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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개혁·개방 40년③] 시진핑 2차 남순강화 기대감이 커지는 이유

배인선 기자입력 : 2018-10-17 11:13수정 : 2018-10-17 11:13
'10말11초' 시진핑 2차 남순강화說 홍콩·마카오·중국 대륙 연결할 강주아오 대교 개통식 참석 "전 세계 제품 다 사주겠다" 국제수입박람회 개막식 참석 개혁개방 후퇴 우려 속 개혁개방 의지 내비치나

2012년 12월 초 시진핑 총서기가 광둥성 선전시 롄화산의 덩샤오핑 동상을 찾아 헌화하고 있다. 당시 당기관지 인민일보는 시진핑의 닷새간 광둥성 시찰을 '신 남순강화'라고 표현했다.  [사진=신화통신]


"개혁·개방은 영원히 지속될 것이다. 잠시 멈추거나 후퇴하면 활로는 없다."

2012년 말 시진핑(習近平)은 중국 공산당 총서기에 새로 취임하자마자 중국 ‘개혁·개방 1번지’로 불리는 광둥(廣東)성으로 달려가 개혁·개방을 외쳤다. 취임 초 기득권 세력의 저항을 뚫고 개혁·개방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인 것이었다. 시진핑의 닷새간 이어진 광둥성 시찰을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신 남순강화(新南巡講話)’라고 평가했다.

이는 중국 개혁·개방 총설계사 덩샤오핑(鄧小平)의 1992년 ‘남순강화’에 빗댄 것이다. 1989년 톈안먼 사태와 구소련 몰락 이후 중국에서 득세한 보수파들로 개혁·개방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덩은 88세 노구를 이끌고 광둥성 선전(深圳), 상하이(上海) 등 남부 지역을 찾아 개혁·개방을 강조했다.

◆'10말11초' 시진핑 2차 남순강화說 

중국이 개혁·개방 40주년을 맞이한 올해 시진핑 국가주석이 임기 후 두 번째 남순강화를 계획하고 있다는 ‘설(說)’이 홍콩 언론을 통해 흘러 나오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 중국 경기둔화 등 여파로 개혁·개방 40주년 성과가 빛이 바랜 만큼 중국 개혁·개방 사령탑인 시 주석이 개혁·개방 의지를 다시 한 번 대내외에 내비쳐야 한다는 시장의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라 할 수 있다.

‘두 개의 백년’ 목표라는 ‘중국꿈’을 이루기 위해서라도 개혁·개방은 절실한 상황이다. ‘두 개의 백년' 목표는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인 2021년까지 전면적 '샤오캉(小康·풍족하고 편안한)' 사회를 건설하고 신중국 건국 100주년인 2049년까지 세계 최강대국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말한다. 시 주석이 제2차 남순강화에 나선다면 이는 개혁·개방 의지를 천명함과 동시에 위기 속에서도 중국꿈을 실현하기 위해 내부 결속을 다진다는 의미가 크다.

홍콩 언론들은 시진핑의 제2 남순강화가 이뤄진다면 시기는 10월 말에서 11월 초로 예상하고 있다. 이때쯤 해서 중국 개혁·개방 40주년을 맞이해 두 가지 중요한 이벤트가 예고돼 있기 때문이다. 홍콩, 마카오, 광둥성 주하이(珠海) 3개 도시를 잇는 강주아오(港珠澳) 대교 개통식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국제수입무역박람회가 그것이다.

◆홍콩·마카오·중국 대륙 연결할 '시진핑 다리' 개통 

개통 '카운트 다운'에 돌입한 세계 최장 해상대교 강주아오 대교. [사진=바이두]


강주아오 대교는 중국 정부가 2009년 말부터 총 공사비 1200억 홍콩달러(약 17조원)를 투입해 8년 넘게 건설했으며, 개혁·개방 40주년을 기념한 주요 성과라 할 수 있다. 해상 교량 22.9㎞ 구간과 해저터널 6.7㎞ 구간, 터널 양쪽의 인공 섬, 출입국 시설 등으로 이뤄진 세계 최장 해상대교다.

강주아오 대교는 '시진핑 다리’라 불릴 정도로 시 주석이 애착을 가졌다. 지난해 7월엔 직접 공사 현장을 찾아가 "강주아오 대교는 중앙정부가 홍콩, 마카오, 주장 삼각주 지역의 더 나은 발전을 지지하기 위한 중대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왜냐하면 강주아오 대교는 시 주석이 직접 설계한 국가대계 프로젝트 ‘웨강아오(粤港澳, 광둥·홍콩·마카오) 대만구(大灣區)’ 건설의 핵심 인프라이기 때문이다. 웨강아오 대만구 건설은 선전·광저우(廣州)·주하이·둥관(東莞)·포산(佛山)·후이저우(惠州)·중산(中山)·장먼(江門)·자오칭(肇慶) 등 광둥성 9개 도시와 홍콩 마카오를 하나로 묶는 세계 최대 경제허브를 건설하는 계획이다. 중국 대외개방의 새로운 창구이자 향후 중국 경제성장을 이끌 새로운 성장점이기도 하다.

실제로 강주아오 대교가 개통되면 홍콩·마카오·주하이 3개 도시는 한 시간 생활권으로 묶이게 된다. 중국 국영중앙(CC)TV는 앞서 강주아오 대교 완공 후 20년간 3개 지역에 400억 위안(약 6조5000억원)의 직접적 경제 효과를 유발할 것으로 관측하기도 했다.

지난달 28~30일 사흘간 최종 테스트를 마친 강주아오 대교는 이제 개통 카운트다운만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국제여행사(CITS) 등 일부 여행사는 이달 말 출발하는 '강주아오 대교-마카오 당일치기 관광' 상품도 이미 출시한 상태다.

홍콩 온라인 매체 '홍콩01'이 강주아오 대교 개통식이 오는 27~28일 열릴 것으로 관측한 가운데, 홍콩 명보·성주일보 등은 시 주석이 강주아오 대교 개통식에 직접 참석할 가능성을 내놓았다. 실제로 중국 지도자들은 역대 의미 있는 주요 다리 개통식마다 참석해 치적을 과시했다.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도 1991년 경제특구 샤먼(廈門)에 들어선 샤먼대교 개통식에 직접 참석해 테이프를 자른 바 있다.

◆"전 세계 제품 다 사주겠다" 국제수입박람회 개최

내달 5일부터 10일까지 엿새간 중국국제수입박람회가 열리는 상하이 국가컨벤션센터 전경. [사진=신화통신]


이어 시 주석은 내달 5일부터 엿새간 상하이에서 열리는 중국국제수입박람회 개막식에 참석할 것이 유력해 보인다. 이 박람회는 올해 중국에서 열리는 주요 국제 행사 중 하나로, 시 주석이 지난해 5월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국제협력 정상포럼에서 처음 언급했다. 시 주석이 직접 기획하고 제안하고 추진할 정도로 공들인 박람회다.

이번 행사는 수출입박람회가 아닌 수입박람회다. 쉽게 말하면 중국이 전 세계 각국의 물건을 사줄 테니 물건을 가져오라는 것이다. 그래서 순수하게 중국으로 제품과 서비스를 수출하는 업체만 참가 대상이다. 전 세계 130개 국가 및 지역의 기업 2800여곳이 참가하며, 이 중 세계 500대 기업만 200곳이 넘는다. 우리나라 기업도 200여곳이 참가한다. 이곳을 찾는 중국 내 바이어는 15만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됐다.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한 가운데 열리는 이번 행사를 통해 중국은 미국을 비롯한 각국과의 무역불균형을 시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보호무역주의 대두 속에서 전 세계 교역을 활발히 하는 데 기여할 것임을, 중국의 대외개방 의지가 확고하다는 것을, 중국 경제가 소비 주도 성장으로 전환해 가고 있음을 과시한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오늘날 중국은 미국에 이은 세계 2대 소비시장으로 자리매김했다. 개혁·개방 직후인 1978년 1559억 위안에 그쳤던 중국 소비시장 규모는 지난해 235배 가까이 늘어난 36조6000억 위안(약 6000조원)에 달했다. 소비의 전체 중국 경제성장 기여도는 58.8%에 달하고 있다.

◆무역전쟁 속 시장화 개혁 후퇴 목소리도

중국이 개혁·개방을 한 지 올해로 40년이 됐지만 최근엔 시장화 개혁이 오히려 후퇴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시진핑이 제2차 남순강화를 통해 개혁·개방 의지를 내비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이는 올 들어 중국 경제가 어려움에 직면하면서다. 중국을 전략적 맞수로 여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통상·안보·정치 등 분야에서 중국에 대한 공세를 벌이고, 여기에 중국 디레버리징(부채 축소) 여파로 경기 둔화도 가시화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시장경제, 경제자유화로 민영기업에 활력을 불어넣기보다는 국가의 역량을 집중해 국유기업을 키워야 한다는 이른바 ‘국진민퇴(國進民退)론’이 힘을 얻고 있는 것이다. 중국 금융 칼럼니스트 우샤오핑(吳小平)이 “중국의 민간기업이 이제 국유기업을 위해 물러날 때가 됐다”고 주장한 글이 대표적이다.

사실 민영기업은 중국 개혁·개방 40년간 경제 발전을 이끌었던 주요 동력이었다. 1970년대 중국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1%도 채 되지 않았던 민영기업은 오늘날 중국 GDP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세수의 60%, 기술혁신의 70%, 일자리 80%를 창출할 정도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국진민퇴 현상은 통계 수치에서도 나타난다. 상하이증권보에 따르면 올 들어 9월까지 46개 민영 상장사가 300억 위안에 이르는 국유자본을 수용했다. 이 가운데 24개사 지배주주가 바뀌고 있고, 9월 들어서만 14개사가 대주주를 국유기업으로 바꾸겠다고 공시했다.

중국 안방보험, 화신에너지 등 유명 민영기업 창업자들은 줄줄이 몰락했다. 그러니 민영기업이 불안에 떠는 것도 사실이다. 최근 마윈(馬雲) 알리바바 회장이 54세의 비교적 젊은 나이에 은퇴를 선언한 이유도 정부 압박 때문이라는 '음모론'이 판치는 것도 국진민퇴 현상과 무관치 않다. 딩안화(丁安華) 중국초상은행의 수석경제학자는 "민영기업들이 개혁·개방 40년 이래 한번도 볼 수 없었던 가장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고 말했다.

중국 지도부가 연일 나서서 민영기업 발전을 지원한다고 외치고 있지만 실제로 중국의 시장 개혁 의지가 의심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중화권 매체 둬웨이는 “시 주석의 2차 남순강화 소문이 잇달아 흘러나오는 것은 과거 덩샤오핑처럼 길을 잃은 중국 시장 개혁·개방에 뚜렷한 방향을 제시해 개혁·개방을 추진력 있게 밀고 나가길 기대하는 목소리를 반영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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