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시진핑 북한 초청' 중국 관영언론 보도 안한 이유

조선중앙통신 "시 주석, 김 위원장 방북 요청에 수락 후 계획 밝혀"

"미국 의식했나" 신화통신 등 중국 관영언론, 관련 내용 無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좌)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신화통신]

조선중앙통신이 1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북한에 초청하고 시 주석이 이를 수락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 측이 발표한 북·중 정상회담 내용엔 이같은 내용이 언급되지 않아 미국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중앙통신은 이날 김 위원장이 지난 8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 주석과 가진 정상회담 내용을 공개하면서 “김 위원장은 시진핑 주석이 편리한 시기에 북한을 공식 방문할 것을 초청했고 시 주석은 초청을 흔쾌히 수락하고 그에 대한 계획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통신은 “북·중 사이의 친선과 단결, 교류와 협조를 시대적 요구에 맞게 강화 시키는 것과 한반도 정세 관리, 비핵화 협상 과정을 공동으로 연구하는 문제에 대해 솔직하고 깊이있는 의사소통을 진행했다”고 했다.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앞서 이날 오전 중국도 김 위원장의 방중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이틀 간의 방중 일정과 더불어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이 나눈 이야기도 비교적 상세히 다뤘다.

하지만 중국 관영 언론 보도에는 김 위원장의 시 주석 초청과 관련한 내용은 한 줄도 언급되지 않았다.

관영 신화통신은 10일 “양 정상은 북·중 관계가 새로운 시기를 맞아 발전을 이어나가도록 했다”면서 “한반도 문제를 정치적으로 해결하는 프로세스가 중대한 진전을 이뤘다”고 보도했다.

중국중앙(CC)TV도 김 위원장이 “비핵화 입장을 고수하고, 북·미 정상회동이 국제사회의 환영을 받는 성과를 거두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며 김 위원장의 생일 축하를 겸한 환영 만찬 영상을 공개했다.

양국의 정상회담 공식 발표 내용에 다소 차이가 발견되는 것이다. 이를 두고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중국 측이 시진핑 주석의 방북에 신중한 태도를 취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그동안 한반도 비핵화 협상이 교착 국면에 빠질 때마다 이른바 ‘중국 배후론’을 거론하며 북·중 간 밀착 상황에 경계감을 드러내 왔다. 이번에도 7~9일 미·중 무역협상이 이뤄지는 기간 김 위원장이 방중한 것을 두고 중국이 북한을 대미 무역협상 지렛대로 활용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