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현빈X장동건 '창궐', 서양의 좀비가 사극액션과 만났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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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기자
입력 2018-10-26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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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창궐' 스틸컷[사진=NEW 제공]

“인간도 아니고 짐승도 아닌 것들…놈들을 막지 못하면 온 세상에 야귀떼가 창궐할 것입니다.”

무능한 임금(김의성 분)과 간신들이 장악한 조선. 청나라로 떠났던 왕자 이청(현빈 분)은 세자이자 형인 이영(김태우 분)의 부름을 받고 위기의 조선으로 돌아온다. 이청이 맞닥뜨린 조선은 그야말로 쑥대밭. 밤에만 활동하는 기묘한 존재인 야귀(夜鬼)와 썩은 정치 세력에 민초들은 밤낮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

궁 안팎이 혼란해지자 병조판서 김자준(장동건 분)은 역모를 꾀하고 야귀를 끌어들여 조선을 멸망시키려는 계획을 세운다. 그 무렵 왕위는 물론 조선에 관심이 없었던 이청은 야귀떼와 맞서 싸우는 박종서관(조우진 분) 일행과 민초들의 부탁으로 야귀떼와 맞서고 궁까지 함께한다.

영화 ‘창궐’은 2013년 ‘마이 리틀 히어로’로 영화계 데뷔해, 지난해 781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공조’로 대중에게 잘 알려진 김성훈 감독의 신작이다. 따듯한 시선과 과하지 않은 유머 감각으로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김 감독은 이번 작품으로 영화적 상상력을 발휘, 활력 넘치는 사극 크리처 장르를 선보였다.

흥미로운 점은 좀비와 뱀파이어의 속성을 가진 독특한 괴물의 탄생이다. 김 감독은 영화의 배경이 조선 시대인 만큼 서양 괴물이 어떻게 조선에 닿게 되었는지 그 과정과 설정 등을 단단하게 쌓아 관객들이 야귀라는 존재를 이질적으로 느껴지지 않게끔 노력을 기울였다. 그의 영리한 선택과 집중은 관객들이 무리 없이 영화에 집중하고 또 설득당하게끔 만든다.

이 같은 선택과 집중은 오락영화로서 ‘창궐’을 더욱 빛나게 한다. 좀비 영화가 가진 많은 특성과 전략 중 ‘창궐’은 캐릭터와 액션에 집중, 복잡한 드라마보다 타격감 넘치는 액션신으로 관객들의 카타르시스를 끌어낸다. 사극와 크리처 장르를 엮어내 가장 두드러진 효과를 본 건 미술적 부분인데 한복을 입은 인물들이 검과 활을 휘두르며 야귀를 제압하는 모습이 매우 인상 깊다. 액션은 물론 한복을 입은 이청과 김자준의 강렬한 이미지는 한 폭의 동양화를 떠올리게 한다.

또 각 공간마다 액션의 주인공을 설정해 인물의 드라마며 액션을 놓치지 않는다는 점도 눈에 띈다. 야귀를 처음 만나게 되는 제물포의 저잣거리부터 좁은 옥사, 화려한 연회가 벌어지던 부용루, 마지막 승부처인 인정전까지. 각 인물들은 공간에 맞는 액션신을 펼치며 풍성한 볼거리를 완성한다.

배우들의 연기도 안정적이다. 현빈은 조선으로 돌아온 왕자 이청 역을 맡아 인물의 성장 과정을 매끄럽게 그려냈고, 김자준 역의 장동건은 타락한 병조판서를 강렬하게 그려내는 것에 성공했다. 그간 느낄 수 없었던 낯선 느낌의 장동건을 보는 것도 영화의 재미 중 하나다. 이 외에도 조우진은 언제나 그렇듯 맡은 바 임무를 다 해내며 빈틈없이 잘 짜인 액션을 선보이고 이선빈은 안정적 연기와 능숙한 활 솜씨로 작품 속에 잘 녹아든다. 오늘(25일) 개봉이며 러닝타임은 121분 관람등급은 15세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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