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길병원노조의 파업은 ‘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한 정당한 투쟁…인천지역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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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서 기자
입력 2018-12-20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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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병원 사측은 노동조합과 성실히 교섭하라!

19일 아침7시부터 파업에 들어간 길병원 노조



민주노총 보건의료노조 가천대길병원지부(이하 길병원지부)가 19일 아침7시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길병원지부는 어제 파업전야제를 진행하면서도 막판까지 교섭타결의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그러나 결국 인천지방노동위원회의 조정은 결렬되었고 노조는 파업투쟁에 나서게 되었다.

인천지역 시민사회는 이번 파업의 책임이 명백히 길병원 사측에 있음을 분명히 한다. 길병원지부의 이번 임단협 요구는 지극히 상식적일 뿐 아니라, 길병원에 대한 ‘비정상의 정상화’ 요구일 뿐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인천시민들에게 길병원은 비리경영, 방만경영, 경영진의 병원 사유화, 돈벌이 중심의 병원 경영으로 악명 높았다. 이런 병원을 환자중심의 병원, 노동자가 존중받는 병원으로 바꾸고 정상화하자고 노동자들이 노조를 만들었고 요구안을 만들어 교섭을 하고 있는 것이다.

노조가 이번 임단협에서 제시한 핵심 요구는 다섯가지이다. ▴인력충원을 통한 노동조건 개선 및 환자에게 질 높은 의료제공 ▴노동존중 노사관계 정립을 통합 조합 활동 보장 ▴비정규직 정규직화 및 고용안정 ▴합리적 임금체계 마련 및 적정임금 보장 ▴인사제도 전면 쇄신 등. 길병원은 병상수 기준으로 소위 국내 'Big5'에 속하는 병원이지만, 이 모든 면에서 비슷한 규모의 다른 상급종합병원들에 비해 심각하게 미달한다.

대표적으로 인력문제를 보면, 길병원은 현재 1,400여 병상에 직접고용 노동자가 2,800여명이다. 그런데 이 인력규모는 길병원보다 병상 수가 250여 병상 작은 수도권 모대학병원의 수준과 비슷하다. 노동자들의 임금도 마찬가지다. 다른 상급종합병원과 비교하여 간호사 초임수준이 1백만원~4백만원 정도 낮은데, 근속이 늘어날수록 이 격차는 천만원 이상까지 벌어진다. 지난 8월 노조가 실시한 노동조건 실태조사에서 응답자의 52%가 기회가 되면 이직하겠다고 답했다. 이런 인력수준과 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조건에서 환자중심의 의료, 질높은 의료서비스가 과연 가능하겠는가?

한편, 이번 교섭과정을 보면 길병원은 노동조합과 노동자를 병원 경영의 파트너로 인정할 생각이 전혀 없어 보인다. 임단협 요구안 상당수가 합의되지 못했지만, 특히 노동조합 활동과 관련한 조항은 거의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또한 길병원지부에 따르면 교섭 때마다 사측 교섭위원들이 보인 막말과 불성실한 태도는 이루 말할 수 없었다고 한다. 결국 이번 교섭이 파국을 맞게 것은 사측의 노동조합 및 노동자의 기본적 권리에 대한 심각한 무지, 그리고 노동조합과 대화하지 않으려는 권위주의적 태도가 결정적인 요인이었다고 볼 수 밖에 없다.

길병원지부의 파업투쟁은 조합원의 높은 참여 속에 결기있게 시작되었다. 인천지역 시민사회는 길병원지부의 파업투쟁을 온마음으로 지지한다.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자신의 요구를 제기하며 투쟁하는 것은 모든 노동자의 기본적 권리이다. 지난 1999년의 민주노조 설립이사측의 탄압으로 와해된 이후 길병원에는 노동자의 기본적 권리가 이제야 비로소 도착한 것이다. 나아가 우리는 비리와 불법으로 얼룩졌던 길병원을 정상화·민주화하는데 길병원노조가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 기대해 마지않는다.

인천지역 시민사회는 길병원 사측에 엄중히 촉구한다. 길병원은 노동조합과의 교섭에 책임있는 태도로 성실하게 임하라! 인천시민들은 병원이용에 다소간의 불편함이 있더라도 노조의 파업투쟁을 지지하고 있다. 만일 계속해서 지금 같은 교섭태도를 고수한다면 길병원은 인천시민들의 거센 분노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그 전에 노동조합을 병원 경영의 파트너로 인정하고 노동조합의 요구를 성실히 수용할 것을 다시 한번 강력히 촉구한다!


2018. 12. 19
인천지역연대
(민주노총인천본부, 건설노조경인본부, 공공운수노조인천본부, 공무원노조인천본부, 금속노조인천지부, 금속노조한국지엠지부, 대학노조경인강원본부, 보건의료인부천본부, 언론노조인천일보지부, 전교조인천지부, 화섬노조인부천지부, 민주택시인천본부, 건강한노동세상, 남동희망공간, 노동자교육기관, 노동자연대인천지회, 노동희망발전소, 민주평화초심연대, 사회진보연대인천지부, 서구민중의집, 청년광장인천지부, 인천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인천민예총, 인천빈민연합, 인천사람연대, 인천여성회, 인천평통사, 평등교육실현인천학부모회, 인천평화복지연대, 전국여성노조인천지부, 천주교인천교구노동사목, 노동당인천시당, 민중당인천시당, 정의당인천시당, 사회변혁노동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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