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1년만에 최저치...정유·화학 희비 교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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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은 기자
입력 2018-11-26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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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23일 기준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50.42달러 기록

  • - 1년만에 최저치 기록...정유·화학업계 희비 엇갈려.

[사진=연합/로이터]


국제유가가 1년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연이은 하락세를 보이며 정유화학 기업과 석유화학 기업의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정유업계는 미리 비싸게 사둔 원유 가치가 떨어져 손실이 발생하는 반면, 석유업계는 원료가 하락을 통한 마진율 상승을 노리게 됐다.

2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내년 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4.21달러(7.7%) 떨어진 50.4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는 지난달 3일 배럴당 76.41달러로 올해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최근 두 달 사이 30% 이상 하락했다.

이번 유가 하락은 내년 미국, 중국, 중동 등 전 세계 신규 정유설비가 완공돼 석유 공급이 확대되는 반면 미중 무역 분쟁으로 인한 글로벌 소비 심리 위축과 중국 경제성장률 둔화로 석유 수요는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이에 따른 공급과잉 발생 우려가 선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국제유가 하락 소식에 국내 정유사들은 재고평가손실을 걱정하게 됐다. 재고평가손실은 유가가 하락할 경우 정유사가 미리 사둔 원유 가치가 하락해 발생하는 회계장부상 손실로, 국내 정유사가 미리 수입한 원유로 휘발유, 경유 등 석유제품을 만들어 판매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손실이다.

국내 정유4사는 평상시 1000만에서 2000만배럴 가량의 원유를 비축해두는데, 유가가 배럴당 5달러 떨어질 때마다 원유 비축물량에 비례해 재고평가손실을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이 경우 SK이노베이션(국내 1일 정제규모 1위)이 약 1000억원, GS칼텍스는 700억원, 에쓰오일(S-OIL)은 600억원, 현대오일뱅크는 250억원가량의 손실을 본다.

반면 롯데케미칼, SK케미칼, LG석유화학 등 국내 석유화학업체에게 유가 하락은 반가운 소식이다. 그간 미중 무역분쟁과 유가 강세로 실적 부진을 보여온 석유화학업계는 이번 유가 하락으로 영업이익 회복을 기대하는 눈치다.

석유화학 업계는 원유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생산되는 화학 물질인 납사(나프타)를 이용해 플라스틱, 섬유, 고무 등을 생산해 판매한다. 유가가 떨어지면 납사 가격도 함께 내려간다.

실제로 한국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국제 납사 가격은 지난달 10월 평균 t당 682달러를 기록했지만, 이달 둘째주 기준 t당 547달러까지 떨어졌다. 원료가가 떨어질 경우 제품 생산 마진은 올라간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현재 갖고 있는 (납사) 재고가 있기 때문에 이번 4분기에는 국제 유가 하락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면서도 "유가가 지속해서 떨어지면 내년 1분기 실적에 그 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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