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조현재, "착하고 선한 눈망울 컴플렉스였다"···두번의 악역으로 연기 스펙트럼 넓혀 '뿌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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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정 기자
입력 2018-10-02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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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웰스엔터테인먼트]


선한 눈망울, 착하고 바른 이미지 배우 조현재의 첫 인상이다. 그는 착한 인상이 가장 큰 콤플렉스였다. 너무 선해 보이는 인상으로 20대 시절 흔한 반항아 역할조차 맡을 수 없었던 것. 그런 그가 악역으로 변신을 시도했다. 

조현재는 '그녀로 말할 것 같으면'에서 소시오패스 강찬기 역할을 맡아 연기의 폭을 넓혔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2일 서울 장충동에 위치한 반얀트리 클럽&스파서울에서 SBS 주말드라마 '그녀로 말할 것 같으면'(이하 '그녀말')의 배우 조현재의 종영 인터뷰가 진행됐다. '그녀말'은 괴한에게 쫓기다 살아 남기 위해 안면전체성형을 감행, 수술 후유증으로 모든 기억을 잃은 한 여자가 사라진 기억을 되찾으며 펼쳐지는 달콤 살벌한 미스터리 멜로 드라마다. 

조현재는 극중 강찬기 역으로 열연했다. 강찬기는 SBC 아침뉴스 앵커로 세상 젠틀하고 다정한 이미지를 유지하지만 사실은 지은한(남상미)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가정파괴범이다. 조현재는 이 사이코패스 불륜남 캐릭터를 소름끼치게 그려내며 극적 긴장감을 극대화시켰다.

아주경제와 만난 자리에서 조현재는 "역할에 제약을 두고 싶지 않아서 강찬기 역을 수락했습니다. 사실 소시오패스 역할이다보니 맡으려는 사람이 없었다고 들었죠. 선한 인상때문에 20대 때 그 흔한 반항아 역할조차 절대 안들어왔습니다. 모범생, 왕 등 반듯한 역할에 갇혀 있는 이미지를 깨고 싶었어요"라고 강찬기 역을 맡게 된 계기를 밝혔다. 
 
조현재는 지난 2000년 포카리스웨트 CF로 데뷔, 2003년 수애와 함께 MBC '러브레터' 주인공으로 발탁되며 '우진앓이' 신드롬을 불러왔다. 이후 '별의소리' '햇빛 쏟아지다' '구미호 외전' 등을 통해 일본 톱여배우 나카고시 노리코, 송혜교, 김태희 등 당대 톱 여배우들과 호흡을 맞추며 한류스타 반열에 올랐다. 군 제대 이후에도 그는 '49일' '광고천재 이태백' '제왕의 딸 수백향' '용팔이' 등을 연달아 흥행시켰다. 특히 '용팔이'에서는 첫 악역 연기가 호평을 받으며 '믿고보는 배우'로 인정받았다. 주로 따뜻하고 젠틀한 캐릭터를 연기했던 조현재가 본인의 한계를 넘어 다양한 스펙트럼에 도전한 것.

[사진 = 웰스엔터테인먼트]

용팔이 이후 3년의 공백기 끝에 그가 선택한 것은 또 다시 악역. 
 
"나이도 들어가고 비슷한 역할을 계속 하고싶지 않아 미룬 것도 있습니다. 조금더 좋은 모습, 색다른 모습으로 대중 앞에 나타나야겠다는 막연한 희망만 갖고 있었죠. 그러면서도 예전과 너무 겹치는 역은 피했던 경향이 있습니다. 늘 새로운 모습을 목말라하고 있었어요. 그런 의미에서 강찬기는 제게 새로운 전환점이 되어 준 역할입니다"

그렇다면 조현재는 강찬기 역할을 통해 무엇을 얻었을까? 
 
"남들이 기피하는 역할을 해냈다는 것에 대한 뿌듯함도 있고 저한테 늘 부족하던 독기가 있어야 한다는 결핍에 대한 해소가 된 것 같아요. 하지만 갈증이 완전히 해소되진 않았습니다. 저도 악역을 잘 해볼 수 있다는 점에 대해 자신이 생긴 것 같습니다. 다음에도 다른 악역을 표현해보고 싶습니다. 이런 성격 강한 캐릭터를 맡는다는 건 배우로서 감사한 일이죠. 앞으로도 더욱 다채로운 캐릭터를 연기해보고 싶어요"

악역으로 이미지가 굳혀지면 어떻하냐는 질문에 대해 그는 "더 잔인한 역할도 해보고 싶다"고 선한 눈망울로 대답했다. 조재현은 "이런 얼굴에서 표현하는 악역이 어떻게 보면 더 섬뜩할 수도 있거든요. 사실 범죄자라는 것이 외모에서 나타나는 건 아니지 않을까요? 사실 나같은 이미지로 악역을 표현하는 것이 오히려 설득력 있게 다가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실제 감독님이 요구하셨던 것도 그렇구요. '소름돋는다' '눈빛이 달라졌다'는 말에 쾌감이 있습니다. 더 잔인한 역할도 해보고 싶어요"라며 욕심을 드러냈다. 

최근 결혼해 신혼으로 깨가 쏟아져야 할 그가 악역을 맡은 것에 대해 어려움은 없었을까? 특히 가정폭력을 행사하는 역할에 몰입하다 아내와 혹 불화를 빚은 것은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그는 "촬영하느라 바빠 아내를 볼틈이 없었어요. 아내가 그리웠습니다"고 천진하게 답변했다. 

"신혼이지만 드라마 촬영 스케줄이 바빠서 거의 집에 들어갈 수 없었거든요. 아내는 제 역할에 대해 가장 큰 조력자죠. 제 연기를 하나하나 모니터링하고 조언해주고 더 나아질 수 있도록 이끌어 준 제게 가장 소중한 파트너에요." 

물론 갈등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는 "현장에서는 아무래도 늘 죄책감이 있었던 것 같아요. 강찬기가 개인적으로 조현재가 봤을 때 납득되지 않는 캐릭터거든요. 사회적 문제도 있고요.  실제 데이트 폭행, 가정 폭행 등이 정말 많다고 들었습니다. 1년에 200명이 죽는다는 조사도 있더라구요. 사회적 문제도 담겨있고, 가장 극혐의 캐릭터인데 드라마적으로 미스터리하게 풀어나간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드라마니까 이해하려고 한건데 몰입하다 보면 개인적으로 많이 힘들었어요. 말수도 많이 없어지고 현장에서 많이 심각해져 있구요. 그런 부분이 끝날 때까지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고 털어놨다.

덕분에 상대역인 남상미와는 많은 대화를 하지 못했다고. "실제 상미씨는 가정폭력을 휘두르는 저를 증오하는 캐릭터였기 때문에 둘다 역할에 몰입하다보니 촬영 현장에서 가깝게 지내지 못했어요"라고 살짝 아쉬움도 표현했다. 

그렇다면 그와 합이 잘맞았던 배우는 누구였을까? 조현재는 특히 영화 '스캔들'에서 호흡을 맞췄던 이미숙을 언급했다. 그는 "이미숙 선배님이 진짜 합이 좋았어요. 이미숙 선배님과 할 때에는 연기가 신이 났었죠. 이번에 같이 호흡을 맞출 수 있어서 정말 영광이었습니다. 영화 '스캔들'을 촬영할때는 제가 너무 어려서 이렇게 좋은 선배님과 호흡을 맞추는 게 감사한 일인줄 몰랐어요. 이미숙 선배님께도 '다시 만나게 돼 너무나 영광이고 행복하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연기도 호흡이 너무나 잘 맞아서 조언도 많이 해주셨죠. 또 현장에서 뵈었으면 좋겠어요. 그 정도로 너무나 좋았습니다"고 말했다.

[사진=웰스엔터테인먼트 ]

조현재는 최근 '동상이몽' '인생술집' 등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활동영역을 확장하기도 했다.
 
"사실 20대 때는 많이 내성적이어서 예능 출연을 꺼렸어요. 남들보다 말도 느리고 예능의 빠른 호흡과 예능감이 없어서 예능출연은 무리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나이가 들다보니 그런 부분에서도 열리는 것 같아요. 예능에 나가도 점잖은 선비 캐릭터로 봐주시더군요. 개인적인 조현재는 안 바뀌는구나 싶었어요. 유재석 하하 씨처럼 빠르게 성격이 바뀌는 예능감을 제가 갑자기 가질 수 는 없는 거잖아요. 그냥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그렇다고 예능에 출연하고 싶지 않다는 건 아니구요. 저를 이 모습 그대로 받아들여주시는 곳이 있다면 어디든 출연하고 싶습니다. 저로서도 괜찮으시다면 불러주세요. 하하"
 
조현재는 당분간 휴식을 취하며 차기작을 물색할 계획이다. 그는 사이클이 빠른 배우는 아니다. 바로바로 작품에 들어가며 계속 새롭게 길을 찾지 않고 충분한 충전시간을 통해 다음을 기다리는 타입이다.  
 
"당분간은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고 다음 작품을 위해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충전해야할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독서든 여행이든 몸관리를 잘 해야겠어요. 아내가 4개월 동안 외로웠겠다는 생각이 들고 많이 챙겨주고 싶습니다. 같이 시간을 많이 못 보냈으니까 여행도 가고 맛집도 자주 가고 싶어요."
 
이어 그는 "이번 강찬기라는 역할을 통해 새로운 저로 태어나는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어떤 역할도 다 해낼 수 있을 것 같달까요. 또 다른 시작을 안겨준 이번 작품을 통해 더 깊이있는 조현재로 나아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며 곧 다가올 다음을 기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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