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구호품 반입 두고 유혈충돌..마두로, 콜롬비아와 단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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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입력 2019-02-24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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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3일 베네수엘라 국경 지역서 군-시위대 충돌

23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콜롬비아 국경 근처에 반마두로 시위대들이 모여 있는 모습 [사진=AP·연합뉴스]


‘한 나라 두 대통령’이라는 초유의 혼란에 직면한 베네수엘라에서 유혈사태 우려가 급격히 고조되고 있다. 콜롬비아와 브라질 국경 지역에서 원조물자 반입을 막으려는 베네수엘라 정부군과 반입을 강행하려는 반정부 시위대가 충돌하면서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후안 과이도 베네수엘라 임시대통령이자 국회의장을 도와 원조물자 반입을 지원한 콜롬비아와 단교를 선언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콜롬비아와 외교 관계를 끊겠다고 선언하고 콜롬비아 외교관에게 24시간 안에 떠날 것을 명령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과이도 의장이 23일 콜롬비아 접경 도시 쿠쿠타에 들어가 미국이 지원한 구호품을 실은 트럭을 베네수엘라로 보낸 것에 반발한 조치다. 마두로 대통령은 콜롬비아 정부가 반정부 세력에 공모한다면서 단교를 선언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에 인도적 위기는 없으며 원조물자는 베네수엘라의 정권 전복을 위해 기획된 것이라면서 구호품을 거부해왔다.

진작 과이도 의장을 임시대통령으로 인정한 콜롬비아 정부는 마두로 정권의 단교 선언은 합법적이지 않아 인정할 수 없다면서도 외교관 보호를 위해 철수시키겠다고 밝혔다.

구호품 트럭은 콜롬비아뿐 아니라 브라질에서도 베네수엘라를 향했다. 콜롬비아와 브라질 국경 일대에서는 베네수엘라 군과 시위대의 충돌이 빚어지면서 사상자가 속출했다. CNN은 23일에만 5명이 사망했고 반정부 시위대 51명이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23일 베네수엘라와 콜롬비아를 잇는 시몬볼리바르다리에서도 큰 혼란이 빚어졌다. 바리케이드를 치고 막아선 베네수엘라 순과 구호품을 전달하려는 콜롬비아 측 자원봉사자들, 구호품을 받으려는 베네수엘라 주민들이 한 데 엉켰다. 베네수엘라 군은 가스총과 고무탄으로 원조물자 반입을 저지했다. 콜롬비아 외교부는 285명이 다치고 37명이 입원했다고 발표했다.

구호품 트럭이 불타는 사진과 영상도 돌고 있다. 베네수엘라 군이 반입을 막기 위해 트럭에 불을 지른 것으로 추정된다. 구호품 트럭 2대는 브라질 국경을 통해 별탈 없이 베네수엘라로 들어갔다고 CNN은 전했다. 

미국은 베네수엘라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미국은 22일 마두로 정권이 구호품 반입을 막으면 추가 제재를 가할 수 있다고 엄중 경고했다. 일찍부터 과이도 의장을 임시대통령으로 인정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상황에 따라 군사 옵션도 배제하지 않을 뜻을 시사한 바 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한국 방문 일정도 취소하고 베네수엘라 사태 대응을 고민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마두로 대통령은 22일 지지자 연설에서 "양키는 집에 가라. 그들은 우리에게 썩은 음식을 보내고 있다. 됐다고 전해라!"면서 강력히 반발했다.

현재 베네수엘라는 지난해 137만%에 달하는 심각한 물가상승률로 인해 경제가 파탄에 빠졌다. 휴지조각이 된 볼리바르화는 색종이처럼 접혀 공예품으로 판매하는 지경이며 베네수엘라 국민들은 극심한 식량난 및 생필품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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