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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공사음 들리는 선양 롯데월드, '몸풀기' 예비공사 진행

선양=이재호 특파원 배인선 기자입력 : 2018-05-20 14:24수정 : 2018-05-20 14:24
건축허가 최종 승인 대비, 보수·배수시설 공사도 노영민 대사 현지방문, 공사 재개 기대감 높아져 백화점 한산·아파트 미분양, 사업 전망은 불투명

선양 롯데월드 건설 작업에 투입된 인부들이 식사 교대를 위해 공사장 입구를 나서고 있다. [사진=이재호 기자 ]


지난 15일 중국 랴오닝성 선양 시내의 롯데월드 건설 현장. 공사장 입구는 식사 교대를 위해 삼삼오오 들고 나는 인부들로 붐볐다.

선양 롯데월드는 2016년 12월부터 공사가 중단됐다. 롯데가 성주 골프장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부지로 제공한 데 따른 중국의 보복 조치가 18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중국 당국이 공사 재개를 공식적으로 허가하지 않은 상황에서 공사장 내에 인부들이 투입된 이유가 궁금했다.

익명을 요구한 건설 현장 관리자는 "기존 시설에 대한 보수 공사와 건설 재개에 대비한 예비 공사를 진행하는 중"이라며 "300명 정도의 인부가 투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사를 다시 시작한 시점 등의 질문이 이어지자 그는 입을 닫았다.

선양 현지 소식통은 "우기를 앞두고 건물 지하의 배수시설을 정리하는 공사도 함께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선양 롯데월드 건설 작업이 조만간 재개될 것이라는 기대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선양시가 롯데월드에 대한 소방점검 결과를 승인했다. 롯데와 인근 주민들 간의 조망권 관련 협상도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 측은 "소방점검 승인은 공사 재개를 위한 초기 단계다. 최종적으로 건축허가가 나는 게 중요하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지만 활로가 열리는 데 안도하는 기색이다.

선양 롯데월드 프로젝트는 롯데가 해외에서 처음 시도하는 대형 테마파크 사업이다. 연면적 145만㎡에 백화점·아파트·극장·놀이공원·호텔 등을 건설할 계획으로 이미 3조원 넘게 투자했다.
 

선양 롯데월드 건설 현장. [사진=이재호 기자 ]


자칫 사업이 무산될 경우 롯데가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는 만큼 정부도 관심을 갖는 사안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말 이후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한정(韓正) 국무원 부총리, 양제츠(杨洁篪) 외교담당 정치국 위원 등 중국 수뇌부를 만날 때마다 롯데를 포함한 한국 기업의 애로사항 해소를 설득해 왔다.

이에 대해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은 지난 10일 기자들과 만나 "(선양 롯데월드 프로젝트는) 문 대통령이 노력하고 있어 잘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노영민 주중 한국대사도 지난 18일 선양에서 탕이쥔(唐一軍) 랴오닝성 성장, 장유웨이(姜有爲) 선양시장 등 현지 지방정부 지도부들과 잇따라 만나 롯데 문제 등 현안을 논의했다.

노 대사는 "롯데월드 공사를 재개하는 것이 지역 이익에 맞고 한·중 신뢰관계에도 부합한다고 전했다"며며 "중국이 한국 측의 희망사항을 잘 알게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선양 롯데백화점 1층과 7층의 텅빈 매장. [사진=이재호 기자 ]


문제는 선양 롯데월드가 준공한 뒤 당초 기대했던 수익성을 달성할 수 있을 지 여부다.

롯데월드 건설 현장 바로 옆의 롯데백화점을 둘러봤다. 2014년 4월 문을 연 곳이다. 2016년 하반기부터 한·중 사드 갈등이 본격화하면서 고객이 급감했다.

양국 관계 정상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요즘. 상황은 좀 나아졌을까. 평일인 점을 감안해도 손님이 너무 없었다.

백화점 2층의 한 여성복 매장 직원에게 장사가 잘 되는 지 묻자 "하이싱(還行·그런대로 괜찮다)"이라며 딴 곳을 쳐다봤다. 사드 갈등이 봉합된 이후 손님이 늘었냐는 질문에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주말에는 백화점을 찾는 고객이 증가하는 지 재차 물으니 "차부둬(差不多·별 차이가 없다)"라고 답한 뒤 "선양 사람들은 롯데 브랜드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4층 남성복 매장, 5층 가구·완구 매장도 손님이 없기는 마찬가지였고, 6층은 비어있었다. 7층 식당가의 한식당도 폐업한 상태였다.

백화점 한편의 엘리베이터는 이용객이 적은 탓인 지 두 대 중 한 대의 운행이 중단된 상태였다.

백화점을 나선 뒤 들른 롯데캐슬 아파트 단지 앞 모델 하우스 역시 한산했다. 분양을 시작한 지 2년이 지났고, 분양가도 10% 이상 인하했지만 미분양 세대가 많았다.

모델 하우스 직원은 아파트의 품질을 선전하는 대신 "저렴한 가격에 주택을 마련할 수 있는 기회"라며 구매를 권했다.

선양의 한 교민 기업인은 "선양 롯데월드가 기차역·지하철역과 바로 연결되는 최고의 상권인데도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은 사업성과 무관한 이유 때문"이라며 "향후 중국 사업을 지속할 수 있을 지도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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