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2만원···BBQ 인상에 가맹점·협력사·소비자 모두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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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우 기자
입력 2019-01-02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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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협력사 사전 합의 없이 공급가 인상···가맹본부만 수익 보전

윤홍근 제너시스BBQ 회장[사진=제너시스BBQ]



제너시스비비큐(이하 BBQ)가 9년 만의 가격 인상으로 ‘치킨 한 마리 2만원’ 시대 포문을 열었다. 지난해부터 치킨 값 인상이 도마에 오른 데다, 올해 외식업체들이 배달료를 별도로 받기 시작해 언뜻 비슷해 보이지만 BBQ의 사례는 이와 다르다.

가맹본부 외에 가맹점주와 협력사, 소비자 그 누구도 만족하지 못하는 가격인상을 연달아 두 차례 단행했다는 점에서다.

31일 BBQ에 육계를 납품하는 협력사 A의 관계자는 납품가 인상에 대해 요청하거나, BBQ 측과 관련 협의를 나눈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BBQ는 지난 11월 황금올리브 등 등 대표 메뉴 3개 가격을 최대 2000원 인상했다. 황금올리브 가격은 기존 1만6000원에서 1만8000원으로 올랐다.

다시 한 달 뒤 BBQ는 내년 1월1일부터 가맹점에 공급하는 9개 품목의 가격을 인상한다고 밝혔다. 신선육은 기존보다 5.9%(300원) 올랐다. 이외에도 올리브오일(4.3%), BBQ시크릿양념 소스(8.2%)의 공급가를 올리고, 치킨무 인상률은 17.2%에 달한다.

윤경주 BBQ 사장은 공문을 통해 “동행위원회에서 결정됐음에도 공급가 인상을 한 달 반가량 미뤄왔다. 최저임금 상승과 협력사 및 납품업체의 인상 요청에 더 이상 미룰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BBQ의 소비자가 및 공급가 인상은 협력사와 사전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육계계열사 등 협력사들은 치킨프랜차이즈와 통상 1년 단위로 재계약을 한다. 재계약 시기는 각 사마다 다르다. 프랜차이즈에서 소비자가를 인상할 경우 치킨 값을 형성하는 납품품목과 관련이 있는 공급가에 대해서도 협력사와 합의를 통해 한꺼번에 단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BBQ는 신선육 가격을 올리겠다고 발표하면서도 협력사와 얘기는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치킨 프랜차이즈 협력사 B사 관계자는 “치킨 값이 오르면 가맹본부는 항상 협력사 핑계를 대는데, 우리는 ‘갑’이 아니기 때문에 그렇게 요구하지도 못할 뿐더러 정해진 계약기간이 있어 그 안에 쉽게 바꾸지 못한다”고 토로했다.

협력사뿐만 아니라 가맹점 수익도 일부 축소됐다. 앞서 소비자가 인상을 통해 가맹점 수익을 보전하는 듯 했지만, 곧바로 다시 공급가를 올려 필수품목을 납품하는 본사도 혜택을 보는 셈이 됐기 때문이다.

BBQ 관계자는 “지난해 폭염 등으로 협력사가 손해를 입어 공급가를 인상해달라고 했지만, 그 부분을 우리가 떠안고 있었다. 올리브오일도 값이 두 배 오르는 등 인상요인이 크다”고 말했다.

수도권 BBQ 가맹점주는 “공급가 인상으로 가맹점의 수익이 일부 줄어드는 것은 맞다”면서도 “가격을 올리지 않은 지난 9년간의 시간을 생각하면 인상의 혜택을 가맹점이 모두 가져가야만 한다는 주장은 지나친 이기심일 것 같다”고 말했다.

BBQ 외에 국내 3대 치킨 프랜차이즈인 교촌치킨과 BHC는 지난해 가격인상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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