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수정의 여행 in]개화기 역사 속으로 한걸음…다시 만나는 드라마의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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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논산=기수정 기자
입력 2018-12-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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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논산 선샤인랜드, 논산시ㆍ화앤담픽쳐스ㆍSBS A&T 투자…국내 첫 민관합작 드라마 테마파크

  • 1900년대 개화기 재현 인증샷 인기…관광公, 한류 관광지 육성협약 체결

유진 초이, 구동매, 김희성 등 개화기 신식인들의 집합장소가 된 글로리 호텔[사진=기수정 기자]

"씨유, 어게인."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열풍이 여전히 뜨겁다. 그 이유는 뭘까. 단순히 남녀 간의 사랑을 흥미롭게 그려서일까. 아니다. 

작가는 외부의 무자비한 압력에도 조선(朝鮮)의 주권을 되찾기 위해, 그 사명을 향해 오롯이 나갔던 이름 없는 의병(義兵)들의 항일 투쟁사를 실감 나게 그려냈고, 여기에 살아 숨 쉬는 듯한 영상미, 배우들의 열연이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인 덕이다.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결말은 결코 '비극적'이지 않았다. 고애신(김태리 분)을 제외하고는 모두 모두 장렬한 죽음을 맞지만, 이는 가장 사랑하는 이들의 죽음을 마주한 애신이 독립의 의지를 더욱 불태우게 되는 계기를 마련했기 때문.

드라마가 종영한 지 3개월이나 됐는데 드라마의 감동과 여운이 사그라지지 않는 것도, 충남 논산 연무읍에 새로 지어진 선샤인랜드가 랜드마크로 각광받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 아닐까. 

◆드라마의 대표 촬영지 '선샤인 랜드'···개화기 한성 풍물 재현 '생생함'
 

글로리 호텔에서 바라본 선샤인 스튜디오[사진=기수정 기자]

유진 초이(이병헌)와 애신의 '러브' 서막을 알린 안동 만휴정 외나무다리 위부터 죽을 때까지 외적을 물리친 수군의 아들 장 포수가 의병을 길러냈던 강화도 광성보, 초지진, 손돌목 일대 등 미스터 션샤인의 촬영지는 다양하지만 가장 대표적인 곳은 논산 선샤인랜드다. 

선샤인랜드는 논산시가 부지와 기반시설을 제공하고 '미스터션샤인' 드라마 제작사인 (주)화앤담픽쳐스와 방송콘텐츠제작사 (주)SBS A&T가 공동 투자해 조성한 '국내 최초'의 민관 합작 드라마 테마파크다.

1만7830㎡에 달하는 부지에는 근대양식 건축물 5동을 비롯해 와가(기와집) 19동, 초가 4동, 적산가옥 9동 등 1900년대 초반 개화기 한성의 풍물이 그럴싸하게 재현돼있다.

고애신(김태리)과 유진 초이(이병헌)가 자주 마주치던 다리 아랫길에 나 있는 전찻길, 고애신의 저택, 쿠도 히나(김민정 분)이 운영하던 호텔 글로리, 추노꾼들이 문을 연 전당포 '해드리오' 등 드라마 명장면에 등장하는 장소가 모두 모여 있다.

밀리터리 체험관, 1900~1950년대 드라마·영화 세트장, 그리고 인기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세트장이 한데 모여 있는 이곳은 주중, 주말 할 것 없이 관광객으로 붐빈다. 한류 열풍을 타고 외국인관광객도 이곳을 찾는다니 더 무슨 설명이 필요하겠는가.

◆굿바이. 그러나 씨유 어게인···미스터 션샤인의 감동 오롯이
 

유진 초이의 집무실은 인증샷 명소가 됐다. [사진=기수정 기자]

선샤인 랜드 나들이는 선샤인 스튜디오 ‘글로리 호텔’부터 시작된다. 

호텔 안에 들어서면 유진 초이와 애신이 애틋함을 나누던 뮤직박스와 이들의 사진, 쿠도 히나가 입었던 옷이 전시돼있다.

2층으로 올라가면 ‘가베(커피)’를 마실 수 있는 카페가 하나 등장하고, 세트장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테라스도 보인다. 김희성이 묵었던 303호와 유진 초이의 방 304호의 테라스다. 실제로 방은 없다. 

주인공들의 운명적인 만남이 이뤄진 곳, 낭인들이 혈투를 벌인 곳, 유진이 일본군 츠다를 응징한 곳, 홍예교가 있고 구동매를 비롯한 낭인들이 걷던 진고개 일본인 거리, 한약방,잡화점, 대안문과 광장 등도 자리하고 있다. 

양품점에 들어가 드라마에 나온 배우들의 옷을 빌려 입으면 너도 나도, 주인공이 된다. 유진 초이, 고애신, 쿠도 히나 등 주인공이 입었던 옷을 빌려 입고 거리로 나오는 순간, 한 편의 드라마가 다시 탄생한다.
 

김희성이 고애신을 위해 통째로 빌렸던 '전차'. 배우들의 옷을 빌려 입고 나와 전차에서 인증샷을 찍느라 정신이 없는 관람객들[사진=기수정 기자]

양품점에서 나오면 김희성이 고애신을 위해 통째로 빌린 전차 하나가 서 있는데, 이 전차는 그 자체로 인증샷 명소가 된다. 실제로 운행도 한다. 

고애신의 방과 애신 바라기 구동매가 운영하던 화월루, 한성전기, 드라마 속 감초 추노꾼이 차린 전당포이자 흥신소 ‘해드리오’도, 유진이 애신을 살리기 위해 한 발의 총알로 기차 연결부분을 끊어내고 기꺼이 죽음을 맞고, 잠든 한성 외국인 묘지도 있다.

비단 전차 뿐이 아니다. ‘선샤인 스튜디오’는 곳곳이 인증샷 장소다. 특히 한성전기 건물에는 유진 초이의 집무실이 있다. 기념 촬영을 한 번 하려면 기다림은 필수다. 

걷는 곳곳, 시선이 가는 곳곳이 감동이고 추억이 되는 선샤인 스튜디오······. 드라마는 비록 '굿바이' 했지만 드라마의 감동은 '씨유, 어게인'이다. 

◆50년대 을지로의 모습도 한눈에···드라마·영화 세트장 
 

1950년대 중반 분위기를 재현한 선샤인 랜드 드라마세트장[사진=기수정 기자]

선샤인 스튜디오 옆에는 1950년대 을지로의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드라마·영화 세트장이 자리한다.

한국전쟁이 끝난 1950년대 중반을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영화 세트장은 전쟁의 흔적이 남아있지만 다시 삶을 꾸려가는 우리 민족의 애환이 세트장 곳곳에 담겨 있다.

전쟁 직후,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서민의 마음을 위로해 주었던 국밥집, 새로운 영화가 상영되는 날이면 사람들이 가득 찼던 극장, 반공 문구가 담긴 현수막, 약국, 술집, 전파사, 싸전 등이 자리하고 있다.

그 시기를 오롯이 견뎠던 세대라면 이곳에서 어려운 시절의 향수를 느낄 수 있고, 그 시기를 겪지 못한 세대는 생생한 역사의 현장을 마주할 수 있는 곳이다. 

드라마·영화 세트장을 나오면 서바이벌 체험관이 등장한다. '논산훈련소'가 있는 지리적 특성과 무관하지 않은 체험 프로그램이다.

BB탄을 사용해 더욱 실감 나는 음향과 함께 시가지에서 실제 전투를 벌이는 듯한 상황이 연출되기 때문에 더욱 스릴 넘치는 체험을 할 수 있다.

한편 선샤인 랜드는 세계적 관광지로 육성될 전망이다.

한국관광공사는 최근 충남도, 논산시, 선샤인 스튜디오 운영 대행사인 SBS에이앤티, 드라마 미스터션샤인 제작사 화앤담픽쳐스와 함께 미스터션샤인 촬영지 관광객 유치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이곳을 세계적 관광지로 키울 계획임을 밝혔다.
 

낭인(浪人)의 옷차림을 하고 전차에 올라탄 한 관람객의 모습[사진=기수정 기자]

잡화점에 놓인 꽃신[사진=기수정 기자]

운명적 만남도, 낭인들의 혈투도, 부모에 대한 복수도, 츠다에 대한 응징도 모두 이곳 홍예교에서 시작됐다.[사진=기수정 기자]

선샤인 스튜디오. 홍예교와 글로리 호텔이 한눈에 보인다.[사진=기수정 기자]

유진 초이가 한글을 배우자마자 가장 먼저 쓴 문장은 '보고십엇소'다. 애신에 대한 마음을 드러내는 구절은 시청자의 마음을 단숨에 홀렸다.[사진=기수정 기자]

선샤인 스튜디오에 있는 전차. 실제로 운행한다.[사진=기수정 기자]

미스터 션샤인 속 옷차림을 하고 전차에 올라탄 관람객[사진=기수정 기자]

선샤인 스튜디오 옆에는 1950년대 중반 을지로의 모습을 재현한 드라마·영화 세트장이 마련돼 있다.[사진=기수정 기자]

드라마·영화 세트장 간판도 그시절 그대로 재현해 흥미를 돋운다.[사진=기수정 기자]

드라마·영화 세트장은 1950년대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 흥미를 돋운다.[사진=기수정 기자]

드라마·영화 세트장을 둘러보는 관람객[사진=기수정 기자]

드라마·영화 세트장. 세트장 느낌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사진=기수정 기자]

선샤인랜드 드라마·영화 세트장[사진=기수정 기자]

1950년대 약국의 모습이 재현된 선샤인랜드 드라마·영화 세트장[사진=기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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