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신문협회 "지상파방송 중간광고 도입 방침 철회하라"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조득균 기자
입력 2018-11-12 16:26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9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중간광고 차별적 규제 해소와 가상·간접광고 규제 개선, 협찬 제도화 등 방송광고 제도 개선에 대한 정책 방향을 발표했다. [연합뉴스]


방송 공공성을 강조해온 정부가 지상파(KBS, MBC, SBS)에 특혜성 중간광고 허용을 결정한 것과 관련, 언론학계 안팎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방송사들의 방만 경영 구조는 그대로 둔 채 중간광고 도입을 밀어붙이는 방송통신위원회의 행태를 놓고 시청자의 권리를 침해한다는 날 선 비판이 제기됐다.

한국신문협회는 12일 성명을 내고 "방통위가 지상파만을 위한 특혜 정책을 멈추고 매체 및 미디어 간 균형발전이라는 큰 틀에서 방송광고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지상파방송 중간광고 도입 방침 철회를 강력히 촉구했다. 현재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사는 방송 도중 광고를 내보내는 중간광고가 금지돼 있다.

신문협회는 "지상파의 압박에 떠밀려 중간광고 도입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며 "철저한 자구 노력이 진행된 이후 지상파 중간광고가 타 매체와 국민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해 제시하고, 이에 대한 국민적 동의와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방통위는 지난 9일 전체회의를 열고 지상파방송의 중간광고를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지상파는 지난 수년간 광고 매출 감소를 들어 중간광고를 요구해왔다. 방통위는 매체 간 공정경쟁 환경 조성, 양질의 콘텐츠 제작역량 강화를 허용의 이유로 내세웠다.

특혜성 조치에도 불구하고 지상파의 콘텐츠, 시청률 등은 과거보다 나아진 것이 없다. '2017년 방송산업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상파 광고 매출은 2011년 2조3754억원에서 2016년 1조6228억원으로 7526억원 감소했으나, 같은 기간 자회사를 포함한 지상파 방송 전체 매출은 3조9145억원에서 3조9987억원으로 842억원 증가했다.

신문협회는 "지상파는 방만 경영, 고임금·저효율 등 잘못된 경영 및 조직 문화 개선을 위한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며 "방통위 내부에서조차 '중간광고를 논의하기에 앞서 지상파의 자구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일었다"고 밝혔다.

그간 신문협회를 비롯한 △국회 △유료방송 △시민단체 등 각계에서 지상파 중간광고 도입을 반대해 왔다. 신문협회 조사연구 결과(2017년) 중간광고가 도입될 경우, 지상파방송은 해마다 1114억∼1177억원의 수익을 올리는 반면 신문광고비는 해마다 201억∼216억원씩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나 매체 간 불균형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미디어 균형발전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일로 국민들도 반대하고 있다. 리얼미터의 설문조사 결과 국민 10명 중 6명이 '중간광고는 프로그램을 중단 없이 볼 시청권을 제한하고, 시청률 과열경쟁과 상업화를 유발할 것'이라는 이유로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문협회는 "이러한 상황에서 방통위가 보이는 행태는 '지상파 중간광고 허용'이라는 답을 미리 정해놓고 이를 밀어붙이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방통위가 중간광고 도입을 강행한다면 시청자의 권리나 매체 균형 발전은 안중에도 없는 오로지 지상파만을 위해 존재하는 '지상파의 꼭두각시'라는 비판을 스스로 인정하는 셈"이라고 규탄했다.

지상파 3사는 지난 20여년간 중간광고 도입을 줄기차게 주장해왔다. 그러나 그간 시청자의 권리를 침해하고 과도한 시청률 경쟁을 촉발할 것이라는 지적 때문에 논란만 일으키고 번번이 무산된 바 있다.

언론계 한 관계자는 "대부분 민간기업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하고 있지만 지상파는 이 같은 노력 없이 방만 경영을 지속하고 있다"며 "방통위가 방송 공공성을 높이고 시청자 권익을 보호한다면 중간광고 허용보다 지상파의 고강도 자구노력부터 요구하는 게 맞는 순서"라고 꼬집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