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억 꿈꾸는 롯데손보···적정 매각가는 3000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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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19-02-15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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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험사 가치측정법 따라 본지산출 결과 거론수치 밑돌아

[사진=각 손보사]

롯데그룹 금융계열사 가운데 가장 먼저 팔릴 것으로 보이는 롯데손해보험의 매각 가격이 시장에서 거론되는 수치보다 한참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룹은 현재 롯데손보의 적정 매각가를 5000억원 안팎으로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본지가 보험사 가치측정법에 따라 새롭게 산출해 본 결과 그 가치는 30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추산됐다. 무려 2000억원 가까운 차이를 보인 셈이다. 

1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매각 주관사인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 롯데캐피탈의 적격인수 후보(숏리스트) 선정을 이번 주 내로 마무리할 할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은 여전히 패키지 매각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시장에서는 각 계열사를 분리 매각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지난달 마감된 롯데손보 예비입찰에서는 MBK파트너스와 오릭스 등 5곳 가량의 업체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본입찰을 앞두고 호텔롯데와 특수관계인 등이 보유한 롯데손보 지분 7235만2579주(지분율 53.88%)의 정확한 가치 측정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상장사인 롯데손보의 가치는 주식시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최근 몇 개월 동안 롯데손보가 1주당 2700원 안팎에서 개래되고 있음을 감안하면 이 회사의 지분 가치는 2000억원을 밑도는 수준이다. 

이는 보험주가 만성적으로 저평가를 받고 있는 데 기인하다. 현재 주가는 롯데손보의 청산가치(영업활동을 중단하고 청산할 경우 회수 가능한 금액)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 매각가의 기준이 되기는 어렵다.

 

[사진=금융감독원]

다음으로 보험사 특유의 EV(Embedded Value : 내재가치)를 평가 근거로 삼을 수 있다. EV는 2009년 동양생명 상장 시 공모가 선정에 활용된 이후 보험사의 주요 가치평가 방식으로 자리매김한 상태다.

EV는 계약 체결 이후 현금흐름이 꾸준히 발생하는 보험사의 가치를 평가하는 개념이다. EV는 보험사가 보유하고 있는 조정순자산가치(ANW)에 보험계약의 미래 가치를 나타내는 보유계약가치(VIF)를 합해 산출된다. 다만 롯데손보가 EV 수치를 외부에 공개치 않고 있어 현재로서는 외부에서 근사값을 추정할 수밖에 없는 상태다.

ANW의 경우 자기자본에서 조정항목(영업권 등 무형자산 및 기타)을 차감한 수치다. 통상 자기자본과 유사(±2% 수준)한 경우가 많다. 결국 롯데손보의 자기자본(2017년 말 기준 5473억원)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의미다.

VIF의 경우는 ANW와 달리 간단하게 추정하기는 어렵다. VIF는 이미 체결된 보험계약을 통해 미래에 수취할 보험료 수익(보험영업수익)의 현재가치에서 자본비용 등을 차감해 산출한다. 이는 미래 투자이익률, 시장금리, 해약률, 사업비율 등 경제적·계리적 가정이 포함돼 외부에서 추산하기 어렵다.

다만 금융 및 IB업계에서는 롯데손보의 보험영업수익을 감안하면 2017년 말 기준 2000억원 수준의 VIF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를 근거로 보면 롯데손보의 EV는 7473억원 수준이다.

다만 여기에 동종업체 대비 할인율을 가정할 필요가 있다. 상장 손보사들도 EV만큼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상장 손보사 2곳(삼성화재, 현대해상)의 시가총액은 평균적으로 EV값이 0.7배 수준이었다. 이를 감안하면 롯데손보의 지분 100%의 가치는 5231억원으로 가정할 수 있다. 지분이 53.88%라면 2818억원이 된다는 결과가 나온다.

물론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이 추가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보험사 건전성에 따른 디스카운트도 발생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하더라도 5000억원까지 가격이 올라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롯데그룹은 PBR 0.9배로 가격을 잡아 롯데손보를 5000억원에 매각하고 싶어하지만 개별 매각으로 진행된다면 그 가격에 팔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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