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T 수주 실패에 침울한 창립기념일 맞은 K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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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신 기자
입력 2018-09-30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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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잇단 악재에 주가는 곤두박질, 사업계획은 ‘흔들’… 대책마련 시급

록히드마틴-KAI 컨소시엄의 T-50A.[사진=록히드마틴 제공]



최근 미국 공군 고등훈련기(APT) 사업 수주에 실패한 한국항공우주(KAI)가 30일 침울한 창립 19년 기념일을 맞았다.

이날 방산업계에 따르면 미국 공군은 지난 27일(현지시간) APT 교체사업 최종 낙찰자로 보잉-사브 컨소시엄을 선택했다. 이로써 미국 록히드마틴과 컨소시엄을 이뤄 입찰에 참여했던 KAI는 고배를 마셨다.

KAI에게 APT 수주는 절실했다. 앞서 하성용 전 사장이 “수주를 하지 못하면 사직서를 제출하겠다”고 배수의 진을 쳤을 정도다. 하 전 사장이 정권교체 후 비리의혹으로 물러난 뒤 취임한 김조원 사장에게도 이같은 중요성은 마찬가지였다.

APT 교체사업의 당초 예정가는 163억 달러(약 18조원)에 달했으며 이번 수주에 성공할 경우 향후 미국 해군 후속 기체 사업(약 33조 원), 제3국 수출시장 개척(약 50조 원) 등에도 영향을 미쳐 총 100조원 규모로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결국 APT 사업에서 보잉-사브 컨소시엄에 석패하며 사업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 됐다.

물론 이번 수주 실패 책임을 모두 김 사장에게 묻기는 어렵다. 이번 입찰은 미국의 자국우선주의 원칙에 따라 철저히 록히드마틴이 주도했기 때문에 KAI의 역할은 제한적이었다. 특히 이번 입찰에서 보잉-사브 컨소시엄은 사업 예정가의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인 92억 달러(약 10조2000억원)를 제시하는 등 초저가 공세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KAI 관계자는 “록히드마틴과 전략적 각격으로 입찰에 참여했으나 보잉의 저가 입찰에 따른 현격한 가격 차이로 탈락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김조원 호 KAI의 위기를 부인하기는 어렵다. KAI는 올해 약 2조7000억원의 신규 수주 목표를 세웠지만, 상반기 실적은 2500억원에 그쳤다. 이번 수주에 실패해 올해 수주 목표를 채우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할 전망이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단순한 개별 프로젝트 수주실패가 아니라 향후 해외 훈련기시장에서의 수주경쟁력에 장해요인이 된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 수주 실패 소식이 전해진 28일 KAI의 주가는 하한가에 근접한 3만5100원에 마감됐다. 전일 종가 대비 29.8%나 급락했다.

KAI의 악재는 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 7월 발생한 마린온 헬기 추락 사고로 인한 리스크도 크다. 육군은 당초 오는 2023년까지 총 28대의 마린온을 도입할 예정이었지만 이번 사고 결과에 따라 마린온 도입을 전면 재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향후 15년 안에 수리온 200여대를 동남아와 중남미 지역에 판매한다는 수출목표 또한 흔들릴 공산이 크다.

이번 APT 수주 실패는 또 다른 역점사업인 한국형전투기(KF-X) 개발사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KAI가 이번 APT 사업을 수주했다면 선진적인 개발 인프라 구축을 통해 KF-X 등 다른 사업들의 성공 기반을 더욱 확고히 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이번 수주 실패가 더욱 아쉬운 이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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