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호실적'의 그늘] 금융 선진국 은행 수익 구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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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선영 기자
입력 2018-05-28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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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시중은행이 대출을 늘려 '손쉬운 장사'를 하는 동안 미국·유럽·일본 등 금융 선진국에서는 다양한 수익구조로 이익을 창출하고 있다. 단순히 가계대출에만 기대지 않고 각 금융사마다 신탁, 펀드, 글로벌 등 사업 강화에 나서 비이자 수익 비중은 전체의 30~50%에 달한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의 4대 은행 중 한 곳인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의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은 69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24억 달러)보다 188% 급증했다.

개선의 주요인은 금리상승과 경기호황이다. 하지만 수익 구조를 살펴보면 국내 은행들과 전혀 다른 모습임을 알 수 있다. BoA의 1분기 이자 이익은 116억 달러로, 비이자 이익(115억 달러)과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이는 적극적인 인수합병을 통한 사업 다각화, 고액자산가를 중심으로 한 자산관리, 성장분야 집중투자에 힘쓴 결과다. 개인기업금융(90억 달러)이 가장 높은 수익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글로벌 자산투자 운용(49억 달러)과 글로벌 금융(49억 달러), 글로벌 시장(41억 달러) 등이 고른 분포를 보여 안정적인 사업기반을 갖고 있다.

유럽의 최대은행인 HSBC도 아시아 지역에 집중한 결과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HSBC는 지난해 세전이익 172억 달러를 기록하며 전년대비 142% 증가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이익 중 153억 달러를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에서 올렸다는 점이다. 이는 전년대비 90% 가까이 증가한 실적이다.

반면 '텃밭'이라고 할 수 있는 유럽지역에서는 19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HSBC가 최근 몇 년 사이 사업의 중심을 아시아로 돌린 정책이 효과를 거두고 있는 셈이다.

일본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
MUFG)와 미쓰이스미토모가 각각 지난해보다 6.8% 증가한 9896억엔, 3.9% 증가한 7343억엔을 기록했다. 일본의 기준금리가 마이너스인 상황에서 얻은 결과다.

현재 일본 은행은 예대마진 축소 탓에 이자만으로는 이익을 내기 어려워진 데다가 인구 고령화로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이다. 이에 MUFG는 그룹의 자산관리부문을 통합하고 인수합병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글로벌 사업 확장을 위해 해외 대출 비율도 2012년 10%대에서 30%대까지 늘렸다.

금융권 관계자는 "해외 대형 금융사들은 다양한 수익구조를 갖추고 있어 웬만한 외부 충격에는 흔들리지 않는다"며 "국내 은행들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소비자금융에 치중하기보다 기업금융, 고객자산관리, 글로벌 투자 등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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