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정부, 초호화 결혼식·저속한 결혼식 일망타진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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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18-12-03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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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득수준 증가, 배금주의 등이 결혼식에 반영…'부패' 통로 이용되기도

  • 中 당국 "전통적, 검소한 결혼식 권장"

[사진=바이두]


중국 정부가 계층 간 위화감을 조성하는 초호화 결혼식과 중국인의 얼굴에 '먹칠'하는 저속한 결혼식을 단속한다고 넷이즈(網易·왕이)가 3일 보도했다.

매체는 중국 민정부가 최근 열린 한 회의에서 "전통적이고 검소한 결혼식을 권장한다"고 전했다. 현대 결혼식 문화가 지나치게 사치스럽거나, 혹은 장난스럽고 저속한 결혼식이 늘어나자 중국 당국이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민정부는 "집단 결혼식과 자선 결혼식을 적극 추천한다"며 중국 전역의 기층 조직을 동원한 '결혼 표준화' 방침을 내놓았다. 초호화 결혼식 문화가 농촌 지역의 빈곤 구제와 가족 내 화합과 건강한 사회 발전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양쭝서우(楊宗濤) 민정부 사회사무사 부순시원(부국장급)은 "결혼식의 절차·총액 등이 적힌 '결혼 표준화' 방침에 따라 각 행정조직은 지역의 사정에 맞춰 결혼식의 절차, 축의금 수준 등의 기준을 세우고 이 기준을 제대로 맞추는지 확인할 것"이라고 전했다.

'결혼 표준화' 방침에도 불구하고 초호화 결혼을 하려는 가족에 대해서는 지방 당국이 강력한 저지에 나설 계획이다. 

그간 시진핑(習近平) 정권의 반푸패 정책이 무색할 만큼 중국에서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가는 호화 결혼식이 끊이질 않았다. 벼락부자들의 돈 자랑과 함께 돈이면 무엇이든 된다는 배금주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중국인 소득 수준이 전반적으로 높아진 데다 바링허우(80後·1980년대 이후 출생자) 세대의 경우 '1가구 1자녀' 정책 아래 대부분 외동딸, 외아들로 자라 남부럽지 않은 생활을 누려 그들의 결혼 비용이 급증하고 있다. 이밖에 중국 상당수 지역에서 결혼식이나 장례식을 성대하게 치르는 관습이 아직 남아 있어 이러한 의식에 필요한 돈을 마련하고자 빚을 지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가 결혼식을 단속하고 나선 것은 반부패 정책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좡더수이(莊德水) 베이징대학 반부패연구소 부소장은 "당 간부나 고위 관료, 공무원들은 축의금이나 조의금을 뇌물을 받는 '통로'로 이용한다"면서 "결혼식이나 장례식 문화를 바꾸기 위해서는 이들이 먼저 나서서 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당국은 초호화 결혼식뿐만 아니라 저속한 결혼식도 단속한다고 전했다. 최근 중국 내 결혼식과 장례식에서 '저속한' 풍습이 여전히 지속되고 전통이라는 이유로 비난을 피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올해 초 중국 문화부는 일부 지방의 결혼·장례식, 묘회 등에서 행해지는 외설적이며 저속한 공연에 대한 단속한다고 발표했지만 효과가 미미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정부의 잇단 행정 단속으로 뿌리 깊은 관습을 바꿀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오랫동안 이어진 관습을 정부 단속만으로 바꾸기는 쉽지 않고, 계속해서 규제 및 단속을 해왔지만 눈에 띄는 성과가 없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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