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정상회담 D-7…신한용 회장 “개성공단 재개, 마지막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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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보훈 기자
입력 2019-02-20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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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금 대신 현물거래 협상이라도 해야

  • 개성공단 문 열리면 2~3일 만에 반들반들해질 것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그 누구보다 회담 결과를 초조하게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다. 지난 2016년 2월 10일 개성공단이 폐쇄된 이후 3년 동안 닫힌 문을 바라보고 있는 개성공단 입주기업인들이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며 모든 시선을 베트남 하노이에 집중하고 있는 입주기업인들. 그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신한용 개성공단기업협회장을 19일 협회 사무실에서 만났다.
 

신한용 개성공단기업협회장. 그는 "이번 북미 정상회담이 개성공단 재개를 기대해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차분히 기다리겠다"고 말했다.[사진=개성공단기업협회]


- 지난달 7번째 방북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는데, 다음 주에는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다. 입주기업인들의 기분이 묘할 것 같다.

“말한 대로다.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개성공단이 재개될 것이라 기대하면서도 이번에 안 되면 개성공단은 끝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더는 입주기업들이 버틸 수 없고, 국내외 여론도 따라주지 않을 거다. 비핵화 상응 조치로 논의 테이블에 올라가 있는데, 이번에도 안 되면 시간 더 있어도 어렵지 않겠나. 묘한 기분이다. 좋게 생각하다가도 위기감이 엄습한다.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모든 희망과 기대를 걸고 있다.


- 북미 정상회담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오고 갈 것이라고 예상하나

“우리가 다른 논의 주제를 말할 형편이 안 된다. 금강산까지 이야기할 것도 없다. 비핵화 상응조치로서 개성공단이 열리길 바랄 뿐이다. 개성공단 근로자 임금은 현금으로 안 주고, 쌀 등 현물로 주면 되지 않나. 현물거래를 통해 100% 가동은 아니더라도 부분 가동의 길이 열려야 희망을 걸 수 있다. 우리 정부가 북미 정상회담만 바라보지 말고, 미국과 북한을 따로따로 설득하는 병행작업이 필요하다(마침 정부가 현물 납부 방식의 금강산관광 재개를 북측에 제안한 것으로 19일 알려졌다).”


- 논의가 잘 안 풀릴 수도 있다

“(협상이 잘) 안 되는 상황은 상정하지 않는다. 모든 희망을 걸어야 한다. 협회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정부가 조금 더 적극적으로 조율에 나서주면 좋겠다.”


- 개성공단이 왜 재개돼야 하는지 의문을 품는 국민들도 있다

“당신들만의 공단이지 않느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노태우 정부부터 7명의 대통령을 거치면서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잘 해보겠다고 말하지 않은 사람이 없다. 지난 30년간 남북 경제협력 중 기억나는 게 뭐가 있나. 그나마 개성공단과 금강산이 전부다. 개성공단도 해결하지 못하면서 한반도 신경제구상이 말이 되나. 개성공단을 정상화해야 잃어버린 30년을 찾을 수 있다.”


- 개성공단 문이 열린다면, 이후에는 어떤 구상을 하고 있나

“들어갈 준비를 해야 하지 않겠나. 몇몇 기업인은 자금 사정을 점검하고, 제작 기계를 알아보는 등 물밑에서 준비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개성공단이 재개되면 정상화에 몇 달씩 걸릴 거라고 예상하는데, 우리가 어떤 민족이냐. 풀이 무성한 개성공단도 2~3일이 지나면 반들반들해질 거다. 그날이 올 때까지 차분하게 기다리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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