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완의 국제레이더] 트럼프 '비상사태' 카드 만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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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완 논설위원
입력 2019-01-11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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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멕시코 접경 방문 (리오그란데[미 텍사스주] AP=연합뉴스) 10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리오 그란데의 멕시코 접경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가운데)이 현지 국경경비 관계자들에게 얘기하고 있다. 


미.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예산을 둘러싸고 민주당과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급기야 국가비상사태 선포 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현지시간) 텍사스주의 멕시코와의 국경 지역을 방문해 국경순찰대 관계자 등과 현장을 시찰하는 등 국경장벽 건설을 위한 여론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트럼프는 국경 지역에서 살인, 폭력, 마약 거래 등 불법 이민자들의 범죄가 심각하다고 주장하며 57억달러 (6조4천억원) 규모의 장벽 건설 예산 편성을 의회에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하원을 장악하고 있는 민주당은 트럼프가 불필요하게 안보 위기를 조장하고 있다고 반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민주당 낸시 펠로시(캘리포니아) 하원의장 등 여야 의회 지도부와 회동했지만, 장벽예산에 대한 의견 차이만 확인하고 30여 분만에 협상장을 박차고 나왔다.

양측의 팽팽한 대치가 지속되면서 美 연방정부의 셧다운, 즉 일시적 업무정지 사태는 이날 20일째를 맞았다. 역대 최장 기록은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의 21일(1995년 12월 16일∼1996년 1월 5일) 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이 극적인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 12일을 기점으로 최장 기록도 깨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셧다운은 연방정부 예산의 25%만 적용된 상태이긴 하지만, 사태가 장기화 되면 피해 확산이 불가피한 상태이다.  현재 15개 정부 부처 중 9개 부처, 80만명의 연방 공무원이 강제 무급 휴가 상태이다. 혼인 신고나 이민 신청과 같은 대민 업무에서도 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AP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이날 오후 멕시코 접경인 텍사스주 매캘런를 방문한 자리에서 "나의 가장 신성한 의무는 국가를 지키는 것이며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내버려두는 건 훨씬 쉬울 것"이라며 "우리는 장벽을 건설할 것"이라고 말했다. 

예산이 지원되지 않을 경우 '국가 비상사태' 선포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어떠한 이유에서든 우리가 이것을(장벽건설 예산 합의) 해내지 못한다면 난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서 "나는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할 절대적인 권한이 있다"며 "아직 그럴 준비는 되지 않았지만 만약 그래야 한다면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백악관이 국경장벽 건설 비용을 조달하기 위해 육군 공병단에 재해복구지원 예산을 전용할 수 있는지 검토해줄 것을 지시했다고 의회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미 정부가 특히 지난해 의회를 통과한 139억달러 규모의 재해구호 기금 법안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멕시코 국경 상황이 9/11 테러처럼 비상사태를 검토할 만큼 중대한 사안이냐는 회의론이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에서도 커지고 있다. 트럼프가 비상사태를 선포하더라도 의회에서 저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트럼프의 멕시코 장벽 건설에 대한 여론도 반대가 압도적으로 우호적이지 않다고 외신들은 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연방정부의 셧다운 사태로 인해 이달 22∼25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다보스포럼) 참석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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