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북미정상회담]中 "우리 희망대로 흘러간다"…평화협정 참여시점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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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재호 특파원
입력 2019-02-27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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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노이회담 성공기원, 中 '역할론'도 강조

  • 예의주시 속 대북 영향력 유지 방안 모색

  • 미·중 무역협상 부담, 당분간 관망세 지속

[사진=신화통신]

중국은 표면적으로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을 기원하면서 비핵화 관련 '역할론'도 강조하고 있다.

이번 북·미 핵 담판이 진전을 이룰 경우 향후 평화협정 체결 및 다자협상에 참여할 시점을 놓고 고민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미·중 무역협상이 진행되는 와중에 북한과 지나치게 밀착하는 것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 당분간 관망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27일 중국 중앙텔레비전 CCTV와 중국신문망 등 관영 매체들은 이날부터 이틀간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2차 북·미 정상회담 관련 소식을 쏟아냈다.

중국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용 열차편으로 자국을 종단해 베트남으로 향하는 내내 입을 닫고 있다가 김 위원장의 하노이 도착 뒤 언론 통제를 해제한 모습이다.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는 진메이화(金美花) 지린성 사회과학원 동북아연구센터 소장의 기고문을 통해 "하노이 회담은 지난해 싱가포르 회담 때보다 더 많은 구체적 성과를 내놔야 한다"며 "한반도 미래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안정의 실현을 추구한다"며 "하노이 회담이 성공적으로 개최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응원하는 한편 그동안의 비핵화 성과와 관련해 중국의 역할도 강조했다.

루 대변인은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등 일련의) 사태가 중국이 주장하고 희망했던 방향대로 발전하고 있는 게 기쁘다"며 "앞으로도 이 같은 역할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시위(楊希雨) 중국국제문제연구원 연구원은 기자와 만나 "중국은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북·미 간의 소통 채널 및 중개자 역할을 수행했다"며 "중요한 문제에 대한 건의자였으며 이를 추진하는 데 도움을 줬다"고 평가했다.

중국이 주창한 쌍중단(雙中斷·북한 핵 실험 및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과 쌍궤병행(雙軌竝行·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협정 동시 추진)에 대한 언급이다.

이번 하노이 회담에서 어떤 결과가 도출될지에 대해서는 중국 내 전문가들의 의견도 갈린다.

장바오후이(張泊匯) 홍콩 링난대 교수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의 인터뷰에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 대신 핵·미사일 프로그램과 영변 핵 시설 동결 합의에 그칠 것"이라며 "북한은 당분간 핵 보유국으로 남게 된다"고 전망했다.

반면 정지융(鄭繼永) 푸단대 교수는 관영 글로벌타임스를 통해 "이번 회담은 일반적인 예상을 뛰어넘을 것"이라며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하노이 회담의 성과가 평화협정 체결이나 다자협상 체제 가동 등의 논의로 이어질 경우 중국도 참여 시점 조율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네 차례에 걸친 김 위원장의 방중으로 '차이나 패싱' 논란이 불식된 이후에도 중국은 북·미 비핵화 협상에 직접 개입하는 걸 자제해 왔다.

하지만 한반도 내 지분 유지를 바라는 중국이 비핵화 마지막 단계까지 뒤로 물러나 있을 가능성은 낮다. 중국은 한국전쟁 정전협정 서명 당사국이기도 하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도 "일이 잘 돼서 우리가 목표에 도달한다면 정전협정을 끝내는 평화협정에 서명하게 될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중국도 그 일원"이라고 말한 바 있다.

현재 진행 중인 미·중 무역협상은 비핵화 이슈에 대한 중국의 입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 베이징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부과 위협을 간신히 피해 협상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미국을 자극할 정도로 북한과 밀착하거나 비핵화 문제에 관여할 것 같지는 않다"면서도 "미·중 무역협상의 결과에 따라 한반도 정세가 요동칠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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