
입력 2019-03-11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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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영호 전 주영국 북한대사관 공사

  • "김정은 서한, 상호 모순되는 내용…북한 선전·선동분야 흔들리고 있다"

  • "북미회담 결렬 소식 알린 것 주목…10만여명 스마트폰 사용과 관련"

태영호 전 주영국 북한대사관 공사[연합뉴스]


태영호 전 주영국 북한대사관 공사가 북한의 최고지도자들을 우상화하는 작업인 선전·선동분야가 흔들리고 있다는 주장을 내놨다.

11일 태 전 공사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제2차 전국당초급선전일군대회' 참가자들에게 보낸 서한 '참신한 선전선동으로 혁명의 전진동력을 배가해 나가자'를 근거로 들면서 "서한에는 새로운 내용들이 호상 모순되는 관계속에 병존해 있다"면서 "북한의 선전·선동분야가 흔들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서한은 제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처음으로 공개된 메시지다.

태 전 공사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가장 눈에 띄는 것이 김정은이 '수령의 혁명 활동과 풍모를 신비화하면 진실을 가리게 된다'면서 수령신비화를 반대했다"며 "이와 함께 '선전선동 교양에서 핵심은 김씨일가에 대한 위대성 교양'이라고 강조한 것은 모순되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선전선동 교양의 핵심이 위대성 교양이라면 결국 수령을 신비화하라는 것인데, 이러한 모순되는 방향이 선전선동 분야(의) 일꾼들로 하여금 갈피를 잡기 힘들게 할 것"이라면서 "또 김정은은 서한에서 북한 선전선동 사업이 형식주의에 빠져 있으니 객관적 현실을 인정하라고 했는데, 그러면서도 현 정세평가에서 '모든 것이 목적하는 바 그대로 되어가고 있다'고 북한의 힘든 형편을 부정했다"고 지적했다.

태 전 공사는 서한에서 '수령을 신비화하지 말라'고 언급한 것은 긍정적이라고 했다.

그는 "김정은은 이미 2012년 등극하면서 당 규약 등에서 김일성과 김정일을 신과 연결시키는 것을 반대한 바 있다"며 "김정은은 2013년 북한에서 헌법보다 위에 있는 '당의 유일사상체계확립의 10대 원칙'을 '당의 유일적령도체계확립의 10대 원칙'으로 수정하면서 수령의 교시를 '신조화해야 한다'는 표현을 고친 바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2013년 북한 군부대를 방문하면서 군부대 병실과 회의실에 대원수복을 입은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초상화를 보고 '현실에 존재하지 않았던 수령의 모습을 인위적으로 형상해 선전하면 안된다'고 했다"며 "결국 북한 노동당은 군부대와 군인가족들의 집에 걸어 놓게 했던 대원수복 차림의 김일성·김정일 초상화를 내리고 양복을 입은 김일성과 잠바를 입은 김정일의 모습이 담겨진 태양상초상화를 걸어놓도록 했다"고 말했다.

다만 태 전 공사는 "이번에 김정은이 수령을 신비화하지 말라고 지시했으나 당 선전선동분야의 기본 과업이 김씨일가의 위대성교양으로 남아 있는 한 김씨일가에 대한 신격화, 우상화사업은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태 전 공사는 북한의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복원과 관련해 "당장 미사일이나 위성발사와 같은 도발로 돌아설 기미는 없어 보인다"고 했다.

그 근거로 최근 북한의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선거를 들며 "김정은이 대의원투표에 웃는 모습으로 참가하는 등 최근 행보에서 태연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갑자기 미사일이나 위성을 발사하면서 정세를 긴장시키면 북한 주민들도 갑자기 무슨 일이 있었는가 하고 심리적 혼란 상태에 빠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북한 주민들에게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소실을 간접적인 방법으로 나마 전하는 것은 주목할만한 하다"면서 "현재 해외에 북한노동자들을 비롯해 거의 10여만명이 나가 매일 스마트폰으로 세계 소식을 접하고 있는 현실을 무시할수 없었던 사정과 관련된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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