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고강도 구조조정 예고···현대상선 적자 해외법인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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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18-11-1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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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적자 해외법인 곧바로 문 닫을 가능성 높아

[사진=현대상선]


산업은행이 '혁신 없으면 퇴출'이라는 고강도 구조조정을 선언하면서 현대상선의 해외 현지법인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그동안 큰 손실을 냈던 일부 현지법인들의 경우, 정리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기업 구조조정을 하면서 해당 임직원들의 모럴 해저드가 심각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이어 "현대상선에 대해서는 앞으로 고강도 혁신안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해양진흥공사와도 이미 협의를 봤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철저하게 수익을 따지겠다는 것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노선별로 주말마다 보고 체계를 만들고 한 달이 지나도 적자가 개선되지 않으면 경고, 2~3개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으면 퇴출하는 방식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적자를 내는 조직이나 사업은 단호하게 없애겠다는 선언이다.

이는 정부가 또다시 현대상선에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식 지원을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현대상선은 최근 산업은행 등 채권금융기관협의회와 체결한 '경영정상화 이행 약정(자율협약)'을 종결했지만
 실상은 경영정상화와 거리가 멀다. 

[사진=현대상선]


2011년부터 올 2분기까지 연속 영업적자를 이어가고 있어 경영정상화를 이뤄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세부 지표를 보더라도 매출액이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상각전이익(EBITDA)도 연이어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2016년 채무 재조정과 지난해 자본 확충으로 1000%를 넘어가던 부채비율이 300% 안팎으로 개선됐으나 올해 6월 말 기준 다시 504.7%로 상승했다. 2020년 3월까지 상환해야 할 차입금 규모도 상당해 유동성 위기가 끝나지 않았다는 분석마저 나온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대주주가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선언하자 바짝 긴장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그동안 손실을 냈던 해외 현지법인들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현대상선은 1982년부터 전 세계 곳곳에 해외 현지법인을 설립, 현재는 그 수가 23개에 이른다. 이들의 역할은 해당 국가에서 영업 활동을 펼치는 것이다. 문제는 해외 현지법인들의 영업력이 약해 본사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점이다.

실제 지난해 미국 현지법인은 18억원 적자를 기록해 오히려 현대상선의 당기순손실 심화에 일조했다. 태국, 일본, 대만 현지법인도 순손실을 기록했다. 2016년에도 말레이시아, 독일 현지법인이 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현지법인 중 일부가 매년 적자를 내고 있다.

이와 관련,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상황이 좋다면 현지법인이 다소 적자를 내더라도 장기적으로 유지하는 게 좋겠지만 현대상선은 상황이 매우 좋지 못한 회사"라며 "산업은행의 의중에 따라 몇몇 경쟁력 없는 현지법인은 곧바로 정리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상선 자율협약은 지난달 23일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가 함께 체결한 '경쟁력 제고방안 이행약정서'로 대체된다. 이행약정서는 신용공여 제공과 관리, 경영건전성 확보와 감시, 경영 개선방안 등의 내용과 함께 약정의 이행을 담보하기 위한 조치 등을 구체화했다. 약정 만료는 2020년 12월 31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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