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U★인터뷰②] 이정은 "한지민x김태리, 초연한 배우들…열정 잃지 않고 나이 먹고싶다"

김아름 기자입력 : 2018-10-12 06:30

배우 이정은이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진행한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 [AJU★인터뷰①]에 이어 계속. ◀ 바로가기

‘미스터 션샤인’에서 함안댁으로 열연했다면 ‘아는 와이프’에서는 서우진(한지민 분)의 치매 걸린 모친으로 나와 열연을 펼쳤다.

이정은에게 ‘아는 와이프’처럼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500원의 동전이 주어진다면 언제로 돌아가고 싶냐고 물었다. 대답은 “가고 싶지 않다”였다.

그는 “나이가 먹어서 죽기는 싫지만, 죽음을 자주 생각하게 되는 나이다. 생각이라는 게 없어지는 게 죽음이다. 등골이 오싹하고 감각이 끝난다는 것 아니냐. 사랑하는 사람의 손을 잡을 수도 없는데 그런 순간이 오는 건 두렵지만 그런 순간을 피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지 않느냐”며 “연애가 끝나면 뒤를 보지만 저는 그렇지 않다. 저는 앞으로 미래의 것을 본다. 그래서 있는 시간을 즐기면서 하고 싶다. 그게 제일 중요한 것 같다. 이렇게 잘 살다 가고 싶다”고 소신을 내비쳤다.

이어 이정은은 “초록이 아름답다고 느껴진 게 작년부터였다. 정말 너무 예쁘고 아름답다. 그런 생각을 정말 많이 한다. 지금 이 순간을 딱 잡고 싶다. 이런 순간은 안 끝났으면 좋겠다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있는 것 같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아는 와이프’에서 치매 모친의 역할을 소화하는데 어려움은 없었을까. 이정은은 “쉽지는 않았다. 작가님께서 몇 개의 자료를 보내주셨는데, 실제로 병원 간호사님을 만나기도 했다. 일단 그 자료를 보면서 재밌게 생각했던 건 막연히 치매라고 느꼈던 표현들이 드라마에서 본 표현만 있는 게 아니었다는 것이다. 제가 알고 있던 막연함이 깨지고 작가님께서 여러 치매 증상 중에 좀 침울하지만은 않은, 귀여운 치매의 증상도 있다고 하셨다. 그래서 긍정적인 측면도 이 작품에 들어갔으면 한다는 작가님의 의도가 너무 좋았던 것 같다”고 밝혔다.
 

배우 이정은이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진행한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여러 작품을 통해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했던 이정은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캐릭터는 무엇일까. ‘아는 와이프’와 ‘미스터 션샤인’의 캐릭터를 제외하고 꼽아달라고 질문했다.

“아무래도 저를 안방극장에 눈도장 찍은 게 서빙고 역이었다. 재밌었다”던 그는 “허당 캐릭터다. 보이지 않는 어떤 것을 믿게 만드는 역할들은 정말 매력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기라는 게 없는데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게 연기라 생각하기 때문이다”라고 꼽았다.

또 이정은은 “영화는 ‘변호인’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제가 정말 존경하는 송강호 선배님과 한 장면이라도 연기 했다는 것만으로도 정말 좋았다. 제가 연극을 할 때도 선배님이셨고, 연극계에서는 정말 유명한 분이셨다. 그 분과 연기하면 어떨까 생각 했었는데 함께 연기하게 돼서 정말 좋았다”고 회상했다.

1991년 연극 ‘한 여름밤의 꿈’으로 데뷔해 28년이라는 연기 경력을 지닌 이정은은 역할에 대한 한계를 정해놓지 않았다. 그는 “하고 싶은 역할을 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레옹과 마틸다같은 이상한 우정, 예를 들면 젊은 여자와 나이 많은 여자의 만남 등 그런 사람과 사람에 대한 관계를 그린 작품이 참 좋다. 휴머니티적인 작품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이 같은 자신만의 소신은 그가 자연스러운 생활 연기를 할 수 있게 이끌어준 셈이다. 이정은은 “제가 한 작품들을 주로 보면 생활이 많이 담긴 작품을 고르는 편이다. 약간의 판타지는 있지만 생활을 기반으로 하는, 그런 이야기를 좋아한다. 그래서 그런 리얼리티를 주로 연기하다보니 더 붙어있는 것처럼 보이실 것”이라고 전했다.

‘아는 와이프’에서는 한지민, ‘미스터 션샤인’에서는 김태리와 호흡한 그는 각 배우들과의 연기 호흡을 떠올리며 차이점에 대해 이야기 했다.

그는 “역할이 주는 차이점이다. 그 두 사람은 무한대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배우라 생각한다. 또 도전력이 있다”며 “(한)지민 씨 같은 경우는 저보다도 매체에서 다양한 경험을 갖고 있기 때문에 굉장히 능숙하다. 또 팀플레이도 잘한다. 같이 일하는 사람들과 파이팅이 넘친다. 지금 지민 씨의 역할이 매우 좋다”고 말했다.
 

배우 이정은이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진행한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또 “(김)태리 씨는 매체 경력은 짧지만 연극에서 시작해서 좋은 보이스와 진중함을 몸에 갖고 있다. 그래서 다음 작품들이 정말 기대가 된다”며 “시나리오가 쌓이고 있을텐데 급하지 않게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런 점이 서로의 장점인 것 같다. 그런데 제가 판단하기에는 너무 된 친구들이다”라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 “제가 2~30대 때는 그런 생각들을 못했다. 정말 초연한 배우들이다. 명성이나 이런 것들에 비해서는 정말 침착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또 자신의 20대를 곱씹으며 “나도 열정은 정말 많았다. 그만큼 거칠기도 했다. 그땐 표현에 모가 나있지만 지금은 덜어지고 욕심도 뺐다. 준비되지 않은 걸 잘 못하고, 어쨌든 노력한 만큼 얻게 된다는 진리를 알게 되는 걸 보면 이제 좀 철이 드는 것 아닌가 싶다. 20대 때는 일 저지르기에 바빴다”고 웃었다.

연극, 드라마, 영화 등 가리지 않고 그를 필요하는 작품이라면 어디든 달려갈 준비가 돼 있는 이정은은 향후 자신이 걸어가야 할 길이 어떤지도 잘 알고 있다.

이정은은 “쉴 때 잘 쉬고 그 에너지로 일을 열심히 하고 싶다. 또 젊은 친구들이 쓰는 글이나 영화들은 정말 많다. 독립영화들을 보기 시작했는데 그런 작업들도 제가 할 수 있으면 적극적으로 참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이제 영상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세대니까 똑같은 이야기를 새로운 형식으로 만들려는 사람들과 작업을 하고 싶고, 그런 열정을 잃지 않고 나이를 먹어갔으면 좋겠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저 같이 나이 먹어가는 사람들도 영향을 받을 것 같다. 신선한 작업들을 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차기작에 대해서는 “지금 중편 영화를 찍고 있다. 통일에 대한 이야기다. ‘카트’ 찍었던 감독과 ‘여보세요’라는 영화를 함께 작업하고 있다. 후시 녹음까지 하면 올해 마무리 될 것 같다”며 바쁜 일정을 이야기 하며 미소 지었다.
 

배우 이정은이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진행한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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