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단은 지난 17일 프랑스 에비앙레뱅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기간 이탈리아 총리실이 공개한 사진이었다. 사진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멜로니 총리가 호텔에서 나란히 앉아 미소를 띤 채 대화하는 모습이 담겼다. 두 정상은 한때 가까운 관계로 평가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교황 레오 14세 비판과 이탈리아의 이란 전쟁 지원 거부 등을 계기로 관계가 냉각된 상태였다.
G7 회의 기간 두 정상은 여러 차례 대화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멜로니 총리도 회의 뒤 자국 기자단에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에는 변함이 없다”며 “서로 비난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상회의 직후 공개된 트럼프 대통령의 인터뷰가 분위기를 바꿨다.
이탈리아 방송사 La7은 18일 트럼프 대통령 인터뷰 내용을 공개했다. La7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멜로니 총리가 자신과 사진을 찍기 위해 간청했다”고 말했다. 그는 “멜로니는 나와 대화한 것을 기뻐했다”며 “나는 굳이 그럴 필요가 없었지만, 그가 안쓰러워 사진 촬영에 응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트루스소셜에 멜로니 총리가 사진 촬영을 거듭 요청했다는 취지의 글을 올리며 “미국이 이란 군대를 무찌른 지금 멜로니는 지지율을 올리기 위해 다시 나와 친구가 되고 싶어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멜로니 총리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내 지지율은 당신이 상관할 일이 아니니, 당신 것에 집중하기를 권한다”고 맞받았다.
정상 간 공개 충돌이 이어지자 이탈리아 정치권도 반발했다. 안토니오 타야니 이탈리아 외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멜로니 총리뿐 아니라 이탈리아 전체를 모욕한 것”이라며 22~23일 미국에서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만나려던 일정을 취소했다. 여야 인사들도 “이탈리아가 공개적으로 모욕당할 이유는 없다”며 멜로니 총리를 옹호했다.
이번 충돌은 G7 정상회의가 서방 결속을 다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와도 배치된다. 미국·이란 전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동시에 이어지는 상황에서 G7은 공동 대응을 강조하려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 발언이 오히려 동맹국 간 균열을 부각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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