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신성일, 6일 가족·동료 배웅속 발인…유작 '소확행' 제작 이어간다

6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진행된 배우 신성일의 발인식. [사진=연합뉴스 제공] 

'청춘의 아이콘' 故 신성일이 6일 ‘별들의 고향’으로 돌아갔다.

6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는 폐암 투병 중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고 신성일의 발인식이 엄수됐다.

이날 영결식은 고인을 기리는 묵념을 시작으로 고인의 약력 보고, 추모 영상 상영, 조사, 추도사, 분향 및 헌화, 유가족 대표 인사 순으로 진행되었다. 평생 영화만을 위해 살아왔던 고인을 배웅하기 위해 고인의 아내이자 배우인 엄앵란과 공동장례위원장을 맡은 안성기, 한국영화인총연합회 지상학 회장 등 많은 영화인이 영결식을 찾았다.

고인의 아내 엄앵란은 “가만히 앉아서 (고인의) 사진을 보니 ‘당신도 늙고, 나도 늙었네…’하는 생각이 든다. 그를 울면서 떠나보내고 싶지 않다. 누군가 제게 ‘왜 울지 않냐’고 묻기도 하는데 (장례식장에서) 울면 (고인이) 마음 아파서 못 떠난다고 하더라. 그래서 울지 않기로 했다. 나중에 집에 가서 불을 끄고 이불을 덮어쓰고 실컷 울 것”이라며 고인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그동안 (고인과) 엉망진창으로 살았다”고 지난 세월을 회상한 뒤 “다시 태어나 신성일씨와 산다면 선녀처럼 공경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고인은 지난해 6월 폐암 3기 판정을 받은 뒤 계속해서 항암치료를 받아왔다. 삶에 대한 강한 의지로 태국 병원에 방문해 치료까지 앞두고 있었으나 갑작스레 건강이 악화돼 지난 4일 오전 2시 25분께 별세했다.

고인은 죽음을 앞둔 순간까지도 오직 영화만을 위해 노력했다. 데뷔 후 현재까지 영화 524편, 연출 4편, 제작 6편, 기획 1편에 참여하는 등 남다른 ‘영화사랑’을 보여준 바 있다. 특히 투병 중에도 영화 ‘소확행’과 ‘바람으로 그린’ 등을 제작·출연하는 등 열정을 불태우던 것으로 알려져 팬들을 더욱 안타깝게 만들었다.
 

왼쪽부터 신철승 미디어파크PD, 김희정 시나리오작가, 이장호 감독, 곽영길 아주뉴스코퍼레이션 회장.[사진제공=인터뷰365 김두호편집인]

고인의 바람대로 영화 ‘소확행’은 내년 촬영을 시작한다. ‘별들의 고향’으로 인연을 맺은 이장호 감독과 故신성일이 의기투합한 작품으로 유명한 사진작가와 그의 두 사위, 외손녀 등의 이야기가 담긴 가족영화다. 신철승 미디어파크 PD가 프로듀서를 맡고 이장호 감독이 총감독으로 지휘한 작품. 고인이 시나리오를 쓰고 제작과 연기 등에 직접 나설 계획이었으며 미디어파크의 대주주인 아주경제도 투자·제작을 함께했다.

지난 5일 고인의 빈소에서 만난 이장호 감독은 “(신성일) 형님과 영화 ‘소확행’을 준비하고 있었다. 워낙 작품에 대한 애정이 강해 세세한 준비 사항까지 직접 챙겼었다. 형님은 떠났지만 남은 약속과 믿음이 있기에 끝까지 완성하려고 한다. 작품을 잘 만들어 형님의 영혼 앞에 바칠 것”이라고 밝혔다.

영화 ‘소확행’은 당초 내년 봄 크랭크인(영화 촬영개시)할 예정이었으나 갑작스러운 고인의 사망으로 제작 및 촬영이 모두 중단된 상황. ‘소확행’ 제작사 미디어파크 신철승 PD는 아주경제에 “신성일 선생님의 뜻을 받들어 반드시 영화를 완성시킬 것”이라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이어 신 PD는 “아직 장례가 마무리되지 않아 영화 향후 방향에 관해 말씀드리기가 조심스럽다. 그러나 ‘좋은 영화를 만들자’는 신성일 선생님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조만간 이장호 감독님과 다시 만나 영화에 관해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