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들러 미국 때린 리용호 북한 외무상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한선 기자
입력 2018-08-10 09:59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적대관계 해소 방안 요구 압력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리용호 북한 외무상을 만나 회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이란과 함께 연일 미국을 비판하고 나섰다.

외신 등에 따르면 리 외무상은 9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알리 라리지니 이란 의회 의장을 만나 "우리는 미국과 협상에서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비핵화에 동의했지만 미국이 우리에 대한 적대를 포기하지 않을 것을 알기 때문에 핵지식을 보존하겠다"고 밝혔다.

리 외무상은 "미국을 상대하는 것은 어렵다"며 "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이루려면 미국이 자신의 약속을 지켜야 하는 데 그렇게 하기를 거부한다"고 덧붙였다.

라리자니 의장은 "이란은 미국과 협상한 경험이 있다"며 "미국은 합의한 의무를 한 번도 지킨 적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미국은 협상에서는 밝은 미래를 약속하지만 실제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도 지난 8일 리 외무상에 "국제사회는 미국을 믿을 만하다고 여기지 않는다"고 비난했었다.

트럼프 정부가 오바마 정부에서 합의한 이란 핵 협정을 파기한 데 대해 불만이 클 수밖에 없는 이란을 방문한 리 외무상이 미국의 협상에 대한 비판을 통해 압력을 넣고 있는 것이다.

북한이 현 시점에서 미국에 요구하고 있는 것도 양국의 신뢰를 쌓기 위한 적대적 정책의 해소로 종전선언과 제재 해제다.

미국이 적대 정책을 먼저 거둬들이는 성의를 보여야 비핵화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9일 외무성 담화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에 역행하여 일부 미 행정부 고위관리들이 터무니없이 우리를 걸고 들면서 국제적인 대조선 제재압박 소동에 혈안이 되어 날뛰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조미(북미) 사이에 존재하는 불신의 두터운 장벽을 허물고 신뢰를 구축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우리의 기대에 미국은 국제적인 대조선 제재압박을 고취하는 것으로 대답하였다"고 했다.

지난해 말부터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 중지, 핵실험장 폐기, 미군유해 송환 등 '대범한 조치'를 취했지만, 미국이 북핵 관련 '모략자료'들을 꾸며내 대북제재 강화의 명분을 조작하려 하고 있다고 담화문은 주장했다.

미국은 북한이 먼저 비핵화를 위한 조치들을 취해야 제재완화나 종전선언 등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최근 들어 폭스뉴스 등에 출연한 존 볼턴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은 북한에 비핵화 합의를 이행할 것을 요구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이 6~8개월 내에 60~70%의 북한 핵무기를 이양할 것을 요구했으나 북한이 지속적으로 거부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와 앞으로 미국이 요구하고 있는 단기간 핵무기 이양 등 비핵화 조치와 북한이 요구하고 있는 제재 완화와 종전선언 등 평화체제 구축 등의 방안을 놓고 양측간 협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이 북미정상회담 이전인 지난 5월부터 이 같은 핵무기 이양을 요구했던 것으로 해석되는 가운데 11월 중간선거 이전 핵무기 절반 이상을 북한이 넘기는 방안을 목표로 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중간선거까지 3개월이 남았을 뿐이지만 여전히 미국은 중간선거 이전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 일환으로 핵무기 일부를 이양할 것을 목표로 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이 양국의 2차 정상회담을 이 같은 합의를 이루는 것을 목표로 추진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북한은 북미협상 교착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9일 한국에 고위급회담을 13일 열자고 제안해 받아들여졌다.

13일 회담에서는 남북정상회담을 준비하는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올들어 지난 두 차례의 남북정상회담이 그랬듯이 올해 3차 남북정상회담은 2차 북미정상회담을 견인하는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2차 북미정상회담이 내달 18일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를 계기로 개최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 3차 남북정상회담이 이달 중 열리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핵무기 일부 이양에 대한 합의를 시도하고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제재완화와 종전선언 등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어 주목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측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최대한 성과를 끌어낼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미국의 속내를 알고 있는 북한도 이를 계기로 최대한의 제재 완화와 종전선언 합의 등의 성과를 추구할 전망이다.

문제는 지난 1차 회담과 같이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도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는 경우 이전의 적대적인 대치 관계로 다시 돌아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시험이 지속되고 미국은 군사행동을 위협하면서 다시 긴장이 고조될 수 있다는 점이다.

제재는 유지되고 북한의 국제관계 정상화와 개방, 경제 개발 등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목표는 다시 멀어지게 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