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 '고용세습' 논란… 친노동계 박원순 타격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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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훈 기자
입력 2018-10-21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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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문가 "노동계에 잘 보이려는 박 시장 태도 잘못된 노사관계 원인"

지난 18일 열린 서울시에 대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박원순 시장이 답변하고 있다.[사진=서울시 제공]

서울교통공사의 '고용세습' 논란 파장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문재인‧박원순‧민주노총 권력형 채용 비리 게이트'로 규정하며 정치적 파상 공세에 나섰다. 과거 인권변호사로 활약하고 서울시에서 친노동 행정을 펼친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박원순 시장에 적지 않은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서울시는 서울교통공사의 친인척 등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해 감사원에 서울시장 명의로 감사를 청구할 예정이라고 21일 밝혔다. 그 시점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국정감사가 마무리되는 23일로 잡았다. 시 관계자는 "사안이 예외적으로 매우 중대하다. 자체 조사로는 대내외적 신뢰성·공정성 문제에 한계가 크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서울교통공사 내 '정규직 전환 1285명 중 108명 직원 친인척'이란 사실은 앞서 한국당 유민봉 의원으로부터 드러났다. 이후 1급인 인사처장 A씨의 부인이 식당 기간제근로자에서 정규직 신분으로 바뀌었고, 이 과정에서 A씨가 의도적으로 누락시킨 정황까지 확인됐다. 시가 우왕좌왕하는 사이 대표적 산하 공기업의 민낯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지난 18일 한국당 김용태 사무총장은 "전직 노조위원장 아들도 무기계약직을 거쳐 이번에 정규직이 됐다. 공사 인사규정에 임직원 가족·친척 우대 채용을 금지하고 있지만 전·현직 간부 자녀 14명이 재직 중"이라고 추가 폭로했다. 같은 날 김성태 원내대표는 행정안전위원회 국감이 한창이던 서울시청에 진입해 당원들과 규탄대회를 열기도 했다.

이번 사태는 2016년 지하철2호선 구의역에서 당시 19살이던 용역업체 직원 김모군이 열차에 치여 숨진 사고가 발단이다. 박 시장은 안전업무 중심으로 외주업체 구성원들의 무기계약직 채용을 추진했고, 자회사 직원들도 면접을 거쳐 동일한 신분으로 본사에 흡수시켰다. 한 차례 더 나아가 단계적으로 정규직화한다. 이때 노사 합의를 통해 식당·목욕탕 직원, 이발사 등 일반 업무직으로 대상이 확대됐다.

일각에서는 '노동존중특별시'를 표방 중인 박 시장의 친노동계 행보와 이에 힘을 보태는 문재인 정부로 화살을 돌리기도 한다. 막대한 노동계의 표심을 등에 업고서 정치생명을 이어가는 동안 공공기관 스스로 자정능력이 상실되고, 노동조합이 무소불위의 힘을 행사하며 이들 요구대로 정책이 흘러가고 있다는 주장이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노동계에 잘 보이려는 그간 박 시장의 태도가 시정 방침이 될 수밖에 없었고 결국 노사관계를 어긋나게 만들었다"면서 "지금의 교통공사 노조로 대변되는 특권노동이 아닌 아무런 연줄도 없는 보통노동이 정상적 가동돼야 생산성 향상, 일자리 확대 등을 이끌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공채출신 정규직 직원 등으로 꾸려진 '서울교통공사 특혜반대 법률 소송단'은 올해 2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정책으로 헌법이 규정한 평등권, 행복추구권, 공무담임권 등을 침해당했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한 바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여론이 거세다. 이런 가운데 22일 열리는 국토교통위의 서울시에 대한 국감에서는 '교통공사 고용세습'이 다시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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